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경선 첫 토론회가 열린 15일 오전 토론회 장소인 광주 남구 월산동 광주 MBC 공개홀에서 이인영(왼쪽부터), 박지원, 문재인 의원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경선 첫 토론회가 열린 15일 오전 토론회 장소인 광주 남구 월산동 광주 MBC 공개홀에서 이인영(왼쪽부터), 박지원, 문재인 의원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박지원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우리 당을 장악해 전횡할 것 같다."(문재인 후보)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진 사람이 뭘 말할 수 있나."(박지원 후보)

"광주 사람들은 '친노도 싫고 호남당도 싫다'고 한다."(이인영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이 첫 TV토론회에서 난타전을 벌이며 호남 '당심' 잡기에 나섰다. 오는 18일 전남·광주 합동연설회를 앞두고 서로 기선제압에 나선 모습이다.

네거티브를 자제하겠다던 문재인 후보도 이날만큼은 상대 후보들에게 날을 세우며 공격했고, 이인영 후보 역시 '빅2'로 거론되는 다른 후보들을 비판하며 세대교체론을 강조했다. 박지원 후보는 기존에 주장해오던 '당·대권 분리론'과 '대선패배 책임론'을 내세우며 문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새정치연합의 당 대표 후보들은 15일 낮 광주MBC가 주최하는 토론회에 참석해 ▲ 계파갈등 해소 ▲ 호남 민심 회복 ▲ 당 정체성 확립 등을 주제로 각자의 구상을 피력했다.

문-박, '당·대권 분리론' 두고 설전

후보들은 주도권 토론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공격' 카드를 꺼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첫 번째 타자로 나선 박 후보는 문 후보의 짧은 정치경력을 문제로 삼으며 '당·대권 분리론'을 주장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를 "당 생활이 미천하고 경험도 없을 뿐더러 좌고우면한 성격"이라고 평가하며 "당대표도 하고 대선 후보도 하고 공천도 하겠다면 오만과 독선을 불러올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당을 위기로 몰아가는 위험한 발상을 누가 납득하겠나"라며 당 대표가 되면 대권 출마를 포기할지 물었다.

문 후보는 "대선에 불출마할 생각은 없다"라고 선을 그으며 "지난번 대선 패배에 큰 책임을 느끼지만 지금의 내 책임은 다음 정권교체라고 본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박 후보의 장악력은 당내 최고지만 우리 당을 지금과 같이 만들지 않았나"라며 "그동안 보여준 리더십과 스타일을 보면, 당 대표가 됐을 때 당을 장악해 전횡할 것 같다"라고 역공했다. "(박 후보가) 제왕적 대표가 될 것 같다는 걱정이 당원들 사이에 많다"라고도 전했다.

박 후보는 "새정치연합이 너무 느슨해져서 장악할 필요가 있다"라며 "장점이면 장점이지 단점이 될 수는 없다"라고 되받아쳤다.

또한 문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연배는 어리지만 정치를 오래했다"라며 "(이 의원) 역시 당의 문제에 책임이 있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486'(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1980년대생)도 당내 기득권 세력이 됐다는 비판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저희의 부족한 측면에 통렬하게 공감한다"라면서도 "잘못 뒤에 숨어서 더 큰 잘못을 숨길 수는 없다, 우리들의 낡은 질서를 뛰어넘겠다"라고 역공했다.

"친노 계파 인정하나"... "수장인 내가 안 풀면 누가 풀겠나"

이들은 당의 지지율 저조 원인을 진단하면서도 상대 후보를 비판했다. 문 후보는 "2002년 대선까지만 해도 역동적이었던 당이 어느덧 변화하지 않는 정체된 정당이 됐다"라며 "여의도 정치와 기득권 구조에 젖어 변화를 거부해왔기 때문"이라고 두 후보를 동시에 공격했다.

그러자 박 후보가 발끈하며 "(대선에서) 진 사람이 무엇을 말할 수 있나"라며 "문 후보는 대선 후보 이후 2년 반 동안 뭘 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후보도 "광주에서 사람들을 만나보니 '친노도 싫고 호남당도 싫다'고 한다"라며 "'친노'라는 계파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반드시 계파 해체를 선언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문 후보는 계파 논란이 화두에 오르자 "친노-비노 논란이 우리 당의 지지를 갉아먹고 있고, 저에게도 '족쇄'가 되고 있다"라며 "대표가 되면 오히려 친노 사람들이 인사와 당 운영에서 불이익을 받게 해 계파논란을 봉쇄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어찌보면 친노의 수장인 제가 안 풀면 누가 풀겠나, 그러니 제가 계파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라고도 강조했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느 때로 가고 싶나'라는 가벼운 질문을 두고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 후보가 "참여정부 시절로 돌아가면 당과 청와대가 협력하게 만들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문 후보가 참여정부 민정수석 시절에 대북송금특검을 실시해 남북관계가 파탄났다, 왜 그랬는지 의구심이 든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세 후보는 호남 민심 회복을 위한 각자의 공약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호남의 지지에 안주해 기득권에 기대는 야당이 됐다, 비호남지역에서도 이기는 정당이 돼야 한다"라며 "호남 밖에서도 호남에서처럼 이기는 당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다른 후보들보다 가장 앞장 서 '광주정신'을 실천했다"라며 "세대교체가 되면 계파·지역 갈등으로 당이 상처받지 않도록 공정한 길을 가겠다"라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당 대표가 되려고 할 때만 호남 시장에 가서 사진 찍고 5.18 추모공원에 가서 헌화하니 지지를 못 받는 것"이라면서 두 후보를 향해 "호남을 사랑하는 척 하지 마시고 희생하고 노력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태그:#문재인, #이인영,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광주
댓글1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