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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가 대안이다." 마을에서 놀아본 이들이 '정치만 해온 정치인'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주민과 뒤섞여 환경, 복지, 사회적경제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쌓은 이들이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 후보로 나섭니다. <오마이뉴스>가 이들 '풀뿌리 후보'를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북구의원에 도전하는 박필순 녹색당 후보의 선거캠프에는 '진짜 캠핑장'이 꾸려져 있다. 박 후보가 파라솔 아래의 캠핑용 의자에 앉아 웃음을 짓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북구의원에 도전하는 박필순 녹색당 후보의 선거캠프에는 '진짜 캠핑장'이 꾸려져 있다. 박 후보가 파라솔 아래의 캠핑용 의자에 앉아 웃음을 짓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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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나왔다.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북구의원에 도전하는 박필순 녹색당 후보의 선거캠프에 '진짜 캠핑장'이 차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텐트 안의 야전침대엔 선거운동원이 누워 있었고, 텐트 바깥에는 '회의용'으로 보이는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말 그대로 선거캠프다. 일반적인 선거캠프는 분위기가 딱딱하지 않나. 선거캠프가 딱딱하면 선거운동도 딱딱하게 할까 싶어 캠핑장을 만들어봤다. 이렇게 꾸며 놓으니 주민들이 가족 단위로 찾아와 즐겁게 놀다 가기도 한다. 정치라는 게 딱딱하고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박 후보는 광주전남녹색연합 사무처장, '한새봉 논두레' 사무국장 등을 지낸 환경운동 전문가다. 광주 북부순환도로 저지 운동에 나서 노선 변경 및 대체도로 건설 약속을 받아냈다. 이 와중에 북부순환도로 부지였던 광주 북구 한새봉에 '개구리논'이라는 도심농사를 벌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환경운동·마을운동을 해왔다"는 박 후보는 "정책과 제도가 동반되지 않으면 (환경운동을 함에 있어서) 힘든 부분이 있더라"며 "굉장히 큰 힘을 갖고 있는 '정치'를 통해 주민자치, 생활자치 활성화에 이바지 하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녹색당답게 선거 치르겠다"... 소개란에 '학력 미기재'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북구의원에 도전하는 박필순 녹색당 후보.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북구의원에 도전하는 박필순 녹색당 후보.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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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광주의 첫 녹색당 후보다. 23일 선거운동을 하는 박 후보를 쫓았다.

"아따, 녹색당이 어디당가?"

한 할머니가 박 후보의 명함을 받아든 뒤 겸연쩍은듯 물었다. 박 후보의 선거운동에서 '녹색당 소개'는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녹색당은 아직 창당 3년차. 게다가 광주시당은 준비위원회가 꾸려진 단계라 주민들에게 생소한 게 사실이다.

그는 "어떻게 하면 녹색당답게 선거를 치를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 녹색당이 선거운동을 참 잘했다, 참 녹색당 스럽게 주민들을 만났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녹색당다운 선거'를 위해 그는 자신의 명함은 물론 선거관리위원회 소개란에도 학력을 기재하지 않았다. "정책과 대안 중심의 선거운동을 펼치겠다"는 의지다.

"장모님이 '왜 학교를 안 썼냐'고 뭐라고 하긴 하더라(웃음). 학연에 얽매이는 구태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주민을 위해 무엇을 했느지가 중요하지, 어떤 학교를 다녔다는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박 후보는 자신과 같은 '풀뿌리 후보'의 장점으로 "주민과 가까운 정치"고 꼽았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왜 선거할 때만 오고 그 뒤론 나타나지 않느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며 "많이 듣고, 들은 것을 정책으로 반영하고, 듣지 않은 것이라도 공부해 먼저 주민들에게 제시를 할 수 있는 정치, 그것이 바로 생활정치, 풀뿌리 마을정치의 강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23일 광주 북구에 위치한 박 후보 선거캠프에서 한 인터뷰 전문이다.

"주민자치·생활자치 돕기 위해 북구의원 도전"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북구의원에 도전하는 박필순 녹색당 후보의 선거캠프에는 '진짜 캠핑장'이 꾸려져 있다. 선거캠프에는 가족 단위의 주민들이 찾아 놀다 가기도 한다. 박 후보의 선거캠프를 찾은 아이들이 캠핑장 앞에 직접 청테이프로 선을 그어 사방치기를 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북구의원에 도전하는 박필순 녹색당 후보의 선거캠프에는 '진짜 캠핑장'이 꾸려져 있다. 선거캠프에는 가족 단위의 주민들이 찾아 놀다 가기도 한다. 박 후보의 선거캠프를 찾은 아이들이 캠핑장 앞에 직접 청테이프로 선을 그어 사방치기를 하고 있다.
ⓒ 박필순 후보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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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가에서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선거에 나선 계기가 있다면.
"지금까지 환경운동, 마을운동을 해왔다. 경험상 정책과 제도가 동반되지 않으면 힘든 부분이 있더라. 정치란 게 굉장히 큰 힘을 갖고 있다. 그 힘으로 주민자치·생활자치를 도울 수 있겠다고 생각해 구의원에 도전했다."

