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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오는 6일 'CES 2015' 개막을 앞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전시장 입구를 퀀텀닷 기술을 추가한 신제품 'SUHD TV'로 꾸몄다.
 삼성전자는 오는 6일 'CES 2015' 개막을 앞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전시장 입구를 퀀텀닷 기술을 추가한 신제품 'SUHD TV'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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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올레드(OLED) TV 원년인데..."

차세대 TV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계산 속이 복잡하다. 그동안 두 회사가 밀어온 '올레드 TV' 보급에 나서야 할 판에 당장 '퀀텀닷 TV'냐, '8K TV'냐 고민에 빠진 것이다.

세계 TV 시장 양대 산맥인 두 회사는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가전 전시회 'CES 2015'에 퀀텀닷 TV, 8K TV 등 신제품들을 나란히 선보였다.

퀀텀닷 TV는 전류를 통하면 스스로 빛을 내는 '양자점' 필름을 사용해 색 재현력이 올레드(OLED) TV 못지않고, 8K TV는 해상도가 7680×4320 픽셀로 기존 4K UHD(울트라HD) TV보다 화질이 4배 향상된 차세대 TV다. 당장 4K 올레드 TV를 앞세운 두 업체에겐 자칫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도 있는 제품들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일찌감치 차세대 제품을 선보인 건 그만큼 보급형 제품을 앞세운 중국 후발 주자의 추격이 매섭기 때문이다.

마음은 올레드에 있지만... 중국업체 등살에 퀀텀닷 TV 공개

LG전자가 6일 개막하는 CES2015에 선보인 퀀텀닷 TV '울트라HD 컬러프라임'
 LG전자가 6일 개막하는 CES2015에 선보인 퀀텀닷 TV '울트라HD 컬러프라임'
ⓒ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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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퀀텀닷 필름을 넣은 'SUHD TV'를 기존 UHD TV 뒤를 잇는 주력 제품으로 삼고 아예 전시장 입구부터 이 제품으로 도배했다. 하지만 삼성은 정작 5일 보도자료에서 "독자적인 나노 소재를 적용한 패널을 사용했다"고 소개했을 뿐 퀀텀닷이나 양자점이란 용어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LG전자도 이날 '퀀텀닷 필름을 적용한 울트라HD TV'를 처음 공개하면서 오히려 올레드TV 신제품에 더 무게를 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퀀텀닷 TV는 이미 지난해 소니에 이어 중국 TV업체에서 먼저 선보인 '새롭지 않은 신제품'이기 때문이다. 소니는 이미 지난 2013년부터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중국 TV 업체인 TCL도 지난해 9월 IFA에서 삼성-LG보다 먼저 55인치 퀀텀닷 TV를 선보였다.

퀀텀닷은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TV에 나노 크기의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양자점이 들어간 필름을 덧붙인 제품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못지않게 색 재현력이 뛰어나지만 가격은 1/3 수준에 불과하다. 또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최근 발암 물질인 카드뮴을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 나오면서 대중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양날의 검

LG전자가 6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5' 전시장에 마련한 올레드TV 존
 LG전자가 6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5' 전시장에 마련한 올레드TV 존
ⓒ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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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가 그동안 퀀텀닷 TV 진출을 늦춘 것은 인체 유해성 논란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보급형 TV를 앞세운 중국 업체의 추격에 맞서 고급형인 OLED TV를 밀어온 삼성이나 LG에게 퀀텀닷 TV는 말 그대로 '양날의 검'이기 때문이다.

OLED TV는 형광등, LED 등 별도 광원이 필요한 기존 LCD TV와 달리 자체 발광 소자를 사용해 색 재현력과 명암비가 우수하고, 응답 속도가 1000배 이상 빨라 잔상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별도 광원이 필요 없어 화면 두께도 얇다. 다만 1000만 원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 탓에 그동안 보급이 쉽지 않았는데, 최근 300~500만 원대 보급형 제품도 나오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LG전자도 "올해는 올레드 TV 원년"이라면서 화면 곡면 조절이 가능한 가변형(벤더블), 곡면(커브드), 평면 등 다양한 형태의 올레드TV를 선보였다.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선보인 77인치와 65인치 울트라 올레드 TV에 이어 보급형 55인치 제품도 공개할 예정이다.

8K TV도 양날의 검인 건 마찬가지다. 8K TV 해상도는 기존 풀HD TV(1920×1080)보다는 8배, 4K UHD TV(3840×2160)보다 4배 정도로 화질이 뛰어나 안경 없이도 3D TV를 보는 듯한 입체감을 주는 게 특징이다.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98인치 8K TV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55인치 8K TV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고, 삼성전자도 8K TV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퀀텀닷 TV가 빠르면 오는 2~3월 출시가 유력한 반면 8K TV는 당분간 전시 제품 단계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4K TV도 아직 보급되지 않았고 콘텐츠도 부족한데 8K로 바로 가는 건 이래저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신제품 공개를 늦출 수 없는 건, 중국 업체의 추격에 맞서 보급형과 고급형 TV 시장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는 삼성과 LG의 딜레마다.


태그:#CES2015, #삼성전자, #LG전자, #퀀텀닷TV, #올레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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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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