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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이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해 "급변하는 정국에 대처하기 위해 5월 전 조기 전당대회를 해서 새 지도부를 구축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이재오 "5월 전에 전당대회 치르는 게 좋겠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이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해 "급변하는 정국에 대처하기 위해 5월 전 조기 전당대회를 해서 새 지도부를 구축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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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에서 '조기 전당대회론'이 또다시 불거졌다. 황우여 당대표가 오는 5월 15일 임기를 만료하는 만큼 조속히 새 지도부를 구성해서 6.4 지방선거에 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미 당 지도부 다수가 '비상대책위-선대위' 체제 하에서 지방선거를 치른 뒤에 전당대회를 연다는 데 공감을 표한 상황임에도 이를 공개 반박하는 '균열'이 발생한 것이다.

무엇보다 2016년 총선을 진두지휘하고 다음 대선을 준비해야 할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은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현재 서청원(7선)·이인제(6선)·김무성(5선)·최경환(3선)·유승민(3선)·이완구(3선)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이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 전 전당대회를 치를 경우, 임기가 만료되지 않은 김문수 지사 등 일부는 도전조차 못하게 된다. 사실상 '조기전대론'을 통해 벌써부터 차기 당권을 향한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총대를 멘 건 비박(非朴) 중진 이재오 의원이다. 이 의원은 22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차기 전당대회를 8월에 하는 방향으로 굳혀지고 있다고 하는데 우려스럽다"면서 "급박하게 선거환경이 돌아가는데 긴장감을 갖지 않고 비상체제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8월 전당대회는) 지방선거 선거운동 기간과 전당대회 기간이 겹치게 돼 당이 (지방선거에) 전념하기 매우 어려운 국면이 올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미 전당대회 출마의사를 밝힌 주자 입장에서 앞으로 8개월간 당권레이스를 하는 것도 개인적으로 큰 고통"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경험론도 앞세웠다. 그는 "5월 임기 만료 전에 전당대회를 해서 새 지도부가 책임있게 선거를 치러야 한다, 비상체제 하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과 새 지도부에서 선거를 치르는 건 다르다, 제 경험에서 하는 말"이라면서 "급변하는 정국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5월 전에 조기 전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 서병수 "황우여 당대표 체제 하에서 당내민주화 꽃 피웠다"

앞서도 이 의원은 '조기전대론'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18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집권 1년을 평가해서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고치고, 스스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물러날 사람은 물러나야 한다"며 조기전대론을 촉발시켰다. 그러나 당시 이 의원의 '조기전대론'에 호응한 인사는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 당내 일부뿐이었다.

이 의원은 이처럼 '조기전대론' 관련 논의가 미진한 것에 대해 "당내민주주의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15대 국회 들어와서 야당도 했고 여당도 했는데 당내 민주주의가 화두에 올라가지 않았던 것은 지난 한 해뿐"이라면서 "당내민주주의가 아주 잘 돼서 그런 건지, 당내민주주의가 아예 없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당내민주주의는 당의 생명과 같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최연혜 코레일 사장의 인사청탁 논란과 관련해서도 "당협위원장 선거에 중앙당의 불필요한 개입이 없으면 잡음이 없어진다, 위원장 선거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잡음이 있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그러나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이 의원의 주장에 호응하는 이들은 아주 적었다. 이인제 의원이 최연혜 사장 인사청탁 논란과 관련 "대리인을 세우는 관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뿐이었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중진들마저 이 의원의 주장을 공개 반박했다.

지난 대선 당시 당 사무총장을 지낸 친박 서병수 의원은 "황우여 당대표 체제 하에서 당내민주화가 꽃 피웠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최고위원회의나 최고중진위원회에서 자기 의견을 공개적으로 언제나 말할 수 있는 상황이 과거 얼마나 있었는가"라면서 이재오 의원 주장을 공개 반박했다.

그는 특히, '조기전대론'과 관련, "(전대 시점은) 지방선거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당은 심사숙고하고 최고위원회와 전략위원회 등 당내 의견을 통합해 정해나가야 한다"면서 반대의사를 밝혔다. 서 의원은 6.4 부산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경기지사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원유철 의원도 "경선 후보자 입장에서 말하자면 각종 선거를 앞두고 전당대회를 할 경우, 선거결과가 나빴을 때 (새 지도부에) 책임론이 따르고 보완해야 할 상황이 있다"면서 "후반기 원구성 등 여러 가지 대폭적인 당과 국회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대위를 구성해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지방선거 전 새 지도부를 선출하면 지방선거에 대한 부담감으로 출전해야 할 선수가 많지 않다고 본다, 뛰는 말이 있어야 경마대회를 열 수 있다"면서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 당의 순조로운 일정에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태그:#이재오, #새누리당, #전당대회,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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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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