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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학동 엔제리너스커피점에서 참가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전라도닷컴> 황풍년 대표의 모습
 여수시 학동 엔제리너스커피점에서 참가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전라도닷컴> 황풍년 대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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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럽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촌스럽다는 것이 얼마나 정직한 것인지, 촌스럽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함께 공감하고 싶었다"

<전라도닷컴> 황풍년 대표의 말이다. 벌써 다섯번째다. 작년부터 순천에서 시작한 '촌스럽네 展'이 광주, 목포, 전주를 찍고 마침내 10일 여수에서 촌스러움의 속살을 벗었다. 오늘 이자리는 토종 전라도 출신 황풍년 대표가 촌놈꽃으로 활짝피는 순간이었다.

<여수넷통>과 <전라도닷컴>이 주최하는 공동사진전 '촌스럽네'가 여수시 학동 엔제리너스커피점에서 열렸다.

우리에게 촌스럽다는 의미는?

촌스럽네 전의 한 작품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쉽게 변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을 이끌어 가는 역사의 주인은 수많은 민중들이고 전라도의 어머니, 아버지들이 역경을 딛고 오늘날 우리를 키워주신 뿌리다.
 촌스럽네 전의 한 작품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쉽게 변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을 이끌어 가는 역사의 주인은 수많은 민중들이고 전라도의 어머니, 아버지들이 역경을 딛고 오늘날 우리를 키워주신 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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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닷컴> 황품년 대표의 촌스럽네전에 구경온 참가자들이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다.
 <전라도닷컴> 황품년 대표의 촌스럽네전에 구경온 참가자들이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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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커피점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피어올랐다. 직장에서 퇴근한 이들, 고향을 찾은 연인들, 책을 들고 무언가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눈에 띄었다. 전시회를 알고 왔는지 모르고 왔는지는 알길 없다. 하지만 이들은 실내에 전시된 작품 하나하나를 훑고 커피를 마셔댔다. 전시회를 찾은 김명숙씨는 사진과 함께 보따리를 이고 들판을 걸어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설명하는 '개버와 암시랑도 안 해' 무거운 삶의 짐도 그렇게 지고 오셨다는 문구를 보며 "어떻게 이런 표현을 쓸 수 있는지..."라며 감탄했다. 한 달간 열리는 '촌스럽네' 사진전 첫날 풍경이다.

우리에게 '촌스럽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소설가 공선옥씨는 월간 <전라도닷컴> 100호에 촌스럽다는 것에 대해 이렇게 썼다.

촌스럽다는 것은 쉽게 변하지 않은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천진난만한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자존심이 세다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분노할 줄 아는 것이다. (중략)

촌스럽다는 것은 아플 때 라면이 생각나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남에게 못 줘서 환장하는 것이다.

촌스럽다는 것은 도시스러운 것의 반대가 아니다.
촌스럽다는 것은 도시스러운 것보다 훨씬 어른스러운 것이다.

어린 도시스러운 것이 어른 촌스러운 것을 맨날 놀리고 울려도
촌스러운 것은 어른스러운 것이라 조용히 웃으며 간다.
어린 도시스러운 것까지 품에 안고, 쾌활 명랑하게, 천진난만하게,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연민하면서 그렇게 뚜벅뚜벅...

시를 다 나열하진 못했다. 촌스럽다는 것이 이렇게 큰 의미가 함의 되어 있는지 미처 몰랐다. 그동안 내 머릿속엔 촌스럽다는 것이 촌놈, 시골스럽다는 것으로만 저장되어 었었다. 그것이 '나의 뿌리였다'는 것을 미쳐 잊고 살아왔다. 부끄럽다.

한때는 이런 전시회를 다방에서 많이 했단다. 세월이 흘러 단지 그 시절 다방이 커피전문점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여기저기 커피점문점이 즐비한 세상, 그만큼 커피가 우리 젊은이에게는 숭늉처럼 돼 버렸다. 커피전문점에서 옛날 다방식 전시회를 연다는 발상 자체가 마치 새로운 문화를 접목하는 것 같았다.

