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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코리아>의 생활 정보 기사 페이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의 생활 정보 기사 페이지.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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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강아무개(28)씨는 평소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링크돼 올라오는 생활정보 기사들을 애독한다. 주로 <허핑턴포스트코리아>(아래 <허포코>)나 <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건강한 식사습관 10가지', '20대에 꼭 해야 할 일', '먹기만 해도 살 빠지는 음식' 등의 기사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일부 생활정보 기사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는 일들이 잦아졌다. 하나의 소재를 둘러싼 정보가 기사마다 제각각이라 헷갈린다는 것. 강씨는 "어느 기사에서는 커피가 피부 노화를 촉진하니 자제하라는데, 또 다른 기사에서는 커피가 다이어트에 좋다고 극찬한다"며 "커피를 마시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얼마나 마시면 괜찮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음식이나 건강 관련 정보를 즐겨 보던 신아무개(25)씨 역시 요즘 들어 생활기사를 굳이 찾아 읽지 않는다. 그는 "사진이나 제목이 눈에 띄어 클릭해보면 다 비슷한 내용"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다이어트를 위한 비법'이라고 해서 읽어보면 '운동 열심히 해라', '채소 먹어라' 같이 '공자님 말씀' 뿐이더라고요. 새로운 내용은 전혀 없었어요."

신씨는 "최근에는 성과 관련해서 선정적으로 제목을 지은 기사가 늘어난 듯하다"며 "굳이 내가 '남편과 섹스해야 하는 이유' 같은 기사를 읽어야 하나 싶어 기분이 별로 안 좋을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꾸준한 운동·채소 섭취 등의 상식도 '뉴스'로 보도

<인사이트>의 생활 정보 기사 페이지.
 <인사이트>의 생활 정보 기사 페이지.
ⓒ 인사이트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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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페이스북 등 SNS에서 유통하는 생활정보 기사가 20~40대 사이에서 화제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몇몇 기사를 두고 '정보가 모호하거나 일관성이 없다', '막상 읽어보면 낚시성 기사다'라는 등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언론사들이 페이스북에서 유통하는 건강 정보 기사를 살펴보면 일부 내용이 상충되기도 했다. <인사이트>는 지난 9월 6일 외신 보도를 인용해 "살을 빼려면 빵과 파스타를 끊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저탄수화물 위주의 식사가 체중을 감량하고 심장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내용이다.

그런데 9월 30일에는 "빵을 먹으면 살찐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외신 보도를 소개했다. 불과 한 달도 안 돼 전혀 다른 내용을 전한 것이다. 

누구나 알 법한 상식을 뉴스로 다룬 경우도 있었다. <허포코>가 지난 8월 20일 보도한 "당장 실천해야 할 건강한 식사습관 25"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채소를 먹는다', '탄산음료를 피한다', '야식 습관을 없애라' 등 보통 성인들이 알고 있는 건강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보가 대부분이었다.

이외에도 '섹스할 때 이성이 좋아할 행동', '속옷 냄새 맡고 커플 정하는 파티 유행' 등 제목부터 선정적인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지나친 연성화는 문제" - "공급자 중심에서 벗어난 것"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사무처장은 "SNS에 올라오는 생활정보 기사를 읽는 사람들은 대체로 사진과 제목에 이끌려 습관적·일시적으로 기사를 소비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과거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낚시성' 기사 문제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사무처장은 "대부분의 생활정보 기사를 보면 취재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완성도가 높지 않은 내용을 재탕·삼탕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며 "지나치게 연성화된 뉴스는 독자에게 그다지 이롭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 사무처장은 "생활정보를 주로 공급하는 언론사라 할지라도 가벼운 정보만을 취급하는 건 언론으로서 올바른 태도라 볼 수 없다"며 "민생 법안 문제 등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를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식의 보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성윤 <허포코> 뉴스에디터는 "라이프스타일 기사의 경우 요리, 여행, 동물, 커피, 명상 등의 소재가 반복적으로 나오다보니 다소 상충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개별 기사마다 내용은 천차만별"이라며 "이들 기사들이 단순히 낚시성 기사에 불과했다면 독자들에게 일찍이 외면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급자 위주의 보도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삶의 방식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로 탄생한 게 라이프스타일 기사"라며 "연성 기사의 증가가 저널리즘의 질적 하락을 부추긴다는 기성 언론의 관점에서 폄하할 것이 아니라, 많은 독자들이 개인주의적 삶을 조명하는 라이프스타일 기사를 애독하는 현상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그:#허핑턴포스트코리아, #인사이트, #생활정보, #건강,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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