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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가 4대강 사업의 부당성을 설명하고 있다.
▲ 4대강 사업 남한강 현장 기자회견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가 4대강 사업의 부당성을 설명하고 있다.
ⓒ 이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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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독일의 하천 전문가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가 방한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4대강 사업 현장을 둘러본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강을 연구하는 학자로 오랫동안 세계의 많은 국가들을 방문했다. 처음에는 주로 순수한 기술적인 계획을 자문했지만, 점차 토목사업이 초래하는 생태적인 결과에 주목하게 되었다.

'4대강 사업은 한 마디로 '미친 짓'이며 '자연에 대한 강간'이다. 나는 한국을 방문하기 전부터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을 비롯해 다양한 자료를 접했다.

4대강 사업의 모델이 독일의 마인-다뉴브 운하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마인-다뉴브 운하 건설은 독일 역사에서 가장 비경제적이고 어리석은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은 50여 년 전 라인강 유역을 개발한 뒤 홍수와 자연 파괴 등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일은 이제 보를 해체하고 하천을 복원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독일이 이미 포기한 운하 사업인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어떻게 생태 보존에 이바지하고 기후 변화에 대처하겠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라인강에 설치한 '이페자임 보' 때문에 라인강에 홍수 피해가 일어난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 이에 근거 독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승소한 것으로 유명한 학자다. 독일 운하 설계에 참여했던 그는 참회하는 심정으로 생태계와 하천 보존을 위해   댐 건설 중단과 이미 건설된 보를 해체하는 작업에 힘쓰고 있는 학자다.

박창근과 이원영의 대자보
▲ 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 박창근과 이원영의 대자보
ⓒ 철수와 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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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는 4대강 사업 저지의 선봉에 섰던 두 학자 박창근과 이원영 교수가 대담 형식으로 엮은 대자보다.

대담은 1부 '왜 운하인가', 2부 '강은 흘러야 한다', 3부 '토건 마피아의 실체', 4부 '민주주의가 강을 살린다' 등 4부로 되어 있다.

'왜 운하인가'에서는 한국의 실정에 전혀 맞지 않는 운하 건설 등장 배경과 속내를 풀어낸다. 짝퉁 청계천 복원으로 재미를 본 토건 회사 출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대선 주자로 나오면서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는 토건족에게 내건 카드가  하천사업이라는 '블루오션'이었다. 하천을 파내는 준설 작업은 이미 살고 있는 지역 주민을 몰아내는 아파트 건설과는 많은 면에서 차이가 난다.

하천의 대부분이 국유지라 보상이나 협력이 필요치 않은 까닭이다. 게다가 토건 사업은 고비용 사업이라 일단 시작하고 나면 비용을 생각해 중단하는 일이 쉽지 않다. 그 점을 이용해 이명박은 대운하를 공약으로 내걸고 경제를 살리겠다며 대통령에 당선된다. 그리고 토건 마피아를 위해 속전속결 형식으로 무리하게 4대강 개발 사업을 밀어붙인다.

4대강 사업을 열렬하게 홍보한 <조선일보>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밀어붙인 4대강 사업의 결과는 어떤가. 고인 물과 산소 부족, 부영양화로 생겨난 녹조라떼 현상과 고여 있는 물에서만 서식하는 큰빗이끼벌레의 창궐 등 강이 죽어가고 생명체가 죽어가는 증거가 여기저기에 나타나고 있다.

4대강 사업을 열렬히 홍보했던 이들은 박근혜 정권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4대강 사업의 허구성을 알리며 싸우던 박창근 교수와 이원영 교수를 비롯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던 이들은 어떤가. 박층근 교수는 국토부와 수자원공사 양쪽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을 당해 경찰서를 오간다. 물론, 두 건 다 무혐의로 처리되었다.

현장을 돌아보며 사진을 찍던 중 미끄러져 갈빗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이원영 교수도 여러 가지 회유와 협박에 시달렸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연을 거스르는 4대강 운하 사업이 수익성이 없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 재앙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알기에 학자적 양심을 지켜내며 끝내 이겨낸다.

박창근·이원영 교수는 이제는 강물을 정수해 식수로 사용하는 대한민국 시민 모두가 강의 수질 보존에 대해 주인 의식을 가져야 강을 살리고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엄밀한 의미로 강은 그 지역 사람들이 소유물도 국가의 소유가 아니다. 인간은 그저 자연을 잠시 빌려 쓰며 자연에 깃들어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는 유한한 존재들이다.

자연적으로 하천에 쌓이는 준설토를 파내기 위해 매년 1조 원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한다. 4대강 사업을 허구성을 일려오던 학자들과 환경단체 강을 살리려는 시민들이 내놓는 해법은 단순하다. 강을 파헤치느라 들어간 비용을 생각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보를 해체하라고 충고한다. 그것만이 흘러야만 생명을 지니는 강을 살려내고 강과 더불어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를 살려내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식인 사르트르가 <지식인을 위한 변명>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지식인의 가장 직접적인 적은 사이비 지식인이다. 이 사이비 지식인들은 지배계급의 사주를 받아서 마치 과학적인 연구 방법, 연구 결과인 것처럼 만들어진 조작된 논리를 통해서 특수조직이 되어버린 어떤 한 집단 어떤 이데올로기를 옹호하고 있다." - 책 내용 중

박창근 교수는 '집을 지키는 개와 같은 '사이비 지식인'들이 권력과 결탁해 저지르는 범죄를 막기 위해서 '단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또 "4대강 개발을 홍보하기 위해 앞장서서 이론을 만들어내고 엄청난 연구비를 타 낸 어용학자와 공무원, 4대강 사업을 담당했던 정부 고위 관료들에게 단죄를 물어야 또 다른 범죄를 막는다"고 말한다.

덧붙이는 글 | 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박창근과 이원영의 대자보/ 철수와 영희/8,500원



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 - 민주주의가 강을 살린다

박창근.이원영 지음, 철수와영희(2014)


태그:#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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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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