노인 한 분 한분이 박물관...전라도의 감동 담아낸 <전라도닷컴>

<여수넷통> 한창진 대표가 <전라도닷컴>에 대해 "한 분의 노인이 우리 곁에 사라지기까지 그 진한 전라도의 감동을 사진으로 담아서 널리 소개하는 잡지다고 소개하고 있다.
 <여수넷통> 한창진 대표가 <전라도닷컴>에 대해 "한 분의 노인이 우리 곁에 사라지기까지 그 진한 전라도의 감동을 사진으로 담아서 널리 소개하는 잡지다고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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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시회에 여수의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했다. <여수넷통> 박태환 기자의 사회로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행사후 다과도 나눴다. 축사에 나선 한창진 대표는 "저는 어릴 적 사진이 거의 없다, 그 까닭은 옛날에는 사진기도 없고 그만한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요즘 노인 한 분 한 분을 박물관이라고 부르고 있지 않나?"라며 "<전라도닷컴>은 한 분의 노인이 우리 곁에 사라지기까지 그 진한 전라도의 감동을 사진으로 담아서 널리 소개하는 잡지다"라고 소개했다.

한 대표는 "한 달간 이 공간에 드나드는 더 많은 젊은이들이 전라도가 무엇이고,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되지 않나 싶다"라며 그 의미를 이렇게 부여했다.

"한때 <개그콘서트>에 촌놈이어서 무시당한다 코너가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보면 지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촌놈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보면 촌놈인지 모릅니다. 최근 들어 우리가 전라도 촌놈인줄을 모르고 살았는데, 전라도 촌놈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오늘 황풍년 대표님과 좋은 공간에서 사진전을 열수 있게 기회를 마련해주신 양세열 대표님을 비롯해 사진전에 오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여수넷통>과 <전라도닷컴>이 주최하는 공동사진전 ‘촌스럽네’가 여수시 학동 엔제리너스커피점에서 열린후 한창진 대표가 참가자들에게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여수넷통>과 <전라도닷컴>이 주최하는 공동사진전 ‘촌스럽네’가 여수시 학동 엔제리너스커피점에서 열린후 한창진 대표가 참가자들에게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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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점에서 전시회를 열 수 있었던 것은 빌딩 건물주 양세열 대표의 결단이 컸다. 깜짝 축사에 나선 양 대표는 "문화라는 것이 천천히 젖어 든다고 생각하는데 지방도시는 그런 기회가 많이 없었다"면서 "여수에 이런 문화를 같이 느낄 수 있게 해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드린다, 이런 자리를 통해 시민들이 전라도의 문화를 접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또 예총 여수지회 신병은 지회장은 "오늘 서울에서 그림과 시집이 나왔는데 그 시집에서 쓴 촌스럽다는 것에 대해 "내 가슴속에는 항상 아직까지도 피지 못한 촌놈이라는 단어가 오래 오래 간직되었다. 언젠가는 한번 촌놈이라는 말이 꼭 피었으면 좋겠다고 실었는데, 이 자리에서 촌스럽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니 수식 없이 맑고, 깨끗하고, 진솔하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서 <전라도닷컴> 황풍년 대표의 답사가 이어졌다.

여수시 학동 엔제리너스커피점에서 열린 <여수넷통>과 <전라도닷컴>이 주최하는 공동사진전 ‘촌스럽네’전에서 황풍년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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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 학동 엔제리너스커피점에서 열린 <여수넷통>과 <전라도닷컴>이 주최하는 공동사진전 ‘촌스럽네’전에서 황풍년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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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여수의 존경하는 어르신들이 이 자리에 이렇게 많이 올 줄은 몰랐다"며 깜짝 놀랐다. 그는 "한때 전라도라는 이름이 금기시되기도 하고 지역 간 갈등의 단어로 왜곡되기도 했다"면서 "심지어 서울에서 전라도 출신이라는 말을 못해 안타까웠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전라도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삶과 문화를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소통하고 그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우리의 소리인 것을 알기에 2000년도부터 <전라도닷컴>을 지켜가고 있다"면서 "그 동안 전라도의 모습이 뭔가 부끄럽기도 하고 뭔가 모자란 것 같기도 하고 어디에 내놓기 어려운 것처럼 느끼는데 그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이끌어 가는 역사의 주인은 수많은 민중들이고 전라도의 어머니, 아버지들이 역경을 딛고 오늘날 우리를 키워주신 뿌리다"면서 "앞으로 여수에서도 <전라도닷컴>을 사랑해 주신 동지들이 많이 생겨날 것 같아서 너무나 좋다, 그 동안 전시와는 전혀 다른 컨셉으로 자리를 마련해 주신 한창진 대표님을 비롯해 독자님들께 고마움을 전한다"고 자신의 속마음을 전했다.

한편 여수에서 <전라도닷컴> 황풍년 대표는 한 달간 여수에서 '촌스럽네' 전을 가진 후 4월1일부터 서울시청 시민창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계속 이어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촌스럽네전, #전라도닷컴, #여수넷통, #황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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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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