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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에서 우리 대학에 없는 두 가지, 강의 그리고 교수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하지만 세인트 존스에 없는 한 가지가 또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수강신청이다. 왜 수강신청을 할 필요가 없는가? 바로 1학년부터 4학년까지의 수업 스케줄이 이미 다 짜여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즉, 잊을 만하면 다가오는 수강신청 시즌의 '컴퓨터 앞에 붙어 앉아 빛의 속도로 하는 광클릭' 스트레스가 없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학생에게 수업 선택 권한이 없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는 말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어떻게 4년간의 대학 수업이 고등학교 수업들처럼 스케줄이 다 짜여 있는지, 그 수업들은 어떤 종류들인지, 그에 따른 장단점은 무엇인지에 관해 이야기를 해 보겠다.

세인트 존스는 '대학 4년간 고전 100권을 읽는 것이 커리큘럼의 전부인 학교'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4년간 고전 100권을 읽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커리큘럼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자주 세인트 존스에 오고 싶다는 학생들로부터 메일을 받는데 "책 읽기를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세인트 존스를 죽기 살기로 오고 싶다"는 말들을 많이 듣는다. 열정이 넘치는 모습이 참 보기 좋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인트 존스의 일면만을 보고 섣불리 열정을 불사르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내가 그런 케이스였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은 그보다 더한 케이스였다. 책 읽는 걸 좋아해서 오겠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부끄럽지만 난 사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책벌레는 커녕 그저 가끔씩 베스트셀러 책들을 읽다 마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물론 학교에 지원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루소, 흄 등의 책들이 적혀 있는 세미나 리딩 리스트를 봤지만 사실 그걸 보고 있어도 뭘 몰랐다. 그저 '오- 멋진 이름이다. 간지나는데? 나조차도 이름을 알 정도니 좋은 책들이겠지' 하는 날라리 사고방식만을 가지고, 나는 모든 수업이 100% 토론 형식이라는 점, 그리고 교과서가 아닌 원전을 읽고 공부한다는 것이 좋아보여서 무작정 온 것이었다.

그렇게 뭣도 모르고 덜컹 세인트 존스라는 외계 행성에 떨어진 나는 엄청난 책벌레 친구들 속에서 끊임없이 "나를 읽어줘"하고 달려드는 고전들의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리며 매 학기를 보냈다. 어떻게 보면 입학을 한 후로는 내가 학교에 오기 전 쓰고 있던 세인트 존스라는 콩깍지가 한꺼풀씩 벗겨져 나가는 과정이었다. 제일 처음으로 깨달은 것은 '내가 생각했던 고전'과 '진짜 고전'의 차이였다.

어렵고 힘든 고전 읽기
▲ 고전 어렵고 힘든 고전 읽기
ⓒ The Johnnie Ch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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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왕' '오만과 편견'... 이게 고전의 전부가 아니다

고전을 읽는다고 했을 때 '<리어왕>, <오만과 편견> 같은 책들? 재밌겠다~' 하고 생각하던 내 뒤통수를 세인트 존스는 따악- 때렸다. "그게 고전의 전부인 줄 알았지? 히히히!" 하고 말하며. 내가 생각했던 셰익스피어, 제인 오스틴 등의 책들도 다 고전이긴 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고전들은 그 영역이 아주 광범위하다는 것이다.

즉, 셰익스피어, 제인 오스틴의 책들은 (굳이 따지자면) '문학 고전'에 속한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책 등은 '철학 고전'에 속할 테고, 뉴턴, 아인슈타인, 코페르니쿠스의 책 들은 '수학&과학 고전'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사실 이렇게 고전의 종류를 정확히 구분지을 수는 없다. 수학, 과학, 철학은 다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명을 하기 쉽도록 일단 나눠 본 것이다). 하여튼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에게 익숙했던 문학 고전들을 많이 생각하며 학교에 왔는데 세인트 존스는 문학 고전을 읽는 비중은 적은 편이었고, 그에 따라 나는 예상도, 기대도 않았던 철학, 과학, 수학 고전들에 둘러싸이게 된 것이다.

세인트 존스에서의 4년간의 수업이 다 이미 정해져 있고, 따라서 학생에게 수업을 선택할 권한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인트 존스에 온다는 것은 수학, 과학, 음악, 언어, 철학 분야의 고전 수업들을  4년간 듣겠다고 매 학기마다 해야 하는 수강신청을 이미 한방에 하고 온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더 디테일한 설명으로 들어가보자. 세인트 존스에서의 4년간의 고전 수업은 어떻게 짜여 있는 것일까?

