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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처음 국회에 등장한 '북한인권법' 논란이 과연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인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인권민생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2월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오마이뉴스>는 3, 4회의 관련전문가 연쇄인터뷰를 통해 쟁점과 바람직한 논의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말]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자료사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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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법이 북한인권 개선에는 실효성이 없으면서 북한을 자극만 할 것이라는 주장은 전혀 북한의 실정을 모르면서 머릿속으로만 만들어 낸 주장이다. 북한인권에 대한 자신들의 잘못된 생각에 외피를 씌우는 논리다.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떠들고 함께 울어줄 때 북한인권 문제가 적지 않게 해결된 사례가 이미 있다."

지난 27일 서울 마포 사무실에서 만난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의 지적이다. "북한의 실상을 전달하고 남·북한이 공유할 수 있는 통일 정책이나 개혁개방의 비전을 연구하는 통일학술 연구단체"를 표방하고 있는 이 단체는 2009년 11월 30일 북한의 화폐개혁을 '특종 보도'해 유명해졌다.

김 대표는 연초 정치권의 화두가 된 북한인권법 문제에 대해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전 세계가 개탄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은 인권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면서 "북한인권법은 북한에도 인류의 보편적 인권 가치가 확산 되도록 하는 데 실질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북한인권법이 실질적으로는 탈북자단체 등을 포함한 북한인권 단체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법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북전단을 날리는 단체에게 실제 재정지원을 할지 안할지도 모르는데, 이런 지엽적인 문제를 크게 부각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엽적인 문제를 가지고 북한인권법에 트집을 잡을 것이 아니라 더 큰 대의명분을 봐야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남한 진보진영이 우리 사회의 인권에 대해 떠드는 것만큼 북한인권에 대해서도 똑같은 태도를 보여야 한다"면서 "진보세력이 북한인권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김책공업종합대학 출신의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인 김 대표는 19년간 북한 컴퓨터대학 교수로 있다가 2003년 탈북해 2004년에 남한에 들어왔으며, 2008년 10월 'NK지식인연대' 창립을 주도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민주당, 인식의 기본적 프레임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해"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북한인권에 대해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떠들고 함께 울어주었을 때 북한인권 문제가 적지않게 해결된 사례가 있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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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북한 인권민생법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대표가 북한인권 문제를 지적한 적은 있지만, 관련 법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의 변화라고 평가한다. 당내 역학관계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그동안은 북한과 상당히 내밀하고 친하게 지내온 사람들,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키겠다는 이상주의적으로 접근했던 사람들의 입김이 셌던 것 아니겠나. 그런데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한 인권에 대해 원칙적인 생각을 했던 정통 민주당이라고나 할까,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당내 주도권을 가진 사람들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 김한길 대표가 언급한 북한 인권·민생법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여전히 민생을 떼지 못하는 것은 아직도 북한인권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를 하기는 했지만, 인식의 기본적 프레임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아마도 그 사람들은 북한인권 문제를 '예전 남한에서 민주화 이전에 자행됐던 인권침해 문제의 좀 더 특수한 표현이 아니겠는가' 정도로 치부 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북한인권 문제를 강조하기 보다는 생존권을 현실적으로 보장해주는 것이 실질적 지원이 되지 않겠느냐고 아주 소녀처럼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북한에 그동안 보내주었던 인도적 지원 물자나 민생법을 통해 앞으로 보내질 물자들도 결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공평한 배분은 절대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 북한인권법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적대관계에 있는 북한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겠느냐, 또 법 없이 여태까지도 잘해온 많은 부분들이 있는데 굳이 법을 만들어서 북한을 자극하는 결과만 낳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것은 북한인권에 대해 갖고 있는 잘못된 생각에 외피를 씌우는 논리다. 북한인권에 대해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떠들고 함께 울어주었을 때 북한인권 문제가 적지않게 해결된 사례가 있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초반에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시키고 나서 북한이 범죄혐의자에 대한 구류기일을 만든 점을 들 수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북한은 초동수사 단계에서 혐의자에 대한 구류기일이 없었다. 두 달이고 석 달이고 수사관 마음대로 붙잡고 있었던 거다. 그런데 이걸 30일로 지키게 하고, 구타 문제도 가급적이면 때리지 말라는 사회안전부 지시문도 나오게 됐다.

