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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5일, 오후 4시 30분]

6·4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에 돌입한 후 맞은 첫 주말,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는 도봉산 입구를 찾았다. 25일 오전 8시, 군청색 점퍼에 푸른 운동화 차림의 박 후보는 등산객들과 마주하며 인사를 나눴다. 등산객들은 "여기서 박 시장님을 다 본다", "팬이에요", "승리하실 겁니다"라며 박 시장을 반겼다. 박 후보는 '원순 TV' 리포터의 요청으로 시민들과 함께 "으리(의리)~으리(의리)~으리(의리) 시장"을 외치기도 했다.

이날 도봉산 유세에는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도 함께 했다. 도봉산 주차장에서 도봉산 입구까지 이어진 길을 걷는 동안 두 대표는 박원순 후보를 감싸 안 듯 대열을 맞춰 걸었다.

박 시장은 시민들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자"고 먼저 권유했다. 멀찍이 떨어져 있는 시민에게 다가가 "잘 다녀오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두 대표에게 "번화가에 가면 사진 찍는게 최고의 일(선거운동)"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른 시간에, 비 예보도 내려진 상황이라 등산객이 생각보다 적자 박 후보는 "시간이 일러서 사람이 적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도봉산 유세를 마친 후 박 후보는 "그동안 세월호 참사 이후, 정말 힘들어하는 시민들 마음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라며 "새로운 형태의 선거운동을 하며 계속 시장을 했으면 못 들었을 말씀도 듣고 있다, 이렇게 시민 말씀을 듣고 공감·위로하는 선거운동 중"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온 국민이 슬픔과 분노에 빠져있지만 선거는 중요하다, 선거를 통해 우리 사회가 크게 변할 수 있다"라며 "사람 중심의 사회,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서울을 만드는데 박원순 시장이 솜씨를 보여주셨고, 앞으로도 그 솜씨가 펼쳐지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 후보는 우리 같은 보통 사람으로 일반 시민의 상식을 충분히 실행하는 인간미 있는 분"이라며 "물질,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인 사회로 가는데 가장 적절한 분"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대표는 "정치는 분하고 억울한 분이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시장 선거는 얼마나 서울을 안전하게 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박 시장은 누구보다 듬직하고 세세하게 살림살이를 챙기는 분으로 다시 시장을 맡으면 안전한 시정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북 지역 유세에 집중..."소박한 소망을 갖고있는 시민에게 더 다가가겠다"

이날 박 후보는 강북지역 유세에 집중했다. 하루 동안 도봉구 도깨비 시장, 수유역, 강북구 수유시장 등을 두루 돌며 주말 유세를 진행했다.

이날 '배낭 유세'를 하며 골목을 누빈 박 후보에게 동네 시장은 '시장'이 되면 해야 할 일들로 가득한 곳이었다. 박 후보는 도깨비 시장 밖에 일렬로 주차된 차들을 발견하고는 "일렬주차가 주차장 만드는 것보다 돈 안 들이고 좋은 일"이라며 "추상적인 큰 공약보다 현장에서 필요한 거 하나 만들어드리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육점에 들러서는 "(사장님처럼) 가업을 이어 받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데 그게 전통시장이 갈 길"이라며 "부모와 젊은이가 열정을 합해야 한다, 도깨비 시장은 잘하고 있다"라며 상인과 손바닥을 마주쳤다. 큰 유모차에 아이 둘을 싣고 가는 아버지를 보고는 "둘이나 낳으셨다"라며 "제 공약에 공공어린이집 1000개 (만들기)도 있는데 너희(아이들 가리키며) 거기 가~"라며 '깨알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배낭 유세'에 대해 "열흘 동안 배낭을 메고 서울 시내 골몰골목을 다니고 있다"라며 "많은 시민들의 소망을 담다 보니 배낭 무게가 자꾸 더해지고 있다, 그런데 모두 함께 메어줘서 배낭이 갈수록 가벼워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의 모든 소망을 배낭에 담지 못할까 걱정된다"라며 "소박한 소망을 갖고 살아가는 시민들 속으로 더 가까이 가겠다"라고 밝혔다.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청운관 앞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식사를 마치고 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모임에는 경희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6개교 학생 12명이 참여했다.
▲ "셀카 찍을 사람 줄서세요"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청운관 앞에서 대학생들과 함께 식사를 마치고 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모임에는 경희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6개교 학생 12명이 참여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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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박 후보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도깨비 시장에서 한 무리의 주부들은 "연예인도 이렇게 안 따라다닌다"라며 박 후보 사진을 연신 찍었다. 박 후보는 "연예인만큼이나 시장이 중요하다"라며 웃었다. 더 나아가 박 후보의 '외모'를 칭찬하는 말까지 나왔다. 중년 여성들이 "잘생기셨다"라고 말하자 박 후보도 놀란 듯 "그런 말은 처음 듣는다"라며 눈이 동그래졌다. 정치인의 시장 방문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한 시민은 박 후보인 것을 알고는 "대박, 서울시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도깨비 시장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장 아무개(50)씨는 "여기는 아무래도 서민층이 많이 산다, 대체적으로 박원순 시장을 더 좋게 본다"라며 "정몽준 후보는 갑부라서 서민 마음을 모르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의 지난 시정에 대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티내지 않고 일한 거 같다"라고 평했다.

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김 아무개(53)씨는 선거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박 후보를 손으로 가리키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는 "저 분에게는 거부감이 별로 안 든다"라며 "여태 잘 해오신 거 같다"라고 말했다.

출마를 선언하며 내세운 '조용한 선거전'도 계속됐다. 한 운동원이 골목 어귀에서 "박 시장이 오셨다"라고 하자, 박 후보는 "그런 말씀 안 하셔도 된다"라며 제지했다. 운동원들이 '박원순'을 연호하자 이것도 막았다.

그러나, 좁은 시장 골목에 박 후보와 구청장·시의원 후보 및 기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혼잡을 빚자 일부 시민은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시민은 "왜 이렇게 떼로 몰려다녀, 민폐야"라며 눈살을 찌푸렸고, 또 다른 시민은 "선거 때만 이러겠지"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를 의식한 듯 박 후보는 "좀 길을 터서 지나가게 해줘야 한다"라며 "선거운동은 결국 시민들의 작은 요구, 어려움을 들어드리는 거다, 시민에게 폐 안 되게 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운동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한편, 박 후보는 창동역 앞에서 '아시아 지식기반 허브 육성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노원·도봉·성북·강북 4개구가 잘 발전하는 것이 강남북 격차 해소에 가장 핵심"이라며 "4개 권역을 하나로 봐서 또 하나의 도시를 만들겠다, 창동·상계에 대규모 창업도시를 조성해 아시아 최고의 지식기반허브로 육성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게 가능하려면 여러 편의시설이 들어와야 하는데, 창동 차량기지를 매입하게 되면 그 공간에 여러 시설도 함께 들어오게 된다"라며 "창동 차량기지 부지를 글로벌비즈니스 존으로 만들고 대중음악 공연시설을 짓겠다. 이 사업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 민간유치와 공공투자를 병행하겠다"라고 말했다.


태그:#박원순, #6.4 지방선거, #정몽준,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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