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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3일 오후 8시 57분]

3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 강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2015 범금융 대토론회'에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 강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2015 범금융 대토론회'에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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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완화는 '절절포'(절대로 절대로 포기해선 안 된다)."

'2015 범금융 대토론회'에서 금융권 인사들은 금융당국에 '규제완화'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금융산업의 발전을 금산분리, 금융실명제 등이 가로 막고있다는 것이다.

임종룡 농협지주 회장은 "규제완화는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먼저 금산분리, 금융실명제, 개인정보 등은 금융위가 혼자 풀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고민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특히 임 회장은 "금융당국이 노력하지 않아도 금융사 스스로 노력을 하고 있다"며 "건전성 규제는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임 회장은 "명문화 돼있지 않은 규제, 구두 지도는 금융사에게 가장 아픈 부분"이라며 규제를 최소화하고 명문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제재의 형평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임 회장은 "최근에 금융사에 내린 '빨간딱지(민원 불량 금융사)'는 과도한 규제"라며 "이를 이용해 블랙컨슈머까지 발생했는데 이에 대한 당국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도 금융당국의 검사 관행을 지적했다. 최 회장은 "현장검사를 한다고 해서 부실대출을 막을 수 없다"며 "다른 방법으로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주장했다.

또한 "모든 사업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금융도 창구에서 태플릿 PC를 사용할 날이 머지 않았다"며 "IT산업은 발전했는데 금융실명제라는 20년 전 제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최 회장은 "저축은행 업계는 은행 거래를 할 수 없는 저신용 저소득자가 주 고객층"이라며 "고금리를 완화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 달라"며 정부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요구도 나왔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여기서 망할 분들 많다"며 "누가 어떻게 망하냐가 문제인데 살 길은 디지털화"라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알리바바나 애플페이는 되는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왜 안 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해외는 SNS업체에 금융업 진출을 열어줘서 성공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도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등의 회사가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게 금산분리를 완화해줘야 한다"며 "또한 은행권의 핀테크 설립이나 인수도 가능해져야 강한 디지털 금융으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소비자보호 강화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최현자 서울대 교수는 "2013~2014년은 금융소비자 보호의 해였다면 2015년에는 과거 얘기가 돼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금융소비자 보호는 비용이 아니라는 걸 금융사 CEO들이 인식해야 한다"며 "금융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금융사가 있는 것이고 금융발전이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1신: 3일 오후 5시 23분]

금융권 수장 100여 명이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 금융 현안과 애로사항에 대한 난상토론을 벌이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큰소리 안 나면 의미가 없다"라면서 허심탄회한 토론회를 기대했지만 금융사들은 "한마디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금융지주회장, 은행·증권·보험·카드사 대표 등 금융권 인사 108명이 참석하는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 토론회가 3일 오후 3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다. 도시락까지 준비해 6시간 동안 진행되는 '끝장토론'이다.

1부에서는 리처드 돕스(Richard Dobbs) 맥킨지 서울사무소 디렉터가 먼저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에 대해 발제한다. 또 IT와 금융의 융합인 '핀테크'에 대해서 강임호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발제를 맡는다. 이후 2부에서는 신한은행, 하나은행, BS금융그룹 등 각 금융회사들의 우수 사례 발표가 이어진다.

이처럼 업계 최고경영자들이 총출동하는 자리는 이례적이다. 금융당국과 금융업권별 CEO간 간담회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은행·카드·증권·보험·캐피탈 등 모든 금융업권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토론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15일 금융위원회의 대통령 업무계획 보고 당시 "금융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창조산업을 지원할 수 있겠느냐"라면서 "금융인들과 브레인스토밍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한 데 따라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은 2010년부터 가격 등에 대한 직접 규제가 강화되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성장동력이었던 개인 금융이 한계에 이르렀다"라면서 "자본수익률은 3~5%로 하락했고 우리나라 금융의 국제경쟁력이 후퇴했다"라고 지적했다.

하 회장은 "또 한편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금융과 IT의 융합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급격한 금융환경의 변화 속에서 현실에 맞지 않는 과거의 잘못된 규제의 틀이 바뀌지 않는다면 금융은 천천히 고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에 대한 새로운 시대적 요구는 핀테크의 육성, 진정한 기술금융의 확산, 검사와 감독 강화를 위한 규제에서 탈피하는 것"이라며 "금융발전을 위해 규제를 개혁해야 하고 더 크게는 금융이 독자적 성장산업으로 발전해 창조경제 육성에 기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인사말을 통해 "지금 전 세계는 금융과 다른 분야간 융합과 함께 혁신 전쟁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스타트업 아메리카 계획'(Start-up America Initiative)과 '잡스법'(JOBs) 등을 창업 생태계 혁신 사례로 소개했다. 또 영국의 핀테크, '건강과 기술의 연결'(Healthtech), '문화와 기술의 연결'(Cultech), '의료와 기술의 연결'(Medtech) 그리고 중국의 '샤오미'도 언급했다.

금융당국 "솔직한 논의 하자"... 금융사 "쓴소리 어려워"

신 위원장은 금융 부문에서 '혁신'과 '개혁'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그간 금융의 변화 속도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개혁을 상시화한 독일은 유럽의 경제대국으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라면서 "개혁은 한국 금융과 경제에 쓰지만 단 '보약'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가 한국 금융사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솔직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기대감과는 달리 일부 금융사는 "말 한마디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도 보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00여 명이나 모인 자리에서 말 한마디씩 해볼 기회나 있을지 모르겠다"라면서 "금융당국을 상대로 쓴소리를 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에서 공인인증서를 없애는 등 금융사에 더욱 책임을 지우는 방향으로 가는데, 이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들이 필요하다"라며 "그러나 토론 개요를 보니 핀테크 활성화에만 중점을 두고 금융사고시 금융사나 소비자들의 대처에 대한 논의는 빠져있는 것 같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태그:#신제윤, #하영구, #금융위원회, #신한은행, #맥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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