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구호 외치는 민주당 "특검만이 답"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7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특검촉구 및 김용판 부실수사 규탄대회'를 열고 황교안 장관 해임과 특검 즉각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은폐·축소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민주당은 "진실과 국민이 모욕당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민주당은 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특검 촉구 및 김용판 부실수사 규탄대회'를 연달아 열고 "집권세력의 전방위적 수사 방해로 김 전 청장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만큼, 특검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못박았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김용판 1심 재판 결과는 정권 차원의 노골적 수사 방해가 진실과 국민을 모욕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보는 거 같아 수치스럽다"며 "특검이 왜 필요한지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집권세력은 재판 과정에서 검찰총장 찍어내기, 수사 팀장과 팀원에 대한 좌천 인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 수사 방해 행위를 저질렀다"며 "이 같은 무죄만들기 프로젝트는 엄청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고 끝내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어제 판결은) 일관되게 진실을 증언한 권은희 수사 과장의 진술을 배척한 것으로, 정권의 외압에 굴복한 부실한 수사"라며 "진실 규명과 정의를 바로세울 특검 실시 및 외압 수사의 장본인인 황교안 법무부장관에 대한 해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날 오전 국회 의안과에 황교안 법무부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대한민국 3권 분립이 제대로 서 있는 건가"

또 다른 초점은 '김용판 전 청장으로부터 수사 축소·은폐 압력을 받았다'고 한 진술을 모두 배척당한 권은희 전 수사과장에게 맞춰졌다.

지난 6일 1심 재판부는 사건을 촉발시킨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진술에 대해 "객관적 사실에 어긋나는 부분이 많다"며 김 전 청장의 무죄를 선고 했다. 또 다른 주요 관계자들인 경찰관들과 권은희 과장의 진술이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법원 선고대로라면 권은희 과장은 거짓말쟁이에 공명심에 들떠 이말 저말을 한 출세지향주의자"라며 "권은희는 일생을 걸고 진술했다, 이 판결은 상식에 반하며 이 판결대로라면 내부고발자는 설 땅이 없다"고 성토했다.

큰사진보기
▲  민주당이 7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 무죄 판결과 관련,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소집한 긴급의원총회에서 판사 출신인 박범계 의원이 이번 판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이날 오전 의총에서 "권은희 전 과장의 진술이 탄핵됐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부는 '직접 증거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는 권은희와 (나머지 수사관계자) 17명의 진술은 모두 간접 증거라는 뜻으로 어느 쪽으로 믿느냐는 재판부의 자유"라며 "판결문은 권은희 과장의 진술을 단 하나도 믿어주지 않았다"며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 의원은 "17명의 수사 과장과 계장, 분석관들은 기소되지 않아 자유로운 신분으로 입 맞추기가 가능했고,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하는 경찰의 특성상 99명이 있더라도 한 명의 진술에 불과하다"며 "반대로 권은희 과장은 신분상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진술한 내부고발자다, 이를 감안했다면 권은희의 진술을 가볍게 탄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판사 출신인 박 의원은 "사법부의 일원으로서 법원과 검찰의 일에 관해 지나치게 검찰을 비판하고 친정인 법원에 대해 온정주의에 빠져 있지 않았나 자문해왔다"며 "이건 아니다, 참담한 마음이다, 과연 대한민국 3권 분립이 제대로 서 있는지 근원적 질문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열 명 도둑이 도둑질했고 집 주인이 이를 목격한 후, 재판장에 나가 도둑 10명은 도둑질 한 적 없다고 진술하고 집 주인은 도둑 피해가 있다고 진술했다"며 "그런데 10대 1이라는 이유로 도둑에게 무죄가 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우리가 치열하게 싸웠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이 없는 한 민주당은 신뢰받지 못할 것이고 결국 국민에게 외면받을 것"이라며 "일치단결해서 입법·행정·사법을 통째로 장악한 박근혜 정부와 싸워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박근혜 정권 물러가라!고 외칠 때"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진 '특검 촉구 및 김용판 부실수사 규탄대회'에서 의원들은 "박근혜 정권의 집요한 수사방해와 흔적지우기 음모가 마침내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김용판 전 서울경청장에게 무죄를 판결한 것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수긍할 수 없다, 김 전 청장에 대한 정치재판은 반드시 시정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들은 검찰을 향해서도 "김용판 전 청장을 비호하기 위해 짜여진 입맞춤 각본조차 부수지 못할 정도의 허술한 수사가 검찰의 진짜 실력이냐, 검찰의 치욕"이라고 일갈했다.

의원들은 "이제 외길이다"라며 "126명 민주당 국회의원은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을 위해 불퇴전의 각오로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 국가기관 불법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특검 수용 ▲ 수사방해와 외압을 일삼아온 황교안 법무부 장관 즉각 해임 ▲ 국가기관 불법 대선개입에 대한 국민 앞에 사죄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