우선 4년간 고전 100권을 읽는 수업에 대해서 먼저 말해야겠다. 4년간 고전 100권을 읽는 공부는 세인트 존스 공부의 핵심, '세미나'에서 할 수 있다. 하지만 세미나는 '수업'에 포함이 되지 않는다. 그냥 저녁 식사 후 있는 독서 동아리의 모임(?) 같은 느낌이다. 세인트 존스 산타페 교정에서는 매주 월, 목요일 저녁 7시 15분이 되면 세미나 15분 전을 알리는 학교 종탑이 뎅-뎅 울리기 시작하고 학생 대이동(?)이 벌어진다.

모든 학생, 튜터들이 기숙사, 도서관, 그 외 학교 건물들에서 기어나와(?) 자기 세미나 교실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7시 반부터 9시 반까지 두 시간 동안은 세인트 존스라는 작은 커뮤니티의 거의 모든 일원이 각자의 교실들에 모여 앉아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이 시간에 만약 방문객이 학교에 와 본다면 건물 어디를 가든 1층, 2층 모든 교실들이 학생, 튜터들로 꽉 찬 채 열정적인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잠깐! 사실 지금부터는 세미나를 포함해 전반적인 세인트 존스 고전 공부 커리큘럼에 관해 조금 더 디테일한 설명을 할 생각이다. 글이 지루해질 거라 슬프지만 혹시 세인트 존스에 관심있거나 고전 공부에 관심 있는 분들이 궁금해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래도 설명을 하기로 결심했다.

세인트 존스 커리큘럼을 파헤쳐보자

그럼 세미나에서는 4년간 어떤 고전들을 읽나? 4년간의 세미나 리딩 리스트는 시대순으로 짜여져 있다. 간단하게 설명해 보자면 1학년은 '그리스의 해'라고 할 수 있다. 서양사상의 기반이 된 호머, 소포클레스 등의 그리스 희비극,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책 등을 읽는다. 2학년 때는 성서를 시작으로 고전 로마 시, 문학 작품들, 버질, 아콰이나스, 단테, 셰익스피어 등을 공부한다. 2학년이 시대순으로 볼 때 아주 광범위한 시대의 작품들을 포함하고 있는 해다.

3학년은 17, 18세기 작품들로 한정이 된다. 윤리, 정치적 탐구, 사상들이 형이상학과 뒤섞이면서 루소, 스피노자, 칸트 등의 책을 읽게 되고 처음으로 미국 작가들(해밀턴, 마크 트웨인 등)의 작품도 공부한다. 마지막 4학년은 드디어 현대로 넘어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전쟁과 평화> 등의 대하소설뿐만 아니라 링컨 연설문, 미국의 민주주의에 관련된 책을 읽는다. 게다가 헤겔, 하이데거, 니체 등 가장 어렵기로 유명한 작가들의 책을 같이 공부한다.

이게 바로 세인트 존스의 '4년간 고전 100권을 읽는다'는 세미나다. 개인적으로는 1, 2학년때까지는 책들이 재미있었다. 문학 고전에 속하는 책들도 제법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3, 4학년에 가면서 난이도가 확 높아졌고 많이 어려워졌다. 하여튼 세미나는 대충 정리해 보자면 문학, 철학, 윤리, 정치 고전들을 많이 읽는다.    

그렇다면 이제 저녁에 하는 '세미나' 말고, 그 외 낮 시간에 있는, 보통 대학 수업 같은 그런 수업들에 대해 살펴보자. 낮 시간에 있는 수업들을 우리는 튜토리알(Tutorial)이라고 부른다. 세인트 존스의 튜토리알은 네 종류가 있다. 수학, 과학(랩), 음악, 언어(랭기지). 세미나가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시대순으로 고전의 흐름을 따라가며 만들어진 것처럼, 얘네들 역시 1학년부터 4학년까지 흐름이 있다. 자세히 설명하면 좋겠지만 지루한 관계로 간단히 설명하겠다.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비극이겠지만, 세인트 존스에서 수학 수업은 4년 내내 있다. 나 역시 어릴 때부터 수학과는 천적이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아무리 다른 과목들이 더 낮은 점수가 나오려고 발버둥 쳐도 수학은 여유로운 썩소를 지으며 '절대 부동 최하 점수' 자리를 다른 과목들에게 넘겨 준 적이 없었다(그러고 보니 이것들이 왜 그렇게 낮은 자리만 좋아했나 몰라~).

