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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직지사 경내, 12일 오전에 찾아갔다
▲ 직지사 김천 직지사 경내, 12일 오전에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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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을 찾아간다는 것은 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마치 어린 시절 소풍을 앞두고 잠을 설치는 것과 같다고 하면 남들은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아침 일찍 직지사를 찾아가기로 한 뒤, 전날 잠을 설쳤다. 출발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했기에 새벽부터 잠을 더 이상 잘 수가 없었다. 혹여 약속 시간에 늦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지난 12일 아침 일찍 나선 직지사 행로. 다행히 고속도로는 막히지 않아 3시간을 조금 넘겨 직지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이 몇 곳에 있지만, 모두가 차들로 그득했다. 휴일 마지막 꽃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 때문에 주차장은 빈 곳이 없을 정도다. 차를 주차해 놓고 앞을 보니 바람에 벚꽃의 꽃잎이 마치 눈송이 날리듯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우선 카메라를 들고 만개한 벚꽃을 찍었다. 직지사 입구의 벚꽃은 장관이다. 천천히 걸어올라 직지사 들어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직지사 입구에는 조각 공원과 시비 공원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사람들은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배경 삼아 사진들을 찍느라 난리였다.

벚꽃이 만개한 직지사 주차장은 차를 댈 곳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 주차장 벚꽃이 만개한 직지사 주차장은 차를 댈 곳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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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자사 인근은 모두 꽃으로 도배를 했다. 직지사 입구 공원의 모습이다
▲ 공원 직자사 인근은 모두 꽃으로 도배를 했다. 직지사 입구 공원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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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의 시비. 직지사 입구 공원에는 많은 시비들이 줄 지어 서 있다
▲ 시비 천상병의 시비. 직지사 입구 공원에는 많은 시비들이 줄 지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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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일가람 황악산문을 들어서다

경북 김천시 대항면 직지사길 95에 있는 직지사 입구는, 커다랗게 '동국제일가람황학산문'이라는 현판을 걸었다. 직지사는 신라 눌지왕 2년인 418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한다. 직지(直指)라는 명칭은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라는 선종의 가르침에서 비롯했다고 한다. 신라 선덕여왕 14년인 645년에 자장율사가 중수했고, 경순왕 4년인 930년에 천묵대사가 2차 중수를 했다고 한다.

고려 태조 19년인 936년에는 능여조사가 중창해 대가람이 됐고, 큰스님을 많이 배출해 '동국제일가람'이라 일컬었다고 한다. 이곳은 국사와 왕사들이 수도 정진하던 곳이며, 사명대사가 출가한 절이기도 하다. 직지사에는 보물 제1576호인 대웅전을 비롯해 탱화와 석조여래좌상, 삼층석탑 등의 보물이 있다.

황악산 직지사라고 현펀을 건 작은 문
▲ 일주문 황악산 직지사라고 현펀을 건 작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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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로 지정된 대웅전과 보물로 지정된 도천샂지 동, 서 삼층석탑
▲ 대웅전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과 보물로 지정된 도천샂지 동, 서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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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지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많은 문화재가 있기 때문이다. 다녀온 지 오래되어 경내가 어떻게 변했는지도 궁금했지만, 문화재들이 제대로 보존이 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 더욱 궁금했다.

산문을 들어서 천천히 길을 따라 걸었다. 청솔모 한 마리가 나무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고찰을 찾은 사람들에게 묘기를 보여줬다. 바람이 불때마다 꽃비가 내려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 '황악산 직자사'라고 쓴 일주문을 들어서니 경내는 공사를 하느라 분주하다. 대양문을 들어서 공사 중인 곳을 피해 우측으로 길을 택했다.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 직지사에는 보물 석탑들이 여러 기가 자리한다
▲ 삼층석탑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 직지사에는 보물 석탑들이 여러 기가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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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목을 이용해 물을 담아 놓을 수 있도록 만든 수조
▲ 목조수조 과목을 이용해 물을 담아 놓을 수 있도록 만든 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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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를 만나는 설렘

만세루 밑을 지나 계단을 오르니 대웅전이 앞에 나타났다. 대웅전 앞에는 보물 제606호인 문경 도천사지 동, 서 삼층 석탑이 양편에 같은 형태로 서 있다. 동, 서탑을 찬찬히 돌아보고 난 뒤 대웅전으로 향한다. 대웅전 안에는 보물 제670호인 삼존불 탱화가 있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 일일이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우선 경내에 있는 삼층석탑과 전각들을 돌아보고 난 뒤, 직지 성보 박물관 앞에 전시된 석물과 종, 그리고 종 등을 돌아봤다. 성보 박물관 안에도 국보 한 점과 보물 두 점이 있지만, 미처 촬영 허가를 받지 못했다. 안타깝긴 하지만 도리가 없다. 박물관 밖에 전시된 수조는 스님이 많은 큰 절에서 물을 담기 위해 괴목을 잘라 만든 큰 물통을 말한다. 그 크기로 보아 직지사에 많은 스님이 묵었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었다.

경내를 빠른 시간 안에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데, 만덕전 안에서 한 무리의 학인이 쏟아져 나왔다. 아마 이곳을 강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듯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하루 만에 돌아본 김천 직지사. 벚꽃비가 내리는 고찰 직지사에서 천년 전의 숨결을 만났다. 그리고 그 숨결의 고귀함을 그대로 모셔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불교문화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천, #직지사, #답사, #벚꽃, #황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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