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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일본 국립박물관이 최초로 전시한 고종황제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 되는 투구
▲ 고종황제 투구 지난 1일 일본 국립박물관이 최초로 전시한 고종황제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 되는 투구
ⓒ 송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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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립박물관 측이, 지난 1일 전시한 조선시대 임금 투구 등 조선왕실 유물들에 대해 "서구 열강에 유출될까봐 수집한 것으로 안다"고 발언해 (사)문화재제자리찾기(공동대표 혜문스님⋅이상근) 등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일본 국립박물관은 지난 1일 '조선시대의 미술'이라는 주제로 조선 고종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투구와 갑옷 그리고 명성황후 살해 현장에서 일본인 자객이 가지고 나온 풍혈반(주칠 12각 다과상)을 최초로 전시했다.

이들 전시품은 일제 강점기에 도굴왕으로 불리던 일본인 사업가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1870∼1964)가 수집한 일명 '오구라 컬렉션'으로 불리는 문화재 가운데 하나다.
일본 국립박물관 측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들 물품들은 1982년 오구라씨의 아들에게 기증받은 것이다. 물품을 수집한 경로를 잘 모르겠다"면서 반환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시사했다.

한발 더 나아가 일본 국립박물관 시라이 가츠야 실장은 "(오구라씨는) 이들 조선왕조의 유물들이 서구열강에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집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 이들 유물을 친견하고 '고종황제 투구 환수위원회' 결성을 위해 도쿄를 방문 중이던 (사)문화재제자리찾기는 뒤늦게 이 발언이 국내 방송에 보도된 것을 파악하고 강력한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투구와 쌍을 이뤄 전시된 갑옷
▲ 고종황제 갑옷 투구와 쌍을 이뤄 전시된 갑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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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제자리찾기 공동대표 혜문스님은 "이들 유물들은 조선왕실의 유물로 선의 취득 대상이 아니다. 조선왕실 유물들은 1910년 한·일 병탄 후 1945년 해방까지 궁내청 이왕직 장관이 관리해 왔기 때문에 오구라의 수집행위는 불법임이 명백하다"며 "이는 도난 도굴 등 불법으로 수집된 문화재를 수장해서는 안 된다는 박물관 윤리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해당 유물을 원산국인 대한민국으로 즉각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도쿄에서 결성된 '고종황제 투구 환수위원회' 이상근 실행위원장은 "서구열강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집했다는 말은 일제가 주장했던 대동아공영의 논리다. 종전 된 지가 70여 년이 지났는데도 일본이 동양 삼국의 패권자라는 대동아공영의 논리를 거리낌 없이 말하는데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분개했다.

이어 그는 "명성황후를 살해하는 야만적 행위를 저지르고 들고 나온 다과상을 버젓이 전시하면서 그런 억지주장을 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일본은 이 발언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문화재제자리찾기는 발언 당사자인 시라이 가츠야 일본 국립박물관 실장에게 이날 발언의 진의를 묻는 공개 질의서를 보내 발언의 의도를 밝히고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고종황제 투구 환수위원회'를 결성한 (사)문화재제자리찾기는 2006년 조선왕조실록환수위원회가 실록을 환수한 뒤 환수위를 발전적으로 해체해 결성한 시민단체로 2011년 조선왕실의궤와 지난 9월 LA카운티박물관(LACMA)이 소장한 문정왕후 어보 환수를 주도해 온 시민단체다.

명성황후가 사용하던 주칠 12각 소반(풍혈반) 명성황후 살해 후 낭인들이 들고 나왔다는 설명을 버젓이 기록하고 있다.
▲ 풍혈반 명성황후가 사용하던 주칠 12각 소반(풍혈반) 명성황후 살해 후 낭인들이 들고 나왔다는 설명을 버젓이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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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기인터넷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태그:#고종황제투구, #문화재제자리찾기, #명성황후풍혈반, #송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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