그랬기 때문에 세인트 존스에 가면 수학을 4년 내내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나는 "정녕 대학에서까지도 수학을 해야 한단 말입니까" 하면서 울부짖었다. 하지만 세인트 존스의 수학은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수학이란 녀석의 이미지를 180도 바꿔놓게 되었다. 정말로 너무 너무 재미있는, 내가 세인트 존스 수업들 중 제일 좋아하는 수업이 되었기 때문이다.

수학은 1학년 때 고대 그리스 수학인 유클리드 기하학을 시작으로 천문학, 현대 수학으로 가는 과정들을 배우다가 미적분, 수학 이론을 배우고 비(非)유클리드 기하학, 상대성 이론, 현대 수학의 주요 토픽들을 살펴보며 4학년을 마친다. 이렇게 써 놓으니 뭔가 되게 어려워 보이는데 정말 그렇지 않다. 기하학에선 도형을 가지고 놀면서 법칙을 찾아내다가 그 도형들이 우주가 작용하는 원리인 걸 알게 되며 "유레카!"를 외치고, 시공간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0은 무엇인가?' '숫자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해 보는 등 수학은 의외로 너무나 신나는 과목이었다.

반면에 (2학년을 뺀 1, 3, 4학년) 3년간 수업을 들어야 하는 과학(랩)은 나에게 제일 어려운 과목이었다. 1학년 때는 생물학, 화학을 잠깐 맛보고, 3학년 때는 물리학, 4학년 때는 다시 생물학으로 돌아와 세포질과 분자 생물학, 유전학을 하고 물리학도 다시 하면서 양자역학, 원자론 등을 배운다(되게 어렵게 들리는군!).

그랬다. 사실 정말 어려웠다. 별로 남을 탓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이 과목만큼은 어려운 걸 내 탓이 아닌 과학자들 탓을 좀 해야겠다. 수학은 수업시간에 나오는 질문들이나 배우는 것들이 그나마 더 광범위한 느낌이었다면 과학은 좀 더 전문적이고 하나의 주제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전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원전의 일부분만을 읽으며 공부하기가 참 힘들었다. 근데 이건 지극히 내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다. 나는 수학은 좋아하고 랩은 싫어했지만 나랑은 반대로 수학을 싫어하고 랩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있고, 둘 다 좋아하는 친구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 수학, 과학 수업들 역시 교과서, 전공서적이 아닌 원전을 읽는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원전을 전부 다 읽는 게 아니라는 거다. 우리가 공부하는 목적에 맞춰 작가들의 고전 중 필요한 '일부분'만을 읽는다. 그 일부분만을 따내서 새로 편집되고 출판된 것이 세인트 존스의 매뉴얼(Manual)이다.

즉 완전 쉽게 설명하자면, 내가 핸드폰 만드는 것을 알고 싶은데 핸드폰 만드는 법에 대해서 애플의 스티브 잡스, 삼성, 모토로라 이 세가지 회사에서 쓴 '핸드폰 만드는 법' 책이 있다면 이 책을 다 읽는 게 아니라 애플의 책에 있는 서론, 삼성의 본론, 모토로라의 결론을 따와서 만들어진, 원전 짜깁기(?), 세인트 존스 매뉴얼(Manual)을 읽는 것이다.

하지만 수학, 과학 수업들에서도 아인슈타인, 뉴턴, 패러데이, 맥스웰 같은 중요 인물 몇몇의 중요한 책들은 그 책 자체를 읽기도 하는 등 튜토리얼 수업은 메뉴얼과 원전을 번갈아 가며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 다음으로 남은 수업은 랭기지와 음악이다. 랭기지 역시 4년 내내 수업을 들어야 한다. 1, 2학때는 고대 그리스어인 희랍어, 논리, 영시를 배운다. 희랍어를 배우면서는 오이디푸스 왕 같은 고대 그리스 희비극을 번역하기도 하고, 희랍어 성서를 번역하기도 한다. 또 중세 영어로 넘어와서 캔터베리 이야기, 셰익스피어도 공부한다.

3, 4학년엔 불어를 배우고 파스칼 팡세나 라신의 페드라 같은 작품을 번역한다. 또 에밀리 디킨슨 등 현대 미국 시와 소설, 수필 등도 공부한다. 이 랭기지 수업이야말로 원전으로 공부하지 않는 수업이라고 할 순 없구나. 희랍어, 불어 문법 같은 건 고전 같은게 없으니 문법 책을 하나 정해 공부를 하지만 희랍어 성서나 오이디푸스 왕 같은 걸 번역 할 때는 원전을 번역한다. 직접 번역을 해보며 원전과 번역판의 미묘한 차이를 발견하기도 하고, 그 차이점들에 대해 토론을 한다. 

