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충남 금산군 건천리의 폐교에 자리한 별에별꼴
 충남 금산군 건천리의 폐교에 자리한 별에별꼴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충남 금산의 시골마을 건천리의 폐교에 입주한 청년자립공동체 '별에별꼴'에서 지난 5월30일 2박3일의 식구체험데이가 있었다. 별에별꼴(이하 '별꼴')은 2012년 3월 가톨릭농민회의 도움으로 폐교가 된 건천초등학교에 살림터를 마련했다.

"뭘 해서 먹고사는지 궁금하시죠?"

이곳을 찾는 이들이 제일 먼저 궁금해하는 것이라며 모내기를 하고 왔다는 두 청년 창원과 오주가 들려주는 여덟명 식구(남3,여5)들의 생활은 자유롭고 단순소박하다. 가장 중요한 먹고사는 일들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주식인 쌀은 200평 논에서 일년치를 스스로 자급한다. 텃밭에서 생산되는 채소를 위주로 식단을 만들며 자급과 생산이 어려운 것들만 바깥에서 들여온다.

"외부의 경제활동으로는 인근지역의 학교등에서 음악(악기)과 미술을 가르치는 일들을 하기도 하고, 수제차와 양초, 팔찌 등등 손으로 만들 수 있는 생활용품을 만들어서 별꼴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가까운 이들에게 판매하여 수익을 만들어요.(창원)"

음악을 하는 오주와 창원은 직접 음반을 낼 예정이라고 한다. 이들은 세월호의 아픔을 기억하자는 의미로 정기적으로 대전시내를 돌며 거리공연을 하고 있다.

음악을 하는 청년 창원(왼쪽)과 오주
 음악을 하는 청년 창원(왼쪽)과 오주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별에별꼴은 청년들이 오고 가는 플랫폼

대안학교에서 인턴교사를 하던 민지홍(29)씨는 학생들이 졸업후에도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자립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으로 '효식'이라고 불리는 강효선씨와 함께 '시골 청년들의 문화예술공동체'로서 별꼴을 시작했고, 1년 만인 다음해 3월에는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보파'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지홍씨는 별꼴이 생태·자립·지역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무엇보다 이 땅의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스스로 디자인해볼 수 있고, 생태적인 가치를 실현하고 실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서 별꼴은 청년들의 플랫폼(기차역의 타고 내리는 곳)이다. 타인의 안위에는 무관심하고, 아니 그보다 나하나 잘 살기에도 빠듯한 일상이 당연해진 사회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그 불안한 도시 속에서 답답하고 깝깝함을 느끼는 청년들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 무작정 시골에 왔다. 대안적인 삶에 대한 답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무소유, 청렴한 삶의 깨우침을 얻으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너와 내가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고 지구라는 이 작은 별에서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셋이 하나가 되고픈 청년들의 이야기이다. 조금은 부족하고 불편해도 스스로의 힘으로 하고자 하는 일,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시도하고 실험하고 실패를 경험하는 이야기다."

별꼴의 살림은 농사·에너지·주방·동물(개·닭)·건강·문화·인문학 등의 분야를 팀과 개인으로 나눠서 책임을 맡고 있다. 매주 한번씩 식구회의를 통해서는 공동체와 관련된 다양한 안건들을 논의하고, 하루 4시간의 공동노동은 주로 농사와 주거생활에 관련된 자급을 위한 일을 하는 것 외에는 개인의 자유시간이다. 공동생활은 주5일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외부활동이 있을 경우와 주말에는 자유롭게 외출과 개인적인 일들을 보러 다닌다.

별꼴의 살림공간은 언제나 열려있다. 며칠을 쉬었다 갈 수도 있고 몇 달을 지낼 수도 있다. 물론 식구가 되는 것도 떠나는 것도 자신의 선택이다.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별꼴의 생활을 직접 체험하고 싶어서 대학교를 휴학하고 6개월 정도 지낼 생각으로 지난 2월에 왔다는 임유진(23)씨는 찾아오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식구들이 좋다면서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불안한 도시를 떠나 시골살이의 삶에서 가치를 찾는다
 불안한 도시를 떠나 시골살이의 삶에서 가치를 찾는다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지역과 소통하고 생태적인 삶을 통해서 자립

협동조합 별꼴은 지역사회와의 관계에도 적극적이다. 충남형 마을기업으로 지정되어 지난 한 해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올해 다시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별꼴의 식구들은 또 다른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준비하고 있다.

별에별꼴 마을소식지 '돌멩이 깔깔'
 별에별꼴 마을소식지 '돌멩이 깔깔'
ⓒ 별에별꼴

관련사진보기

'젊은 나이에 시골와서, 도대체 뭐 먹고 살어' 마을 주민들의 첫 반응이었다. 가장 가깝게 사는 주민들과의 관계는 함께 밥을 먹는 자리를 마련하고 일손을 도우면서 가까워졌고, 별꼴소식지 '돌멩이 깔깔'에는 식구들과 주민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글자가 큰 것은 어른들을 위한 배려다.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생태적인 삶을 추구하는 별꼴은 한 달에 이틀은 전기, 가스는 물론 휴대폰도 사용하지 않는 노임펙트(No impact) 생활을 한다. 식구체험데이에 참가한 이들과 인근 야산에 올라가서 버려진 나무를 필요한 만큼 주워와서 모닥불을 피우고 음식을 만들었다.

장작을 패고 불을 피우는 방법과 손을 이용해서 생활소품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어둠속에서 촛불만으로도 불편하지 않는 것은 여럿이 함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같은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밤하늘에는 북두칠성을 비롯해서 수많은 별들이 반짝거렸다.

공동체에 관심있는 청년들을 위해 매달 식구체험데이
 공동체에 관심있는 청년들을 위해 매달 식구체험데이
ⓒ 오창균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매달 마지막주 금~일 2박3일의 식구체험데이를 할 수 있다.
http://cafe.naver.com/byulebyul



태그:#별에별꼴, #협동조합, #노임펙트, #청년, #건천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