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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은 남영역의 다음역으로, 1호선 급행열차, 경의중앙선을 제외한 열차가 모두 운행지연에 빠졌다.
▲ 열차 지연 안내문 용산역은 남영역의 다음역으로, 1호선 급행열차, 경의중앙선을 제외한 열차가 모두 운행지연에 빠졌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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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5시 40분께, 광운대역에서 서동탄역으로 가던 서울 메트로 1호선 전동차가 코레일이 운영하는 역인 남영역에서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인천, 천안 방면 승객들의 발이 묶였다.

필자 역시 용산에서 일을 보고 용산역으로 나오는 사이 당시의 사고로 지체하게 됐다. 내가 있던 용산역에서는 역무원들이 승객들에게 적절한 계도와 대체 노선 소개를 통해 큰일 없이 상황이 마무리 됐다. 필자 또한 경의 중앙선, 버스, 그리고 정상 운행 중이었던 급행 열차 등을 이용해 목적지로 이동했다.

당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사고를 살펴보던 차에, 남영역 직원들이 승객들에게 목적지에 맞춰 대처할 수 있는 교통편을 적절히 안내했음에도 일부 승객이 난동을 일으킨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트위터 이용자 김한빈씨가 먼저 알려온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승무원에게 화풀이, 스크린도어에는 발길질

발길질로 인해 스크린도어가 부서졌다.
▲ 깨진 스크린도어 발길질로 인해 스크린도어가 부서졌다.
ⓒ 김한빈(@lovease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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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를 비롯한 트위터리안들의 목격담에 따르면, 열차 지연에 불만을 품은 일부 승객은 먼저 남영역 역무원에게 지연의 책임을 물으며 화를 냈다. 하지만 곧 차량 고장으로 인한 사고는 역무원과 관계가 없는 사고라는 것을 인지하자, 불똥은 승무원에게 튀었다고 한다.

승무원들은 열차와 선로에서 후속 열차의 연결을 기다리며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를 바라보던 일부 승객은 이 승무원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는 등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그대로 표출했고, 급기야 스크린도어의 유리를 발로 차 깨뜨리는 등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트위터에서 언급된 내용에 따르면 스크린도어가 깨지는 데 이어 열차를 기지까지 밀어주기 위해 따라온 후속 열차(승객을 태우지 않은 공차)의 창문까지 깨뜨리는 등의 상황이 벌어졌다. 후속 열차의 창문이 깨진 직후, 다행히 두 열차가 연결돼 남영역을 떠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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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된 열차
 연결된 열차
ⓒ 김한빈(@lovease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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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를 보면서 스크린도어의 또 다른 면도 보였다. 스크린도어가 철도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저지할 수 있는 방어막이 돼 준 것이다. 스크린도어가 깨지긴 했지만, 이것이 직접적으로 열차 운행에 지장을 주지는 못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승무원들을 끌어 내라고 누군가가 소리쳤지만, 다행히 스크린도어 덕분에 승무원들이 작업에 큰 방해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이번 사고를 바로 다음 역에서 간접적으로 느꼈지만, 이 사고가 보여준 것은 단지 깨진 스크린도어와 열차 창문의 유리 조각만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분노 대신 이성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이 하루 빨리 대한민국에 정착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사진 중 두 장은 김한빈(트위터 아이디 @loveaselin)님을 통해 사용 허락을 얻고 올리는 사진입니다. 김한빈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태그:#철도, #남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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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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