마지막으로 음악은 1,  2학년, 2년간 수업을 듣는다. 바흐, 베토벤, 모짜르트, 스트라빈스키등의 음악을 수업시간에 함께 들으며 전반적인 분석을 하고 세인트 존스 메뉴얼을 가지고 이론 체계, 멜로디, 대위법, 하모니, 리듬 등등을 공부하고 토론 한다. 나는 모짜르트의 돈 지오반니, 바흐의 성 마태오 수난곡을 두꺼운 악보집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원전 짜집기! 세인트 존스 특별 교과서
▲ 매뉴얼 원전 짜집기! 세인트 존스 특별 교과서
ⓒ 조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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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선택, 신중한 결정

지금까지 간략히(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길어진 것 같은) 세인트 존스의 수업들에 대한 소개를 했다. 사실 이 정보들은 거의 다 학교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기 때문에 내가 굳이 다시 쓸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나 역시 학교를 조사하면서 이런 것들을 봤음에도 콩깍지의 힘이란 게 참 대단했던가 보다. 내가 읽고 싶은 부분만 "오호! 아하! 이런 학교구나!" 하면서 눈에 들어오고 그 외의 부분은 다 무시해 버렸던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게 문학, 철학 고전들을 읽을 상상만 한 채 학교에 들어왔는데 그건 세인트 존스에서 들어야 하는 수업들 중 1/5밖에 차지하지 않는 세미나였고, 심지어 세미나조차도 3, 4학년부터는 문학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는 모든 수업들에서 뺨대기를 찰싹 찰싹 맞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껴야 했다. 특히 문과 성향인 나는 랩이나 수학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전혀 관심이 없었고 모르고 살아도 평생 아쉬울 것 같지 않은 과목이었기 때문에 더 어려웠지만 '지금 아니면 내가 언제 스스로 배우겠나, 어쩌면 평생에 한번이 지금인지도 모르니 최대한 열심히 배워놓자' 하는 생각으로 배웠다.  

특히 나는 어렸을 때부터 영화감독이 꿈이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영화 학교와 세인트 존스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지만 영화의 기술 요소들을 공부하기보다는 먼저 인문학적 기본을 튼튼히 다지고 싶었기 때문에 이 학교를 선택했다. 다방면에 있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졸업하겠다는 목표가 없었다면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배우고자 하는 의욕도 없었던 수학, 과학 원전들을 읽어야 하는 어려운 수업 앞에서 정말로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정말로 '어? 나 책 읽는 것 좋아하는데? <오만과 편견>, <주홍 글씨> 같은 고전 소설들 되게 많이 읽어왔고 그런 책들로 공부할 수 있다면 좋을 거야!'하는 생각은 좋은 시작이다. 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서 세인트 존스에 온다면 내가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던 어떤 것들 역시 공부해야 하는지를 잘 살펴보고 신중한 선택을 내리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St.John's students have little freedom to choose their classes, but nearly unlimited freedom to pursue their questions and ideas"라고 학교는 말한다. 즉, "세인트 존스 학생들은 수업 선택에 있어 조금의 자유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들의 질문과 사상을 추구하는데 있어서는 무한한 자유가 주어진다"는 말이다. 그렇다. 비록 수업들은 정해져 있지만 세인트 존스의 수업만큼 철학, 과학, 수학, 음악, 그 외 많은 사상을 넘나들며 자유로이 탐구하는 수업방식은 없다고 생각한다..

세인트 존스가 선택한 고전 공부 커리큘럼의 목적은 자유로운 인간(Free man)을 추구하기 위함이라고 학교는 말한다. 우리에게 지금까지 주어져왔던 사상으로부터의 자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한계로부터의 자유, 그래서 결국에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마음껏 탐구할 수 있는, 갇혀있지 않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다. 4년간의 공부를 끝마쳐가는 입장에서 '나는 과연 후리맨, 새장에서 탈출한 새가 되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다음 편에선 어떻게 이런 미국 소규모 사립대학에서 최소한의 돈을 내며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재정적인 부분에 관련한 실질적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덧붙이는 글 | 개인 까페 (http://cafe.naver.com/nagnegil)에도 연재중입니다.



태그:#ST.JOHN'S COLLEGE, #세인트 존스 대학교, #고전 공부, #고전 10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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