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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남원읍 하례 2리 귤밭에서 본 한라산 전경. (사진제공 = 하례2리)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 2리 귤밭에서 본 한라산 전경. (사진제공 = 하례2리)
ⓒ 하례2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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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문종 이후 임금님께 진상하던 귤 밭이 있는 곳, 가수 이미자와 농구선수 출신 허재 감독까지 여러 유명인들이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곳, 소설가 김주영이 이 마을 숲 속 길을 걷고 마음에 들어 자신의 이름으로 코스길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정해졌다고 전해지는 김주영길 트레킹 코스 등.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하례 2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제주인뿐만 아니라 여행 및 관광객들까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마을들이 제주에는 수두룩하다. 반면 하례2리는 관광객은 둘째 치고 제주인들에게도 아직 낯설다. 하지만 이곳 마을은 제주의 숨어있는 보고(寶庫)로,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볼매의 마을'이다.

230세대 650명의 마을 주민 가운데 35%가 이주민들로 구성된 하례2리는 한라산 남쪽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마을로 백록담, 학림천 등으로 이루어진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다. 그러기에 1960~80년대 육지에서 이주민들이 이곳을 찾아 정착하기 시작했다.

1967년부터 감귤단지를 조성하고 감귤시험장, 감귤수출센터, 국립종자원 제주지원, 서귀포농업기술센터 등 4개의 정부 기관이 마을 내에 들어와 있다. 지난해에는 생물권 보전 핵심지역으로 환경부로부터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가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고살리 트레킹코스 나무 안내 표지판.
 고살리 트레킹코스 나무 안내 표지판.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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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라 지난 2013년 색깔 있는 마을 선정을 시작으로 6차 산업화 우수사례 제주도 1위, 깨끗한 마을 선정, 자연생태우수마을 선정,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생태관광마을 선정, 제 3회 로하스박람회 '로하스장수마을' 선정 등 불과 2년 사이에 괄목할 만한 마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남원읍 17개 마을로 구성된 이장단 협의회에서도 현을생 서귀포시장에게 특별 지역으로 생각해 달라고 당부할 만큼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기도 하다.

현종수 이장은 "수년 동안 마을이 침체기였다가 최근에 마을에 활기를 띠기 시작했는데 각종 송사가 진행되면서 읍장과 시장이 걱정이 많았다"며 "이번에 현 시장께서 마을 초도순시를 할 때 제일 먼저 우리 마을을 찾아 왔다. 그동안에 거의 없던 일로 그만큼 행정기관에서도 각별히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정황들로 보아 지금이 하례2리 발전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에 이장과 마을개발위원들, 주민들 사이 화합과 변화 그리고 쇄신의 열망이 더욱 시급하게 요구되어야 할 시점이다.  

사시사철 샘물 솟아나오는 고살리
고살리.
 고살리.
ⓒ 하례2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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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살리는 하례 2리 마을 주민들에게 예기소와 더불어 마을에서 자랑할 만한 추천명소로 통한다. 이곳 냇가 서측변 바위틈에서 용천수인 샘물이 솟아나와 하례 2리 학림천을 타고 흐른다.

이 물은 사시사철 솟아나기 때문에 6·25 전쟁이 한창 격렬한 시절에도 정부에서는 이곳을 수원지로 삼아 하례리 일대를 논밭으로 만들려고 큰 공사를 진행했고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정부는 하례2리 1465번지 일대에 커다란 저수지를 만들고 그곳을 원점으로 남쪽 예촌가름까지 수로를 파서 부족한 식량을 보완할 목적으로 논밭을 조성하려 했다. 하지만 저수지에 가둬 놓은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10여 년 가까이 막대한 예산을 들인 공사는 결국 쌀 한 톨도 생산하지 못하고 국고만 낭비했던 실패한 공사로 끝났다.

이후 정부는 1966년부터 고살리 샘을 막아 하례 1리와 2리 전체 상수도 수원지로 이용하기도 했다. 요즘에는 여름철이 되면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 중의 명소로 손꼽힌다. 현 이장은 "물오름과 이승악 오름까지의 산책로가 올해 안에 조성되면 고살리부터 시작되는 트레킹 코스와 이어져 이곳을 찾는 애호가들이 좋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종수 하례2리장 "마을 변화를 위해 열심히 일할 터"
현종수 하례2리장.
 현종수 하례2리장.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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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번 마을 포제에서는 지금까지 지낸 포제 중에 가장 많은 마을 청년들이 참석해 변화에 동참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마을 주민들의 바람에 부응해 이장 임기 동안 마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월 23일 새롭게 하례 2리 이장에 부임한 현종수(49) 이장은 "요즘 몸이 세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면서도 거듭 '변화'란 단어를 언급하며 마을 발전을 향한 열의를 쏟아냈다.

<제주신문>과 인터뷰가 있었던 날, 마을개발위원들도 각자 개인적인 일을 보다가 현 이장의 호출에 모두 모일 정도로 끈끈한 팀워크를 보였다.

현 이장은 "지난 6년여 동안 말하기 힘든 여러 내홍들로 마을이 깊은 침체기를 겪었다"며 "농어촌체험휴양마을로 선정돼 예산이 확보되면 시흥 2리 동백마을을 벤치마킹해 마을에서 군락지인 구실잣밤나무 일대를 킬러콘텐츠로 일구는 등 마을 주민들이 화합하고 도약 할 수 있는 길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청년들이 농촌을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마을 청년회 37명은 마을을 지키며 사업을 하고 싶은데 공금이 부족하다"면서 "마을 운동장 서치라이트 사업을 지원해 줄 것"을 지역구 현우범 제주도의원에게 요청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역일간지 <제주신문>에 실린 기사입니다.



태그:#하례2리, #제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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