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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대구지부와 민주노총 등은 25일 오전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제고사 폐지를 촉구했다.
 전교조 대구지부와 민주노총 등은 25일 오전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제고사 폐지를 촉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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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생과 고등학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201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가 25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가운데 일제고사를 대비한 파행수업이 여러 곳에서 이뤄진 사실이 드러나 일제고사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교조 대구지부에 따르면 대구의 A중학교에서 일제고사를 앞두고 특정 사설문제지를 단체로 구입토록 하고 문제지를 중심으로 수업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학교의 한 학부모는 대구남부지원청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다른 중학교에서는 오전 8시부터 0교시 수업을 하고 방과후학교를 희망하지 않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반강제로 자습을 시키기도 했다. 고등학교에서는 대학입시 위주와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 위주의 수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경북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경북지부에 따르면 경주의 한 중학교에서는 지난 4월 17일부터 3학년 학생들을 오후 8시 30분까지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시키고 영양군의 한 중학교에서는 오후 9시까지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을 시키기도 했다.

학생들을 붙잡아두고 강제보충수업만 시킨 게 아니었다. 울진군에서는 장학사가 각급 학교를 방문해 국·영·수 담당 교사들을 불러 학생들의 성적향상을 위해 힘써달라고 요구하고, 경산시에서도 일제고사 성적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지 단체 구입 후 문제지로 수업... '0교시' 수업도 부활

전교조 대구지부는 25일 오전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제고사 폐지를 촉구했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25일 오전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제고사 폐지를 촉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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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전교조 대구지부와 경북지부는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일제고사 폐지와 학교교육 정상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학교교육을 파행시키고 조장하는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학교평가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폐지하고 강제자습과 강제 보충수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대구시교육청에서 추진 중인 국제고 건립을 중단할 것과 일반고의 10시 이후 심야 자율학습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천재곤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늦게까지 강제로 보충수업을 시키고 야간자율학습을 시키면서 온갖 잡무에 시달리는 교사들에게서 수업 이외의 업무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등교육학부모회 김광미씨는 "아이들을 시험으로만 내모는 것이 부모 된 입장으로 상당히 안타깝다"며 "오늘 우리 아이는 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생각이 아이의 진로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긴 시간 대화와 토론을 통해 스스로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햇다.

강성규 성서고 교사는 "몸은 학교에 가두고 시험을 치르게 할 수는 있지만 마음마저 가두지는 못할 것"이라며 "오늘 시험을 보는 학생들의 얼굴이 굳어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한편 참교육학부모회 경북지부와 전교조 경북지부 등 경북교육연대는 이날 오후 경북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한경쟁을 유발하고 학생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일제고사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경북교육연대는 미리 배포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학교 평가와 학교성과급 평가 지표에서 일제고사 관련 지표를 삭제하고 일제고사 파행을 저지른 학교장과 교육 관료들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그:#일제고사반대, #전교조 대구지부, #경북교육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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