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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억화가의 작업실에서 종이판화수업을 끝낸 아이들이 자신의 작품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왼쪽 여성이 윤은영 교사, 오른쪽 남성이 김억화가다. 이 수업은 매주 수요일에 열리며, 총 5회차 수업 중 2회 째라고 했다.
▲ 자신의 작품을 들고 김억화가의 작업실에서 종이판화수업을 끝낸 아이들이 자신의 작품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왼쪽 여성이 윤은영 교사, 오른쪽 남성이 김억화가다. 이 수업은 매주 수요일에 열리며, 총 5회차 수업 중 2회 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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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에 위치한 목판화가 김억씨의 작업실. 지난 30일, 작업실 안은 금광초등학교 아이들 덕분에 시끌벅적하다.

알고 보니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판화 수업이 진행 중이다. 총 5회 중 이날이 두 번째 시간이라고 했다. 안성교육지원청에서 '전통미술 특성화반'을 지원해 금광초등학교 15명 학생들이 이 특성화반에서 수업을 듣고 있었다. 현장에 함께 있던 윤은영 금광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이곳에 와서 판화를 직접 해보는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겠다며 반색했다.

"(여기 있는 아이들은) 미술을 특별나게 잘하는 아이들이라기보다, 미술에 관심과 의욕이 많은 학생들이라 해야겠지요. 제가 클 때는 이런 경험조차 못해봤는데 말이에요.(웃음)"

유명화가의 작업실에 가서 아이들이 판화수업을 해본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이리라. 게다가 김 화가의 지도에 따라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본다는 것도 신나는 일일 것이다.

아이들, 화가가 되다

자신의 작품이 잉크로 묻혀 나오자 모두 신기해 하는 아이들 옆에서 수고를 아끼지 않는 김억화가. 아이들은 그저 "우와"를 연발한다.
▲ 아이들 자신의 작품이 잉크로 묻혀 나오자 모두 신기해 하는 아이들 옆에서 수고를 아끼지 않는 김억화가. 아이들은 그저 "우와"를 연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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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목판화에 앞서 종이판화를 해보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은 마음껏 상상하고, 상상한 내용을 바탕으로 종이를 찢고, 오려 붙였다. 마냥 신이 난 모습이었다.

교실 수업이 아닌 바깥 수업이라 아이들은 자유분방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다. 마음이 들뜬 아이들이 조용히 할 줄 모르니, 눈치가 보이는 건 윤은영 교사다. 하지만, 김 화가는 "아이들이 떠들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며 자상한 아빠 웃음을 짓는다.

자신들이 직접 만든 종이에 잉크를 묻히고, 프레스에 얹어서 돌리니 작품이 나온다. 아이들은 모두 "우와" 감탄사를 연발한다. 자신이 만들어놓고도 믿기지 않는 듯하다.

김 화가는 아이들에게 판화 작품에 서명하는 법을 알려준다. 화가들이나 하는 서명법을 배우니 아이들은 무척 신기해 한다. 자신의 작품 아래에 작품 번호, 제작년도 그리고 이름을 쓰는 아이들, 벌써 화가가 된 듯하다.

화가가 되겠다는 학생도 나와

올해 4학년인 오혜인 양은 장차 예술가가 되겠다고 했다. 자신은 미술을 할 때가 가장 좋다고 했고, 부모님들도 이런 오양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오양은 이러한 수업을 통해 자신의 꿈을 발견했다고 했다.
▲ 오혜인 학생 올해 4학년인 오혜인 양은 장차 예술가가 되겠다고 했다. 자신은 미술을 할 때가 가장 좋다고 했고, 부모님들도 이런 오양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오양은 이러한 수업을 통해 자신의 꿈을 발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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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영 교사는 "미술특성화교육이 정말 좋은 거 같다"며 "다른 과목처럼 잘하는 아이, 못하는 아이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의욕과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며 "이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재능과 꿈까지도 키워낼 수 있으니 금상첨화예요"라고 자랑했다.

실제 본인의 꿈이 바뀐 사례도 있다. 수업에 참여한 오혜인(11) 학생은 한 달 전만 해도 요리사가 꿈이었지만, 이번 미술 수업을 받은 뒤 장래희망을 예술가로 정했단다. 오혜인 학생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미술에 재능이 많은 아이'라는 평을 받았다. 오혜인 학생의 부모님도 이 평가를 자랑스러워 했다고 한다. 오혜인 학생은 "미술시간이 제일 재미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저의 힘으로 뭔가를 만들면 하는 내내 즐거웠어요. 그리고 그렇게 제 힘으로 만든 작품을 보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나중에 예술 계통 대학교에 갈 거예요. 부모님도 이런 제 결심을 알고 계세요."

"교과서도 이젠 현장에 맞춰서 가르쳐요."

금광초등학교 전통미술 특성화반을 이끄는 윤은영 교사는 "교육과정 재구성이 대세"라며 강조한다. 교과과정을 현장에 맞게끔 재구성 하는 방식이며, 이번 판화교실도 그러한 연장선상이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재능과 꿈을 키워준다고 했다.
▲ 윤은영 교사 금광초등학교 전통미술 특성화반을 이끄는 윤은영 교사는 "교육과정 재구성이 대세"라며 강조한다. 교과과정을 현장에 맞게끔 재구성 하는 방식이며, 이번 판화교실도 그러한 연장선상이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재능과 꿈을 키워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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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영 교사는 "오혜인 학생 같은 아이가 나올 수 있는 건 이러한 수업이 있기 때문"이라며 "요즘에는 교육과정 재구성이 대세"라고 설명했다.

교육과정 재구성? 이는 교과서 등에 나오는 교육내용을 현장에 맞게 재구성해 교육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현장에 맞게 이뤄지는 맞춤형교육인 셈이다. 교육이 이렇게 구성되니 학부모도, 학생도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윤 교사에 의하면 지난해부터 이런 방식이 경기도 학교에 널리 퍼지고 있다고. 윤 교사는 미술 교육의 재구성에 관심이 많아 미술 특성화반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요즘 초등 미술 교육과 관련해 대학원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벌써 수업이 끝났다. 아이들도, 김 화가도 수업 시간이 짧아 아쉬운 모양이다. 아이들은 더 하고 싶어 아쉽고, 김 화가는 더 가르쳐주고 싶어 아쉽다. 벌써부터 아이들은 일주일 뒤에 있을 판화교실을 소풍을 앞둔 아이들처럼 기다린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작품 밑에 서명하는 방법을 전수하는 김억화가. 아이들은 그 방법대로 서명하면서 마치 자신이 화가가 된 듯 기분을 낸다. 훗날 아이들의 기억 속에 김억화가의 작업실에서 판화수업을 했다는 추억이 자리 잡으리라.
▲ 판화수업 아이들에게 자신의 작품 밑에 서명하는 방법을 전수하는 김억화가. 아이들은 그 방법대로 서명하면서 마치 자신이 화가가 된 듯 기분을 낸다. 훗날 아이들의 기억 속에 김억화가의 작업실에서 판화수업을 했다는 추억이 자리 잡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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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특성화반, #판화, #김억, #금광초등학교,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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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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