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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대학생일본환경연수단은 지난 1월 19일~24일 5박 6일 일정으로 오사카·효고현 등 일본 간사이 지역에서 환경연수를 진행했다. 오사카 주민 석면피해 국가 배상 소송 승소 사례, 커뮤니티 디자인 스튜디오L, 아마가사키시 주민 햇빛발전소, 탈핵 강좌, 지구 온난화 대책과 COP20 강좌 등 일본 사회의 최근 주요 환경 이슈들을 접하고 왔다.

청소년일본환경연수단은 대전충남녹색연합과 한국가스공사충청지역본부가 주관하고 대전광역시, 서구청, (사)디모스가 후원한 제4회청소년·대학생환경대상의 수상팀과 스텝 20명으로 구성되었다... 기자 말

지난 1월 22일, 2015 청소년·대학생 일본환경연수 참가자들이 Hotel Fruit&Flower 호텔에 모여 원자력과 인간은 공존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한 ‘끝장토론’을 벌이고 있다.
▲ 미래세대 끝장토론 지난 1월 22일, 2015 청소년·대학생 일본환경연수 참가자들이 Hotel Fruit&Flower 호텔에 모여 원자력과 인간은 공존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한 ‘끝장토론’을 벌이고 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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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월성 1호기 연장 가동 결정으로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설계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의 연장 가동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은 국회가 안전성과 경제성, 주민 수용성을 폭넓게 검토해 원전 재가동 여부를 다시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들은 원자력 발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1월 22일, 일본환경 연수단은 '원자력과 인간은 공존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은 크게 원전 고수와 원전 재검토 및 대안 에너지 부문으로 나눠 상호 대화 형식으로 진행했으며 토론 이후에는 청중 발언이 있었다.

발제는 기후 변화 전문가 역 박보민(내동중2), 에너지 전문가 역 문새미(서일여고1)가, 원전 고수에는 지식경제부 차관 역 한선규(대전고1), 원자력 공학 전문가 역 박병민(서일고2), 한국수력원자력 과장 역 이창진(서일고2)이, 또한 원전 재검토 및 대안에너지 부문에는 의대 교수 역 신재호(하기중3), 대안 에너지 전문가 역 윤종성(서일고2), 시민단체 대표 역 박나혜(서일여고1)가 참여했다.

한형규(서일고2) 사회자의 진행으로 100분가량 진행한 이날 토론회의 핵심 쟁점은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 및 환경 문제와 신재생 에너지 확대 가능성 문제 등 두 가지였다.

발제를 맡은 기후 변화, 에너지 전문가들은 급격한 산업화가 불러온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증가는 기후 변화를 초래했으며 이는 지구 생물의 멸종 및 불균형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류가 사용하는 화석 연료는 석탄재나 수온 변화와 같은 환경 오염을 일으키며, 원자력 발전은 방사능 누출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성장하고 있는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와 같은 에너지는 무한하고 깨끗하지만, 기술 성장 등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화력발전 우선 관리 vs. 원자력도 많은 이산화탄소와 폐기물 발생 

연수단의 토론 역할 배분 모습.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이번 토론에는 지식경제부 차관부터 북극곰까지 다양한 역할이 등장했다.
▲ 토론 전 역할 나누기 연수단의 토론 역할 배분 모습.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이번 토론에는 지식경제부 차관부터 북극곰까지 다양한 역할이 등장했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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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고수 측은 "원자력은 우라늄을 이용한 핵분열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발전 시 이산화탄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발전 시 원자력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하는 석유와 석탄의 탄소 발생량에 집중해야 한다"며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선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전 재검토 측에서는 "논점은 원자력 발전소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것이다"라며 "원자력 발전소는 주민이 입지를 반대하는 기피 시설이며, 시설이 지어지면서 삼림을 파괴하고 이산화탄소 운영 중에는 방사성 폐기물이 지속적으로 생산된다. 폐기물을 처리하지 못하고 보관해 놓고 있는 한국은 대체 에너지로의 점진적인 전환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왼쪽부터 사회자 역 한형규(서일고2), 원전재검토 측의 박보민(내동중2), 그리고 원전고수 측의 역할을 맡은 지식경제부 차관 역 한선규(대전고1), 원자력 공학 전문가 역 박병민(서일고2), 한국수력원자력 과장 역 이창진(서일고2)
▲ 미래세대의 열띤 토론 왼쪽부터 사회자 역 한형규(서일고2), 원전재검토 측의 박보민(내동중2), 그리고 원전고수 측의 역할을 맡은 지식경제부 차관 역 한선규(대전고1), 원자력 공학 전문가 역 박병민(서일고2), 한국수력원자력 과장 역 이창진(서일고2)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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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빈도 적은 한국, 안전 위협 적어 vs. 방사능 등 피해 우려

또한 원전 재검토 측에서는 "핵 발전, 핵 공업은 첨단 기술의 전략 사업이자 국가 안보의 초석일 뿐이며, 자연 재해 또는 인재로 유발할 수 있는 방사능 누출과 같은 사고는 한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주민이 받는 정신적 고통도 국가가 보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원전 고수 측에서는 "원전 사고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방사능 누출이다. 이러한 이유로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센데, 한국은 지진 빈도가 드물고 강도도 낮기 때문에 사고 가능성 또한 낮다"면서 "인재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는 인력을 관리하여 통제할 수 있다"고 안전에 대한 반대 측의 우려를 일축했다.