우리가 떠들지 않고 묵인하면서 가만히 두면, 이건 뭐 무서운 것이 없으니 북한이 제 맘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고, 그래도 최소한 법이라도 만들어서 그래선 안 된다는 입장을 세워놓아야 한다. 당장 북한인권법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대한민국 법이 당장 북한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주권국가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원칙이 있다는 것을 법으로 분명히 밝혀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것을 놓고 봐도 늘상 좋은 소리만하고 긍정적인 이야기만 한다고 해서 사람관계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하고, 싸울 것은 싸워야 관계가 더 돈독하게 맺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북한인권 단체에 큰 돈 줄 것 같이 말하는 건 옳지 않아"

-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북한인권법은 사실상 탈북자단체를 포함한 북한인권운동단체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하기 위한 법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가장 극단적인 예가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단체에 돈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인데.
"여태까지 우리 정부가 돈을 줘서 대북전단을 뿌린 적은 없다. 그리고 북한인권법에 의해 북한인권 재단이 설립된다 해도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단체에 줄지, 주지 않을지 모르는데 이런 지엽적인 문제를 가지고 떠들어 대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일이다. 대북전단 날리는 단체에 돈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인권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북한인권 개선이라는 더 큰 대의명분을 위해 법을 만드는 것 아닌가. 또 북한인권재단이 자기 마음대로 사업을 할 수 있나. 국회의 감사도 받아야 하고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도 받아야 하는데, 대북전단 날리는 일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면 당연히 그런 활동에 대한 지원은 제한받지 않겠는가. 그러니 이런 비판은 말도 안 되는 비판이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북한인권재단이 만들어지면 마치 북한인권 운동단체에게 돈을 소나기처럼 줄 것 같이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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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되면 정부의 영향력이 강해져서 결과적으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부와 시민단체의 바람직한 긴장관계를 훼손하게 된다는 지적도 있다.
"NGO(비정부기구)가 추구하는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고 재원도 있어야 한다. 이 재원을 시민단체와 목적을 같이 하는 지지자와 연대자들을 통해서 마련하는 것은 원칙이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 있어서는 꼭 필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초기에는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하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유보하는 경우들도 있는데, 아직 사람들이 잘 몰라서, 관심이 적어서 못한다고 한다면 그 일은 영원히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 그것은 아니라는 거다.

시민단체가 조직운영에 필요한 모든 재원을 전적으로 다 정부에서 받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이것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NGO에 지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미국 국무부나 미국 국립민주주의기금(NED)에서 일부 지원을 받고 있는데, 그 중 60%까지 인건비로 인정을 해준다. 4대보험까지 들어주고. 그런데 우리 정부는 인건비성 지원은 10%까지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활동비로만 사용하게끔 하고 있다. 이런 실정인데 북한인권재단이 만들어지면 마치 북한인권 단체에게 소나기처럼 돈을 줄 것 같이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 과거 독일 사례를 보면 서독이 동독을 겨냥해서 인권법을 만들지 않고도, 실질적인 인권개선 효과를 보았다는 지적도 있다.
"다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인권이라는 가치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되고, 국가 활동의 기반으로 자리 잡은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 아닌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독일의 경우는 시대적 상황으로 볼 때 인권측면에서는 미완의 상태였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분단된 지 70년이 넘은데다, 지금은 국제사회가 공감하고 있는 인권기준이 존재한다. 그리고 독일이 하지 않았다고 우리가 못할 이유는 도대체 뭔가? 독일의 이유를 대는 것은 너무 고리타분한 비유를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인권 문제가 보수진영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진보의 가치를 다는 모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인권문제와 소득 불평등에 대한 문제의식 아닌가. 그러면 당연히 우리 사회의 진보도 남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떠드는 것처럼 북한에 대해서도 똑같은 태도를 보여야 한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남한에 대해서는 인권문제 아닌 것도 인권문제라고 떠들어 대며 국제사회 여론을 환기시키려고 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태도다.

남이든 북이든, 어떤 역사와 특성을 가지고 있든지 인권에 대해서만큼은 동일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김정은이 자기 고모부 장성택을 기관총으로 쏴죽이고, 정치범 수용소 생존자들이 하는 얘기조차도 믿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인가. 진보는 남한 인권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것만큼, 똑같은 톤과 시각과 원칙을 가지고 북한인권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당리당략과 이해득실에 따라 침묵한다면 진보로서의 기본적인 마인드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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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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