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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100년 전보다 지구의 평균기온 약 0.75℃ 높아졌으며 최근 25년 동안은 10년마다 0.18℃씩 기온이 높아지는 등 온난화의 추세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지구가 점점 따뜻해지면 겨울철 추위에 의한 사망자의 감소나 일부 지역의 농작물 생산량 증가 등과 같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기온이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대기 중 오존과 오염 물질이 증가해 심혈관, 호흡기 질환자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거나 이상기후로 과거에는 없었던 감염증 등의 다양한 질환을 초래하는 등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성명을 통해 기후변화는 다양한 수계 감염증과 모기를 매개하는 감염증을 증가시킨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중국의 흡혈충증의 보고지역이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 언급됐으며, 특히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연간 10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는 말라리아와 뎅기열 등 모기 매개 감염증의 경우 기후변화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향후 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부원장은 보건 분야에서의 기후변화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각종 감염병 등의 활발한 연구와 더불어 모기 등의 감시 보고체계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부원장은 보건 분야에서의 기후변화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각종 감염병 등의 활발한 연구와 더불어 모기 등의 감시 보고체계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온케이웨더 정연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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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발생하는 자연재해는 1960년대에 비해 3배가량 증가했으며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는 연간 6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우리의 건강을 직접 위협하고 있으며 특히 취약계층이라면 더욱 유념해야 할 사안이다.

지난 3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김호(48) 서울대 보건대학원 부원장을 만나 한파와 기후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눴다.

- 한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가 따뜻해져 겨울도 점점 따뜻해질 것으로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기후변화가 무조건 온난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혹한 등의 극단적인 이상기후도 나타나는데요. 실제로도 최근 기온 변동 폭이 커지면서 한파일 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파는 폭염과 같이 곧장 사망으로 이어지는 인명 피해가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한파가 있으면 대개 3~4일 후 순환기계 질환, 뇌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합니다.

최근 한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2001~2009년 겨울 자료, 서울) 순환기계 질환 사망자수는 -8.6℃ 이하인 날이 되면 3~4일 후 7.53% 증가하며, 뇌혈관 질환은 13.9%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8.6℃ 이하인 날이 되면 (당일보다) 6일 후에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응급실 방문자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처럼 한파는 (폭염보다) 시간차를 두고 발생하는 (일명) 지연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합니다."

- 한파·폭염 등 극한 기온에 의한 사망자는 언제 더 많습니까?
"(정론화 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여름보다 겨울에 사망자가 늘어난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보통 겨울철 추운 날씨로 인해 평소보다 혈관이 더 수축하면서 혈압이 올라 이로 인해 심혈관 사망자수가 증가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죠. 그 다음으로는 겨울철 발생하는 인플루엔자(=독감)가 주요 원인이기도 하고요. 여기에 추운 날씨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외부 온도 환경에 따른 이유 등등이 꼽힙니다."

김 부원장은 한파가 있으면 대개 3~4일 후 순환기계 질환, 뇌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김 부원장은 한파가 있으면 대개 3~4일 후 순환기계 질환, 뇌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 정연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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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는 보건분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나요?
"보건 분야에서 봤을 때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모기나 세균 등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바뀌는 거잖아요. 이로 인해 말라리아, 뎅기열 등의 전염병 환자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이것이 토착화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현재는 대부분의 뎅기열 환자가 동남아시아에서 걸려오지만, 최근 뎅기열을 옮길 수 있는 모기가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도 발견되고 있고요. 이러한 모기들이 육지로까지 상승해 올라오면 그때부터는 뎅기열이 우리나라에서도 토착화되는 것이죠. 쉽게 말해 사과의 재배지가 북쪽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야는 없습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는 만큼 보건 분야에서의 기후변화 연구는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나 각종 감염병 등의 활발한 연구와 더불어 모기 등의 감시 보고체계가 강화돼야 할 것입니다."

- 최근 '동아시아의 자살과 기온'이란 논문을 발표하셨던데…
"선진국일수록 정신 건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집니다. 햇볕이 줄어들면 우울증이 증가한다는 연구는 일반화됐죠.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살은 봄철에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일반적으로 한창 추운 겨울에 자살률이 높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일조량이 점점 증가할 때인 봄이 가장 높았습니다. 앞으로 기후변화가 되면서 우울증이나 정신건강에 대한 문제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온과 자살간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보여 준거죠. 오히려 극히 고온이나 저온에서는 자살이 많지 않습니다.

계절적으로 봤을 때는 기온이 차츰 오르는 초봄 무렵이 제일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이 OECD국가 자살률 1위라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사회 분위기와 자살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을 두고 결정적인 요인 하나를 콕 집어 얘기할 수는 없는데요. 대개 자살이라는 것은 충동적인 것보다 계획적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자살할 소인을 평소에 조금씩 지닌 채 겨울철 전반적으로 우울해져 있다가 봄이 와 날씨가 좋아지고 기온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본인 스스로 느끼는 우울함, 비참함, 허망감 등을 더 크게 느끼게 돼 자살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부원장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부원장
ⓒ 정연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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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기후변화로 온도가 더 높아지면 오존 등에 의한 대기오염 영향이 더 커진다. 이와 관련, 김 부원장은 "최근 3년간 한국 연구재단 지원으로 '기후변화 대기오염 건강 영향 평가'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일본, 중국, 대만, 한국의 대기오염 관련 자료들을 취합해 분석 중이다. 최근 중국발 스모그가 문제가 되고 있어 향후 이 연구가 더욱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부원장… 
▶서울대 계산통계학 학사 ▶서울대 통계학 석사 ▶미국 노쓰캐롤라이나 대학(University of North Carolina) 보건통계학 박사 ▶現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부원장 ▶現 질병관리본부 조사연구사업 평가위원 ▶現 기후변화학회 이사 ▶現 예방의학회 이사 및 편집위원 

▣ 주요 연구논문
▶(2013.11) Hyewon Lee, Ho Kim, Yasushi Honda, Youn-Hee Lim, Seungmuk Yi, "Effect of Asian Dust Storms on Daily Mortality in Seven Metropolitan Cities of Korea", Atmospheric Environment 2013, 79:510-517.
▶(2013.7) Jongsik Ha & Ho Kim, "Changes in the Association between Summer Temperature and Mortality in Seoul, South Korea", International Journal of Biometeorology 2013 Jul;57(4):535-44. doi: 10.1007/s00484-012-0580-4.
▶(2012.2) Youn-Hee Lim, Yun-Chul Hong, Ho Kim "Effects of Diurnal Temperature Range on Cardiovascular and Respiratory Hospital Admissions in Korea"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2012 Feb 15;417-418:55-60.
(한국에서의 일교차가 심혈관·호흡기 질환 내원 환자에 미치는 영향)
▶(2011.12) 임연희, 김호, "기후변화와 건강-저온과 고온이 사망에 미치는 여향에 관한 체계적 고찰", 한국환경보건학회지 2011; 37(6): 397-405.
▶(2010.1) 이사라, 김호, 이승묵, "서울시의 기온변화와 사망자수 간의 관련성 연구", 한국환경보건학회지 2010; 36(1): 20-26.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한파, #보건기상, #폭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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