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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지역 중학생들이 노동 관련 특강 자리에서 '노동자는 ○○○이다'란 문장을 완성하는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내용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중학생들은 노동자들을 '덜 배운 자', '외국인', '거지', '장애인' 등으로 표현했다.
 평택지역 중학생들이 노동 관련 특강 자리에서 '노동자는 ○○○이다'란 문장을 완성하는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내용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중학생들은 노동자들을 '덜 배운 자', '외국인', '거지', '장애인' 등으로 표현했다.
ⓒ 이창근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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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도 예산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인권교육'과 관련한 고용노동부 예산이 약 3600만 원으로 전년도와 동일하게 책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교육부와 중소기업청 등에 편성된 '기업가 정신 교육'에 책정된 예산 26억5000만 원의 0.1%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고용노동부가 노동인권교육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은수미 민주당 의원은 26일, 내년 예산안 중 노동인권교육과 기업가 정신교육 예산을 비교하는 자료를 발표했다. 은 의원에 따르면 노동인권교육 예산은 교육부에 편성된 것이 없고, 고용노동부의 학교노동교육 예산이 유일했다. 학교노동교육은 35명가량의 강사들이 각 학교를 돌면서 실시하는 것으로 내년에 176회 교육이 예정돼 있다. 이 사업에는 강사수당, 식대, 강의안제작비 등 총 3626만 원이 책정됐다.

은수미 의원실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의 학교노동교육은 최근 3년간 100명 이상 교육 실시비율 71.5%(총 340회 중 243회)로 교육 집중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명 이상 강의가 이뤄진 것도 160회에 이른다. 은 의원은 이밖에도 교육콘텐츠 및 배포용 교재도 강의에 비해 부족하고 사업운영 인력 또한 다른 업무를 겸임하는 1명밖에 없다는 것을 지적했다.

반면 기업가 정신 교육 예산은 2개 부처의 3개 사업으로 26억5000만 원이 책정됐다. 노동인권교육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의 예산이다. 정부는 국가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좌우하는 핵심요인의 하나로 창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가 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은수미 의원 "비교 어려울 정도로 차이... 예산 보강 이뤄져야"

은 의원실이 확인한 기업가 정신 교육 관련 예산은 중소기업청의 '실전창업리그 등 기업가 정신 전파(Yes리더쉽 특강) 사업'에 20억 원을 비롯해 교육부 과학기술인재육성 사업의 '대학단계 프로그램(HP프로그램)'에 5억 원과 '국제 기업가 정신 훈련 사업'에 1억5000만 원이 책정됐다. 사업목적과 내용에 명시적으로 기업가 정신 함양을 포함한 예산만 추려낸 결과다.

'YES리더스 특강'은 창업저변확대의 하나로, 대학생 등 청년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 특강을 실시해, 도전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운영예산만 4억3800만 원에 달한다. 'HP 프로그램' 역시 기업가 정신 교육과 산업체 멘토링 등을 통해 아이디어와 도전문화의 확산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진행된다. '국제 기업가 정신 훈련 사업'은 저개발국 인적자원 양성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년 2회 훈련계획이 잡혀 있다.

은수미 의원은 "기업가정신 교육과 노동인권 교육 예산이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난다. 두 예산을 단순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창업을 장려하기 위해 기업가 정신을 교육하는 것만큼 학생들에게 노동인권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며 "학생들 가운데 대다수는 급여를 받는 노동자가 될 것이고, 일하는 시민이 권리를 보호받고 잘사는 게 좋은 국가가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용노동부가 교육부와 협의해 노동인권교육을 강화할 방안을 내놓고 그에 맞는 예산 보강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 의원 오는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질의할 예정이다.


태그:#은수미, #노동교육, #기업가 정신, #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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