원전 재검토 측은 "인간의 통제력은 원전 사고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드러났으며, 방사능 누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방사능 폐기물은 재처리가 불가능한 상태다. 한국은 폐로 경험과 관련 계획도 없는 상황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위해 큰 위험을 안고 갈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왼쪽부터 원전 재검토 및 대안에너지 측의 역할을 맡은 시민단체 대표 역 박나혜(서일여고1), 대안에너지 전문가 역 윤종성(서일고2), 의대 교수 역 신재호(하기중3)
▲ 즐거운 토론 현장 왼쪽부터 원전 재검토 및 대안에너지 측의 역할을 맡은 시민단체 대표 역 박나혜(서일여고1), 대안에너지 전문가 역 윤종성(서일고2), 의대 교수 역 신재호(하기중3)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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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불가피 vs. 대안 에너지 전환 필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핵산업계의 신규 핵발전소 건설 중단 및 주민 반대 운동이 일어난 이유를 한국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원전재검토 측은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한 지 25년이 지났지만, 주민 피해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독일은 2020년 탈핵을 목표로 대안 에너지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대만, 덴마크 등도 원전 건설에서 돌아섰다. 탈핵을 위한 민주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원전 고수 측은 "전력난이 심한 한국은 6월 초부터 전력난에 시달리며, 늘 블랙아웃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비정기적으로 전력이 공급되는 신재생 에너지보다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원자력 발전이 한국의 상황에 적절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특히 국가 채무 상황을 고려할 때 신재생 에너지 설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특별 게스트인 데즈카 오사무 역의 임나경(서일여고1), 청중에는 북극곰 역의 이경준(내동중2), 필리핀 주민 역 김채림(서일여고1), 고리 원전 근처 주거민 역 정희연(KAIST3), 김지수(유성여고1), 후쿠시마 주민 역은 김민석(대전고1)이 초청됐다. 아래는 초청 청중들의 발언 내용이다.

[북극곰 역 이경준(내동중2)]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가 사는 곳에는 얼음이 많아 뛰어놀 곳이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지구 온난화로 얼음이 녹아 물에서만 놀아요. 두 시간 이상 물 속에 있는 것은 너무 힘들어요. 땅을 찾기 위해 저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사람들이 위험해 질 수 있어요.

[고리원전 근처 주거민 역 정희연(KAIST3)]
저는 부산 기장군에서 태어났습니다. 고리 원전은 연로 펠릿을 통해 지켜져 안전하다고 하는데, 단순한 기계 장치가 부산 시민의 두려움을 해결해 줄 수는 없습니다. 부디 부산 시민의 의견에 귀 기울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후쿠시마 주민 역 김민석(대전고1)]
저는 후쿠시마에 살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청소년 뿐아니라 일본 국민은 늘 방사능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늘 불안하고,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낍니다. 이게 과연 일본 국민만의 이야기일까요? 이미 원전은 사람들에게 많은 피해를 주었습니다. 이런 원전을 계속 사용해야 할까요?

왼쪽부터 토론회에 초청된 청중 역할을 맡은 고리원전 근처 주거민 역 김지수(유성여고1), 후쿠시마 주민 역은 김민석(대전고1)
▲ 청중 발언 왼쪽부터 토론회에 초청된 청중 역할을 맡은 고리원전 근처 주거민 역 김지수(유성여고1), 후쿠시마 주민 역은 김민석(대전고1)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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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결국 원자력이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지 여부를 분명하게 결정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자신의 논리를 짧은 시간 동안 깊이 있게 준비하고 원자력과 환경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는 점은 참가자에게 깊은 의미를 남긴 듯하다.

연수를 마무리하며 참가자들은 급격한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는 자신과 먼 일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번 기회를 통해 환경과 나와의 거리를 좁힐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특히 원자력 발전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가졌던 한 참가자는 토론을 통해 원자력 발전의 이면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오사카 시민네트워크의 후지나가 노부요 대표는 "일본에서는 청소년들이 이런 주제로 토론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청소년들이 원자력과 인간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원자력과 인간은 공존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에서 청소년과 대학생 참가자들은 진지한 참여는 물론, 논리적인 입장 전달과 성숙한 토론 방식을 보여줬다. 미래 세대가 묻고 있다. 우리의 에너지 정책은 과연 지속 가능한가?


태그:#2015 청소년대학생 일본환경연수, #대전충남녹색연합, #원자력과 대안에너지,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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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은 1997년도에 창립하여 대전 충남지역의 환경을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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