- 광주의 첫 녹색당 후보다.
"책임감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어떻게 하면 녹색당답게 선거를 치를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시끄러운 소음보다는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듣는 쌍방소통의 선거운동을 지향하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아, 녹색당이 선거운동 참 잘했다, 참 녹색당스럽게 주민들을 만났다'라는 말을 듣는 게 첫 녹색당 후보로서 해야할 일이라고 본다."

- 이력 중에 '개구리논'이라고 하는 도심농사가 눈길을 끈다.
"녹색연합에서 활동할 때 광주 북구 한새봉을 관통하는 북부순환도로 건설사업이 진행되려고 해 문제제기를 했었다. 그러면서 한새봉을 여러 차례 다니다 800여 평의 논을 발견했다. 땅의 주인이 병환으로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해 노는 땅이었다.

주인에게 부탁을 해 '한새봉논두레'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그 땅에서 손농사를 시작했다. 2009년에 시작했으니 벌써 5년째다. 그곳에 개구리들이 많기도 했고, 아이들이 개구리처럼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개구리논이라 이름 붙였다. 올해 광주시 예산으로 '한새봉 농업생태공원'이 조성될 에정이다."

- 선거캠프가 특이하다. 캠핑장이 꾸려져 있는데 어떤 의도인가.
"말 그대로 선거캠프다. 일반적인 선거캠프는 분위기가 딱딱하지 않나. 선거캠프가 딱딱하면 선거운동도 딱딱하게 할까 싶어 캠핑장을 만들어봤다. 이렇게 꾸며 놓으니 주민들이 가족 단위로 찾아와 즐겁게 놀다 가기도 한다. 정치라는 게 딱딱하고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주민과 가까운 정치, 풀뿌리 후보의 강점"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북구의원에 도전하는 박필순 녹색당 후보가 23일 광주 북구 일곡동우체국 사거리의 한 노점상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 북구의원에 도전하는 박필순 녹색당 후보가 23일 광주 북구 일곡동우체국 사거리의 한 노점상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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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보자 소개란에 학력 부분을 기재하지 않았는데.
"장모님이 '왜 학교를 안 썼냐'고 뭐라고 하긴 하더라(웃음). 학연에 얽매이는 구태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주민을 위해 무엇을 했느지가 중요하지, 어떤 학교를 다녔다는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 핵심공약으로 청소년문화의집 유치, 마을거점 방과후 교육센터 등 '마을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데.
"환경운동 할 때 나 혼자 한 것이 아닌 주민들과 함께 해왔다. 주민들과 함께할 때 즐거웠고 그게 삶의 원동력이었다. 이제 주민들과 함께 동네정치를 할 때가 됐다. 개발보다는 일곡동·삼각동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다. 청소년들이 학교·학원 이외에 갈 수 없는 공간이 없다. 그래서 청소년문화의집을 유치하려고 한다. 또 학교 밖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거점 방과후 교육센터를 조성할 것이다."

- 삼각동의 경우 육군 31사단 이전 문제가 쟁점인데.
"31사단이 이전한 뒤 그 공간이 어떻게 바귈 것인지 매우 중요하다. '삼각산 그린타운'이라고 하는 숲과 어우러진 친환경 주택단지를 조성하고 싶다. 단순한 개발이 아닌 현대적인 '녹색의 방식'으로 31사단 부지를 발전시키고 싶다."

- 기성 정치인과 다른 풀뿌리 후보의 장점은 무엇인가.
선거운동을 하면서 '왜 선거할 때만 오고 그 뒤론 나타나지 않느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많이 듣고, 들은 것을 정책으로 반영하고, 듣지 않은 것이라도 공부해 먼저 주민들에게 제시를 할 수 있는 정치, 그것이 바로 생활정치, 풀뿌리 마을 정치의 강점이다."

- 만약 북구의원이 된다면, 구의원으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
"현재 북구청장의 재선이 유력하고 3선까지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구가 8년 동안 안정적인 행정을 해왔지만 북구답지 않은 행정을 펼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북구는 주민자치가 활성화된 곳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주민자치가 쇠퇴하고 있다. 주민자치의 모범이 됐던 북구가 다시 그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구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태그:#6월 지방선거, #풀뿌리, #박필순,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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