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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한민고 신입생이라고 소개한 한 학생이 <한민고등학교> 카페에 올린 '안녕 게시글'.
 자신을 한민고 신입생이라고 소개한 한 학생이 <한민고등학교> 카페에 올린 '안녕 게시글'.
ⓒ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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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의 행동은 곧 군인의 얼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교학사) 역사 교과서 채택으로 욕은 고스란히 국가 안보를 위해 일하시는 저희 부모님께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시겠지요?"(아이디 앤OO)

"우려했던 대로 한민고와 군인들의 명예에 먹칠하게 되었네요."(아이디 야키OO)

군인 장교와 부사관 자녀용 기숙학교로 올해 3월 문을 여는 한민고의 첫 신입생들이 '안녕 대자보' 대신 인터넷에 '안녕 게시 글'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채택 사실이 알려진 지난 6일부터 네이버 카페 <한민고등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학생 "일본 언론이 소개한 교학사를 사용하다니..."

7일 오전, 학교 관계자로 보이는 '학교설립추진단'이 운영하는 이 카페의 '학생 게시판'을 살펴본 결과, 6일 하루에만 교학사 교과서 채택 관련 글이 13개 올라왔다. 이 가운데 찬성 취지의 글은 1개였고, 반대하는 글은 10개에 이르렀다. 70여 개의 댓글도 대부분 반대 내용이었다.

학생게시판에 '한민고등학교 신입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란 제목의 글을 올린 누리꾼 닉네임 '앤OO'는 "올해 한민고 1학년이 될 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볼 가능성이 큰 표현, 일본의 오키노토리시마를 섬으로 표현한 점 등 교학사 교과서의 내용 중 논란이 될 만한 점은 수도 없이 많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 학생은 "한민고 학생들이 학교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별부OOO'도 "존경하는 교과서 채택위원회 여러분, 저 역시도 곧 한민고의 일부가 될 학생이며 한 때 한민고에 합격한 것이 자랑스러웠던 학생"이라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일본 언론에서 나서서 소개한 교학사 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는지 양심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 학생은 "나치스의 선동대장 괴벨스의 스피커가 한국에서 교과서로 바뀐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반복된 학습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지 전 두렵다"고 떨리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밖에도 학생들은 "저런 쓰레기 교과서로 수업 받고 싶은 학생이 있다고는 생각하시나요?"(스OO)라고 따졌고, "(교학사 채택) 덕분에 저희 아버지들까지 욕을 바가지로 드시고, 암울한 감정을 숨길 수가 없다"(나라OOOO)고 적었다.

인터넷 카페 <한민고등학교>의 학생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
 인터넷 카페 <한민고등학교>의 학생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
ⓒ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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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일하게 교학사 교과서 찬성 글을 올린 'jjg****'은 "좌편향의 7종 교과서와 교학사 교과서를 비교하면 학생들의 손에 어느 교과서를 쥐어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명확하다"면서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종북 세력의 먹잇감이 되도록 놔두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 글은 극우 단체 성명서 형식이어서 학생이 직접 쓴 글처럼 보이지 않았다.

학부모 "군인이라서 교학사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면 오판"

학부모 게시판에서도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비판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야키OO'은 "한민고 학부모가 군인이라고 해서 교학사 교과서를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판"이라고 적었고, '쿠OO'은 "오늘 등록하고 왔는데 갑자기 너무 슬퍼진다"고 하소연했다.

이 게시판에서는 '교학사 교과서 채택'에 대한 즉석 인터넷 조사도 진행되었는데 반대가 95.4%인 125표를 받았다. 찬성은 6표를 얻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교학사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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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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