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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정리한 해설집을 들어보이며 향후 대북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설명하는 류길재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정리한 해설집을 들어보이며 향후 대북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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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헤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의 개념이 소책자로 정리돼 나왔지만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제시하기보다는 "(북한이) 유연할 때 더 유연하고, 단호할 때는 더욱 단호하게"라는 기본 원칙이 강조됐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내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했다. 통일부가 펴낸 34쪽짜리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설명 책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집에서 제시된 내용을 조금 더 구체화한 수준이다.

21일 통일부가 발간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책자.
 21일 통일부가 발간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책자.
ⓒ 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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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자는 ▲균형있는 접근 ▲진화하는 대북정책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 3가지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기본 원칙으로 제시했다. 

'균형있는 접근'원칙의 '균형'에 대해 이 책자는 "강경과 유화의 중간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유연할 때 더 유연하고, 단호할 때는 더욱 단호하게 정책의 중요 요소들을 긴밀히 조율하여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라며 "강경과 유화, 압박과 협상, 안보와 교류협력, 남북협력과 국제공조 등을 긴밀히 조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화하는 대북정책'에 대해 이 책자는 "북한이 먼저 변화하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변화와 올바른 선택을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 정책 역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전개되는 상황에 맞춰 대북정책을 변화시킴으로써 한반도 상황을 능동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 기조 네 가지는 ▲튼튼한 안보에 기초하여 정책을 추진한다 ▲합의 이행을 통해 신뢰를 쌓아간다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국민적 신뢰와 국제사회와의 신뢰에 기반하여 추진한다 등이다.

구체화된 추진과제 부분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때 제시한 대북정책 공약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실천적 계승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와 국제화 추진 ▲확고한 신변안전 보장을 토대로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지원하고 북한 경제특구 진출 모색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등이 추가됐다.

이 중 민족공통체 통일방안은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발표한 '한민족공동체 건설을 위한 3단계 통일방안'으로, 통일국가의 중간단계로는 '남북연합'을 완성단계에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국가를 상정하고 있다. 

구체성 없다는 지적에 "로드맵 아니라 개념과 지침·원칙 체계화한 것"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설명하는 류길재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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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재 장관은 간담회에서 "신뢰 형성이 핵심고리"라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키워드는 신뢰"라고 강조했다. 또 "서로 대화하고 약속을 지키며 호혜적으로 교류·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축적될 수 있는 것이 신뢰이지만, 잘못된 행위에 대해선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고 단호히 대처하는 것도 신뢰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류 장관은 "지금의 남북관계는 불신이 매우 높은 상태로 어떤 면에서는 신뢰가 아예 없고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할 수도 있다"며 "역설적으로 불신이 매우 높은 지금이 우리가 주도해 신뢰에 입각한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하나의 기회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기본원칙과 관련해 류 장관은 "안보상으로 상황이 어려울 때는 더욱 안보에 치중해서 북한을 다른 트랙으로 나오도록 유도할 것이고, 북한이 화해와 협력의 손짓을 하면 더욱 유연하게 유화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라며 "(강경책과 유화책의) 기계적인 균형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나온 정책인데 아직도 구체화가 덜 돼 대선 공약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류 장관은 "어떤 단계를 설정해서 도식화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게 밖으로 보이기는 명확할지 몰라도 실제 남북관계에서는 이런 게 딱 나타나기 어렵다"며 "실제로 구체적으로 정책의 결과와 성과를 보여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류 장관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구체적인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개념, 방향성을 견지해야할 지침과 원칙을 체계화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도 했다. 

'구체화된 실행계획 없이 북한이 잘하면 더 잘해주고 북한이 못하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건 결국 수동적인 대북정책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류 장관은 "북한이 도발을 하면 단호하게 대응하고, 협력을 하겠다고 하면 더 큰 협력으로 화답하는 과정을 통해 북한이 우리 쪽으로 올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하는 정책"이라며 "남북관계를 우리가 능동적으로 관리하고 주도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내외신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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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류길재, #신뢰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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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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