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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도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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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홍준표 도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을 결정한 것과 달리, 강원도 최문순 도지사는 도내 의료원을 정상화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어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경상남도와 강원도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의료원을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상남도에서는 홍준표 지사가 직접 전면에 나서 의료원 폐쇄 여론을 이끌어갔다. 그리고 강원도에서는 강원도의회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을 중심으로, '의료원 폐쇄'를 비롯해 일부 의료원을 '매각'하거나 '위탁'하는 문제까지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그 후 홍준표 지사는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정한 지 3개월 만인 5월 29일, 사회 각계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마침내 폐업을 확정했다. 그러나 최문순 지사는 홍준표 지사와 달리 그 사이 도내 의료원들을 살려나가는 정책을 꿋꿋이 실행에 옮겼다. 최문순 지사는 현재 적자 상태에 있는 의료원 경영을 정상화하는 것을 넘어, 지방의료원이 수행하는 '공공의료 제공 기능'을 더 강화하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이 정책에는 경상남도와 달리, 오히려 도내 의료원 수를 더 늘린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어떻게 같은 사안을 두고, 이렇게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지방의료원들, 강원도-경상남도의 다른 선택

진주의료원을 비롯해, 전국의 거의 모든 의료원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강원도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에 모두 34개의 지방 의료원이 있다. 이들 의료원들이 작년에 한두 군데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를 냈다. 그 규모가 총 863억 원에 달한다. 강원도에는 강릉시·원주시·속초시·삼척시·영월군에 하나씩 모두 5개의 의료원이 있다. 모두 만성적자 상태다. 5개 의료원 전체 적자가 2009년에 75억 원이었던 것이 매년 증가해, 2010년에 89억 원으로, 그리고 2011년에는 91억 원으로 늘어났다. 2011년까지 총 부채 누적 액은 830억 원이었다.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한 지 이틀째인 5월 30일 오전 의료원 정문 쪽에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 명의로 내건 '출입금지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한 지 이틀째인 5월 30일 오전 의료원 정문 쪽에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 명의로 내건 '출입금지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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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는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는 가장 큰 이유로 '만성적자'와 '부채'를 내세웠다.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정하면서 "진주의료원은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선언했다. 같은 논리대로 하면, 강원도 내 5개 의료원 역시 사실상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다. 강원도에서 의료원 폐쇄 등을 주장한 강원도의회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 역시, 홍준표 지사와 마찬가지로 '만성적자'에 주목했다. 그리고는 도의회에서 시정질의 등을 통해 최문순 지사에게 '적자 상태에 있는 의료원들을 폐쇄하거나, 매각 또는 위탁하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다그쳤다.

도의원들은 도의회에서 의료원을 '혈세 먹는 하마'에 비유하면서, 최문순 지사를 향해 의료원으로 인해 더 이상 도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몰아붙였다. 그 이후 강원도에서도 의료원 존폐 문제를 놓고 갈등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우선 보건의료노조와 시민단체들은 도의원들을 향해 "의료원 폐쇄와 매각 주장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들은 도의원들의 주장이 "지방의료원 정책과 구조적인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의료원을 경제적인 논리로 따져, 폐쇄와 매각을 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또 지방 의료원이 제공하는 공공의료서비스는 "인간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으로 "서민들에게 보장된 기본권 중에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의료원에 적극적으로 재정을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도의원들을 향한 비판이 비등하자, 도의원들은 '의료원 폐쇄'라는 말은 "잘못 와전된 것"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지방의료원을 더 나은 의료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의료원을 '매각'하거나 '위탁'하라는 주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보건의료노조와 시민단체들의 계속되는 반발에도, 도의원들은 매각과 위탁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강원도의회 김성근 의원은 지난 3월 도의회에서 최문순 도지사에게 "적자 운영을 계속하던 의료원이 하루아침에 흑자로 돌아서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며, "극단의 결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최문순 지사는 그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도의원들이 회생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을 회생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의회에서 도의원들이 매각과 위탁을 주장할 때마다, 의료원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경영 개선이 최선임을 거듭 강조했다.

최문순 "의료원을 폐쇄하는 것보다는 정상화가 더 바람직"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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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원들이 '극단의 결단'을 요구하는 데 반해, 최문순 지사는 오히려 '극단의 회생'을 강구하는 데 더 많은 애를 쓰고 있다. 의료원을 정상화하는 데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월 도의회에서는 "홍준표 지사보다는 자신이 의료원 문제를 더 잘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실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18일, 강릉의료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의료원을 매각하거나 위탁하는 일은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어떤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여줬다.

