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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새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노조 사무실에서 사내 방송을 통해 길환영 사장의 KBS 현안관련 특별 담화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자료사진).
▲ 길환영 사장 특별 담화 방송 지켜보는 조합원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새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노조 사무실에서 사내 방송을 통해 길환영 사장의 KBS 현안관련 특별 담화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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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KBS 사장이 파업 5일째를 맞은 KBS 양대 노조에 최후통첩을 했다. 길환영 사장이 버티기에 나섬에 따라, 방송 파행이 확대되고 있다.

길환영 사장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TV 스튜디오에서 연 특별조회에서 양대 노조를 향해,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고소고발·징계·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팀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열린 특별조회에는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대부분의 팀장급 이상 직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현재 본사 팀장급 직원 310명 가운데 69.3%인 215명이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길 사장의 특별조회는 사내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이날 길 사장은 6·4 지방선거 개표방송과 브라질월드컵 중계방송의 정상적인 방송을 강조했다. 앞서 양대 노조는 지난 5월 30일 파업지침을 통해 6·4 지방선거 개표방송에 적정 규모의 인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오는 5일 이사회에서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이 통과될 경우를 대비해, 5일까지 조합원의 브라질월드컵 관련 출장을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양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이후, 방송 파행이 확대되고 있다.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9>의 경우, 최영철·이현주 앵커 등이 자리를 비우면서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아나운서실 현업총괄팀장인 이창진 앵커가 진행하고 있다.

아나운서 80여 명도 파업에 동참함에 따라, KBS 1라디오 16개 전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바뀌었다. 또한 예능·교양프로그램 <해피투게더><안녕하세요><도전 골든벨>과 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참 좋은 시절> 등의 녹화도 취소됐다. 시사 프로그램 <추적 60분>은 지난주 결방했고, 이번 주에도 방송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길환영 사장, 업무 복귀 요청하면서 '엄단 방침' 강조

길환영 사장은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의 업무 복귀를 호소했다. 그는 "이틀 후면 6·4 지방선거가, 10여 일 후면 세계적 관심사인 월드컵이 시작된다"면서 "우리는 정치적 외압과 공정성 시비로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다, 지난주 시청자본부에서 발표한 시청자 상담의견을 집계한 결과, 80% 이상의 시청자가 방송 정상화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직에서 사퇴한 간부에게도 업무 복귀를 요청했다. 그는 "KBS가 그 어떤 위기 앞에 놓일지라도, 추호의 흔들림 없이 KBS, 구성원, 국민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간부로서의 책임이 있다"면서 "못 다한 책임과 의무를 지금이라도 제자리도 돌아와서 혼신의 노력으로 이행해 달라"고 전했다.

길 사장은 불법 파업 엄단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민은 사장에게 법과 사규에 따라서 불법 제작거부와 불법 파업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에 나서려는 양노조의 무책임한 행동은 국민의 호된 질책, 비난, 책임 추궁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길 사장은 재차 청와대와 자신이 청와대 보도·인사에 개입했다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왜곡과 주장의 진위 여부와 관련, 진상조사에 대한 형식과 절차를 기자협회와 노동조합이 제시하면 수용하겠다"고 전했다.

길 사장은 회유책도 썼다. 그는 노조를 향해 "KBS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테이블을 열어놓겠다"면서 "보도본부의 독립성은 더욱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길 사장이 노조의 파업을 굴복시키기 위해 꺼내든 수단은 고소고발, 징계, 손해배상 청구 등이었다. 안희국 법무실장은 특별조회에서 "(노조가) 지난달 19일 사장 출근 때 차량을 파손하고 위력을 행사한 것을 두고 공동재물손괴, 감금 등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관련자들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길환영 사장의 비리 의혹을 제기한 KBS노동조합(1노조)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노조 집행부를 고발했다고 전했다.

김윤로 노사협력주간은 "불법 파업의 경우, 징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파업으로 인한 월드컵 중계방송 등의 프로그램 차질로 광고 수익이 줄어들 경우, 양대 노조에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양대 노조 "길환영 사장의 마지막 버티기, 파국 예고"

양대 노조는 이날 특보를 내놓고 길환영 사징이 사퇴할 때까지 총력을 다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1노조는 이날 특별조회를 두고 "아직 보직을 사퇴하지 않은 간부들을 중심으로 길환영 사수를 위한 구사대를 결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다수 구성원들의 염원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길환영 사장의 마지막 버티기가 파국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허울뿐인 사장으로 남아 KBS를 망가뜨리는 게 30여 년 KBS인으로 살아온 길 사장의 마지막 선택이라면, 강고한 파업 투쟁으로 끌어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길환영 사장의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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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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