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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식약청에서 열린 '수입식품 방사능 안전관리 설명회'에서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소비자단체 대표들이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하기 위해 시료 채취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 식약처, "수입식품 방사능 안전관리 이렇게 해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식약청에서 열린 '수입식품 방사능 안전관리 설명회'에서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소비자단체 대표들이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하기 위해 시료 채취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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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저장탱크에 보관 중이던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또 유출됐을 수 있다는 소식이 한국에 전해졌다. 다음날인 2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서울지방청에 모인 소비자단체들은 현재 상황을 깊이 우려하며 정부에 ▲ 일본산 수입식품 전수조사 ▲ 식품 내 방사능 허용치 기준 강화 ▲ 수입식품 원산지 표시 세분화 등 강도 높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식약처와 해양수산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개최한 '수입식품 방사능 안전관리 설명회'에 참석한 소비자단체들은 이날 한목소리로 "소비자들은 정부 대책을 불신하고 있다", "일본 정부를 압박하는 등 조치를 해야 했는데 정부가 너무 안일하다", "소비자들을 너무 만만히 본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시민모임,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전국주부교실중앙회, 소비자시민모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소비자교육원, 한국소비자연맹서울지회, 서울YWCA 등 9개 단체 관계자 23명은 또 국민들은 일 후쿠시마 사고로 방사능 공포에 떨고 있는데 정부는 '안심하라'는 이야기만 한다고 지적했다.

김연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은 "정부 대책에도 소비자들의 (식품 안전 관련) 불신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방사능이 검출된 식품은 (기준치를 적용했을 때) 적합·부적합을 떠나 원칙적으로 국내 유통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방사성 세슘 기준치의 경우 일본산 식품은 100베크렐(Bq)/kg, 다른 식품에는 370Bq/kg이다. 비록 방사능이 검출됐더라도 그 수치가 기준치보다 낮으면, 해당 식품은 정상적으로 유통된다.

김 회장은 "이제부터라도 '기준치 미달은 안전하다' 이런 걸 떠나서 기준을 강화해 먹거리 안전을 지키고,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단체들 "방사능 기준 강화하고 원산지 표시 상세해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항 인근 한 냉동창고에서 식품의약안전처 직원이 수입 냉동 쭈꾸미에 대한 관능검사(인간의 오감에 의해 품질을 평가)하는 과정을 시연하자, 소비자단체 대표자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 수입 수산물 검사현장 지켜보는 소비자단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항 인근 한 냉동창고에서 식품의약안전처 직원이 수입 냉동 쭈꾸미에 대한 관능검사(인간의 오감에 의해 품질을 평가)하는 과정을 시연하자, 소비자단체 대표자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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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항 인근 한 활어장에서 식품의약안전처 직원이 수입산 농어에 대한 관능검사(인간의 오감에 의해 품질을 평가)하는 과정을 시연하자, 소비자단체 대표자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 수입산 수산물 검사현장 지켜보는 소비자단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항 인근 한 활어장에서 식품의약안전처 직원이 수입산 농어에 대한 관능검사(인간의 오감에 의해 품질을 평가)하는 과정을 시연하자, 소비자단체 대표자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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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주 대한주부클럽연합회 회장은 방사능 기준 자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방사능은 한 번 오염되면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일본의 (방사성 세슘) 기준이 100Bq/kg인데 우리는 370Bq/kg이다, 50Bq/kg이든 70Bq/kg이든 더 강화해야 '정부가 국민들을 배려하는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과 한국이 가장 가깝기 때문에 소비자단체가 2년 전 후쿠시마 사고가 났을 때부터 꾸준히 대책 강화 등을 요구했는데도 방사능 오염수 문제 등이 불거진 후에야 정부가 나선다며 "우리 정부가 너무 안일하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정부의 투명하고 상세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혜자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일본산'으로만 표기하니까 어느 지역에서 잡혔는지 알 수 없다"며 "예를 들어 후쿠시마, 삿포로 식으로 원산지 표시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형식적으로 관련 정보를 식약처 홈페이지에 올리는 데에 그치지 말고, 방사능 검사 과정에 개인이나 소비자단체가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말도 남겼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정부가) '안심하고 먹어라'가 아니라 어떻게 수입식품 안전을 확보하고 있는지 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 식품의 현지 생산·유통과정 등 종합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소통'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방사능 기준치 강화나 일본산 식품 수입 전면 금지 등을 두고는 '현재 조치로도 충분하다'는 기존 입장이 되풀이했다. 정승 처장은 방사능 기준치의 경우 "국제적으로 권장하는 기준은 세슘 1000Bq/kg이하인데 국내 기준도 우리나라가 제일 적은 370Bq/kg"이라면서도 "원자력안전위원회 등과 다시 한 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산 식품 수입제한 확대나 전수조사 문제에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정부 설명에... "오늘 회의할 필요 없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물시장에서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사진 오른쪽)과 소비자단체 대표들이 수산물 시식행사에서 회를 시식하며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다.
▲ 정승 식약처장 "우리 수산물 안전합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물시장에서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사진 오른쪽)과 소비자단체 대표들이 수산물 시식행사에서 회를 시식하며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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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우 한국원자력의학원 비상진료 연구기획부장은 "많은 분들이 방사선이 겁난다고 하는데 그냥 무섭다고만 한다, 근데 지금 말하는 (식품내 방사능 허용치) Bq/kg은 암을 일으키는 수준보다 낮다"며 "정부에서 검사하는 건 믿고 먹어도 아무 문제 없다"고 말했다. 또 적은 양의 방사선이 암을 유발하는가를 두고 "전문가들은 매일 다투지만, (방사선 노출 정도가) 아무리 낮아도 암이 생긴다 해도 개인들이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말에 김천주 대한주부클럽연합회장은 강하게 항의했다.

"오늘 회의할 필요가 없네요."

김 회장은 "아무 것도 아니니 소비자들이 먹어도 괜찮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며 "5000만 명 중 한 명이라도 이 일로 희생되면 안 된다, 이렇게 말씀하시면 우리는 가겠다"고 얘기했다. 정승 처장은 곧바로 "아무리 가능성이 낮더라도 국민들이 걱정하면 그걸 어떻게 덜어드릴까 하는 게 정부"라며 중재에 나섰다.

정책설명회 후 참가자들은 서울지방청 3층으로 이동, 국내산 갈치 1kg을 어떻게 처리해 방사능검사를 실시하는지 참관했다. 또 노량진 수산시장에 들러 국내산 수산물을 시식한 뒤 인천광역시 중구 연안부두 근처 냉동창고를 방문해 수입수산물 방사능 검사 과정을 확인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일본 수입식품의 방사능 검사 결과를 매일 투명하는 등 국민의 불안감 해소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태그:#후쿠시마, #일본 방사능, #식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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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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