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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런 교통사고 누구든 장담 못합니다.
 이런 교통사고 누구든 장담 못합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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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몰다 보면 종종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가 일어납니다. 이건 누구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때로는 본인이, 때로는 남이 들이받는 일이 생깁니다. 사고 시, 가해자가 되었을 때와 피해자가 되었을 때의 입장이 크게 다릅니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2013 <오마이뉴스> 전국투어 광주전남지역 모임이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1박2일간 곡성 심청효문화센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21일 저녁 7시, 특강 1 <나는 시민기자다> 저자 김용국 전문기자, 특강 2 시민기자 사례발표 서부원, 특강 3 <전라도닷컴> 황풍년 대표 초청특강이 진행되었습니다. 22일에는 아침 식사 후 기사 합평회, 망월동 묘역참배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모임에 오는 길에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한 번 들어봐 주세요."

이 자리에서 가장 주목한 것은 서부원 기자가 사례발표에 들어가면서 했던 교통사고 후 전혀 예상 못한 반응 이야기였습니다. 서부원 기자의 일화를 소개하겠습니다.

차를 몰고 가는데 병목 구간에서 길이 막혀 가다 서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뒤에서 차를 박았습니다. 너무 놀라 차에서 내려 뒤차로 갔습니다. 교통사고가 났으면 당연히 뒤차 운전자가 내려 미안하다 말을 건네야 하는 게 이치 아닙니까.

그런데 뒤차에서 반응이 없더라고요. 썬탠이 진해 누가 탔는지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 창문을 정중히 두드렸습니다. 아무 반응이 없데요. 다시 한 번 창문을 조용히 두드렸습니다. 그제야 창문이 쑥 내려가데요. 그러면서 하는 말.

"내가 미안하다 그랬잖아요."

허허~, 언제? 뒤차 운전자는 아주머니였습니다. 지금 막 창문을 열고 얼굴을 처음 보는데 언제 미안하다 그랬다고 화를 내는 거야 싶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어 제가 그랬습니다.

"가만있는 차를 뒤에서 박았으면 차에서 내려 앞 차로 와 괜찮냐고 묻는 게 예의 아닙니까?"

그랬더니 또 하는 말.

"내가 미안하다 그랬잖아요."

그러는 거예요. 그리고 내려 차를 살폈습니다. 그 아주머니 내 차는 뒷전. 자기 차를 먼저 확인하대요. 그 차는 이제 갓 나온 새 차였습니다. 앞이 일그러졌더군요. 그걸 본 아주머니 왈,

"어머, 내 차 좀 봐."

인상을 쓰며 호들갑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차를 살폈더니 살짝 상처가 난 상태였습니다. 헌데 아주머니 반응이 황당했습니다.

"테도 안 나네."

경미한 흠집으로 돈 볼려는 사람, 제정신일까?
 경미한 흠집으로 돈 볼려는 사람, 제정신일까?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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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시간이 없어 전화번호만 교환하고 직장으로 왔습니다. 동료들에게 교통사고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전혀 예상 못한 의외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그럴 땐 뒷목을 잡아야지, 그냥 뻣뻣이 다가가면 어떡해."
"길이 막히던지 말든지, 신경 쓰지 말고, 경찰에 신고하고, 보험회사 불러야지 명함만 받고 오면 어떡해."
"내가 대신 교통사고 처리해줄게. 이건 최소 백만 원이야."

직장 동료들의 이런 반응이 너무 황당했습니다. 제 차가 13년 된 차라 긁힌 흔적들이 많아 그러려니 했거든요. 경미한 교통사고인데도 한 몫 잡으려는 직장 동료들의 태도가 못마땅했습니다. 퇴근 후 뒤에서 차를 박은 아주머니에게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경황이 없어 화를 내 미안합니다. 새로 산 차가 흠집이 크게 나 속상해서 그랬습니다. 오늘 하루 좋은 날 되세요."

이 아주머니는 끝까지 자기 차에 대한 속상함을 토로하고 있었습니다. 이 문자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남을 먼저 배려하는 삶이면 좋겠습니다. 그는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세상살이, 착하게 법 없이 살면 안 되나?"

착하게 살면 바보 되는 그런 세상에 대한 지인의 한탄이 넋두리가 되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싶습니다. 언제부터 교통사고로 한 몫 잡는 세상이 되었는지…. '아직 살만한 세상이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많은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겠지요.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태그:#교통사고, #문자메시지, #운전, #2013 오마이뉴스 전국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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