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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운동장 옆에 천막을 치고 김장나눔 행사를 하고 있다
▲ 김장하기 수원시 운동장 옆에 천막을 치고 김장나눔 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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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앞두고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다. 길을 걸어도 찬바람 때문에 절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 이렇게 바람까지 불던 지난 11일, 수원시에서는 '사랑의 김장나눔' 행사를 가졌다. 수원시 장안구 경수대로에 소재한 수원시 공설 운동장 한편에 자리를 마련하고 김장 나눔 행사를 가진 것.

이 행사는 수원시 새마을회가 주최하고 수원시 새마을부녀회가 주관했으며, 새마을협의회, 문고회, 교통봉사대 등이 동참했다. 전날 미리 절여 놓은 김장 배추를 아침 일찍부터 물에 씻기 시작해 10시경부터 본격적인 김장을 시작했다. 수원시 각 주민 센터에서 모인 500여 명의 새마을부녀 회원 등은 쌀쌀한 날씨에도 비닐 등으로 몸을 감싸 바람을 막으면서 김장을 했다.

이 날 김장 나눔에는 모두 6000포기 정도의 배추를 준비했으며, 20kg들이 상자 1500박스를 만들었다. 이 박스들은 각 주민센터 별로 분류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장 나눔을 주관한 담당자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고생해서 만든 김장 김치는 각 주민센터 별로 골고루 배분해 드립니다. 지역의 인구수와 도움을 받을 분들을 감안해 나누어 드리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500여 명이 모여 배추 6,000포기로 김장을 담아냈다
▲ 사랑의 김장나눔 500여 명이 모여 배추 6,000포기로 김장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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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에 비닐로 바람 막으며 진행

이 날 김장 나눔 행사에는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해, 김진우 수원시의회 의장, 박순영 의원, 한규흠 의원 등도 함께 김장에 동참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김장 김치를 만들기 앞서 "오늘 이렇게 추운 날 많은 분이 함께 동참해 주신 것에 대해 고마움을 전한다"면서 "맛있는 김치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을 하기도 했다.

추운 날 국밥으로 점심을 먹고 있던 시민 한 사람은 "우리가 이렇게 추운 날 고생을 하면서 만든 김장 김치를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면서 "이 정도 추위야 봉사를 한다고 생각을 하면 참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전날 절여놓았던 배추를 싯어 김장을 담고 있다
▲ 김장하기 전날 절여놓았던 배추를 싯어 김장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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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모인 주부 중에는 결혼 이민자 40여 명도 함께 동참했다. 중국에서 12년 전에 결혼해서 한국으로 나왔다는 양봉씨는, 그동안 시집와서 집에서 김장을 담가 먹었다면서 올해 두 번째로 김장 나눔 행사에 참여했다고 했다.

중국 천진에서 왔다는 성징씨도 "저도 결혼해서 한국에 온 지 12년이 되었어요. 한국에 와서 아직 집에서 김장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여기 행사에는 올해 세 번째 참여를 하고 있어요"라면서 "김치찌개를 잘 만들고 잘 먹는다"고 대답했다. 잠시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김치까지 들어 보이며 포즈를 취했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사람들과 함께 김장을 하고 있다. 좌측에서 두 번째
▲ 염태영시장 염태영 수원시장도 사람들과 함께 김장을 하고 있다. 좌측에서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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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이 김장 나눔 행사에 참여했다는 주부 정아무개씨는, 이런 행사를 시 전체가 하고 나면 각 주민센터 별로 또 김장 나눔 행사를 한다고 하면서 "'휴먼시티' 수원이라는 이름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매년 많은 김장을 담아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어 사람이 행복한 곳입니다. 이제 시 전체가 이렇게 김장 김치를 담아 배분 하고 나면, 각 주민 센터마다 또 김장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독거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그리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드리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날이 쌀쌀한 가운데도 '나눔'이라는 즐거움이 있기에, 비닐로 온몸을 감싸고 김장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의 표정이 하나 같이 밝은 것은 바로 나눌 수 있다는 행복함을 알기 때문인 듯하다.

김장김치를 20kg식 상자에 담아 포장을 하고 있다
▲ 상자에 담기 김장김치를 20kg식 상자에 담아 포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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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장나눔, #사랑의 김장, #공설운동장, #새마을회, #결혼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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