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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로드 5일째, 오늘은 월성 원전과 방폐장 공사현장을 보는 일정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준비한 빵과 계란을 대충먹고 서둘러 숙소를 나섰다. 헐레벌떡 경주역에 도착해보니 오늘 일정을 안내해주기로 한 경주환경연합의 이상홍 사무국장은 벌써 경주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월성 핵발전소를 향하여 가기전
▲ 월성 핵발전소를 향하여 월성 핵발전소를 향하여 가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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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는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유치이후 지역갈등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한다. 첫 번째 방문 목적지는 방사성폐기물 저장시설 공사현장이다. 가는 길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감은사터를 방문했다. 문무왕이 삼국을 통일한 후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절을 세우기 시작해서 신문왕2년(682년)에 완성했다고 한다. 지금은 예전의 절의 모습은 볼 수 없고 두 개의 탑과 기둥을 받치던 주춧돌을 보고 절터의 윤곽을 추측해볼 수 있을 뿐이었다. 우리는 그나마 남아있는 감은사지탑을 배경으로 핵발전 반대 사진을 찍었다.
감은사터에서 탈핵 퍼포먼스
▲ 감은사터 감은사터에서 탈핵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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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은 현재 1단계 공사중이다. 1단계 공사는 지하저장 시설인데 지하 지하 150m에 중 저준위 방사능 폐기물을 저장하기 위한 대형 사일로를 만들게 된다. 지금 공사중인 지하저장시설 공사와 지상저장시설인 2, 3 단계 공사를 하면 총 80만 드럼을 저장할 수 있는 처분장이 만들어 진다.

지금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 공사를 하고 있는 그곳은 원래는 신월성 3, 4호기가 들어서기로 되어 있었는데 핵발전소 대신에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상홍 국장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현재 국내에는 지하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만드는 게 처음 하는 것이라 방폐장 설계기준도 없어 일반 터널 기준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제대로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지하 터널에 지하수가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터널 천장과 벽을 비닐 코팅을 하는데 기존 터널 공사의 경험상 바닥에서는 지하수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천장과 벽면은 비닐코팅을 하지만 바닥면은 비닐 코팅을 하지 않은 채 공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방사능 폐기물 저장시설 공사 현장, 오른쪽이 저장시설 건설을 위한 건설동굴, 왼쪽이 시설운영을 위해 사용할 운영동굴이다.
▲ 방사능 폐기물 처리시설 공사 방사능 폐기물 저장시설 공사 현장, 오른쪽이 저장시설 건설을 위한 건설동굴, 왼쪽이 시설운영을 위해 사용할 운영동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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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폐기물 저장시설을 뒤로하고 월성 핵발전시설을 향해 출발했다. 해안길을 따라서 걸어가 보기로 결정하고 차에서 내렸다. 현재 경주에는 월성 1~4호기와 신월성 1, 2호기가 있다. 그 중 설계수명이 2012년 11월 20일인 월성 1호기는 고장으로 2012년 10월29일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이 시설의 수명연장을 위해 2009년 12월30 수명연장을 신청하였는데 관련 법절차를 보면 수명완료 2~5년 전에 수명연장 신청하고 18개월내 인허가를 결정해야 하는데 지금 월성1호기는 이런 관련 규정을 무시하고 50개월을 경과하고 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선거시기 유럽형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서 수명연장을 결정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에 따라 정부는 지진, 해일 및 기타 자연재해, 전력계통 등 안전기능 상실, 전문가 검증, 민간 검등단 검증을 진행하고 2014년 4~5월경 원안위에 민간, 전문위가 검증보고서를 체출한 후 종합검토하여 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상홍 사무국장에 의하면 이 월성 1호기 수명연장에 대해 경주시민 81.6%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한다.
월성 원전을 배경으로 해안가에서
▲ 월성 원전을 배경으로 월성 원전을 배경으로 해안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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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를 생각하면 으레 오래된 역사, 문화의 도시를 생각하고 도시 곳곳에 문화재가 산재해 있는 도시를 생각한다. 그러나 핵발전 시설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경주시청은 핵발전 시설에서 약 27km 정도 떨어져 있고 핵발전소 반경 30km 이내에 약 109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제 핵발전소 뿐만 아니라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까지 들어서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 문화 도시가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모를 핵사고의 불안을 안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다.

덧붙이는 글 | 환경정의 6박7일간의 원전 지역 순례



태그:#환경정의, #탈핵로드, #핵발전소, #월성원전, #탈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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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여성, 어린이, 저소득층 및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나타나는 환경불평등문제를 다룹니다. 더불어 국가간 인종간 환경불평등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정의(justice)의 시각에서 환경문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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