강원도는 이미 지난해인 2012년을 '의료원 경영개선 원년의 해'로 정하고 의료원의 경영을 개선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문순 지사가 "내가 홍준표 지사보다 의료원 문제를 더 잘 풀 수 있다"고 말한 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최 지사는 지난해 의료원에 강도 높은 경영 개선 노력을 요구했다. 그리고 의료원에 총 50억 원의 경영개선 자금을 투입했다. 올해는 또 의료원을 활성화할 목적으로 36억 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여기에 의료원들은 또 의료원 나름대로 직원들의 임금 동결을 결의하는 등 경영 개선 노력에 적극 동참했다.

그 결과, 경영 개선 효과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 의료원은 약 43억 원의 적자를 남기는 데 그쳤다. 이 수치는 2011년 의료원 적자가 약 91억 원이었던 것에 비해, 무려 52.2%가 줄어든 것이다. 부채는 830억 원에서 803억 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5개 의료원 모두 경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3년 1/4분기 실적에서, 총 진료환자 수는 17만7360명으로, 전년 동기 16만 5043명에 비해 7.5%가 증가했다. 총 의업 수입은 120억58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114억1000만 원에 비해 5.7%가 증가했다.

강원도는 특히 강릉의료원의 경우, 올해 가을 무렵 적자 상태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강릉의료원은 '인공관절수술 특성화 사업' 등을 벌인 효과가 크게 나타나, 입원 환자 수와 외래 진료 환자 수에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 의료원과 관련해, 경상남도와 강원도는 모두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데서는 완전히 다른 선택을 했다. 같은 문제를 놓고,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곳 지방 의료원들의 미래가 확연히 갈리는 결과를 낳았다.

진주의료원 폐업이 결정되면서, 강원도 의료원들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의 의료원들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영이 어려운데, 진주의료원 사태를 겪으면서 의료원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강원도 내 의료원들이 어떤 길을 가게 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최문순 지사가 이 어려운 숙제를 푸는 데 또 어떤 해법을 동원할지도 큰 관심사 중에 하나다. 다음은 강원도 의료원과 관련해, 지난 5월 31일 최문순 지사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진주의료원 폐업은 잘못, 지금은 공공의료 더 확대해야 할 시점"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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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의료원 사태가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강원도에서도 의료원을 다른 기관에 매각하거나 위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나?
"의료원 문제는 국내 의료 체계 전체 상황을 봐야 한다. 그런데 지방의 공공의료원 하나만 놓고 보니까 사람들이 자꾸 오판을 하는 것 같다. 의료원 문제를 자본 논리로만 보는데 그건 단견이다. 지역에서는 민간 병원들이 상당히 어렵다. 인구가 줄고 노령화되고 해서 민간 병원들도 문을 닫고 철수를 많이 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는 공공의료를 확대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이 문제는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 이게 참 걱정이다. 정부가 이런 상황을 다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그래서 큰 정책에 반하는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해 분명한 입장 정리를 해야 한다. (진주의료원 사태처럼) 저러고 있으면 안 된다. 민간 병원들은 다 잘 되고 공공의료원들은 적자 내고 그런 줄 알고 있는데 그게 그런 상황이 아니다. 민간 병원들이 전부 다 수도권 같이 돈 되는 지역으로만 몰리고 있다. 지금은 공공의료를 확대해나가야 할 상황이다."

- 강원도는 지금 의료원의 경영을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도내 의료원을 계속 살려 나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어떤 대책과 대안을 가지고 있나?
"물론 의료원을 계속 살려나갈 생각이다. 의료원 경영 개선을 위해 몇 가지 대책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우선, 시설·장비·인력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투자비는 나중에 회수한다. '선 투자 후 회수' 개념이다. 두 번째로는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친절 운동' 같은 것을 펼치고 있다. 세 번째는 (의료 수입을 늘리기 위한 한 방법으로) 특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 예로 강릉의료원에서 '인공관절수술' 같은 특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 다음에 비용 절감에 힘쓰고 있다. 의료원 경영진들은 스스로 임금을 10% 반납했다. 노동조합원들은 임금 동결에 동의를 해줬다. 그 임금은 나중에 수익이 나면 되돌려줄 예정이다. 그 다음에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이렇게, 한 다섯 가지 정책을 가지고 지금 의료원을 살리는 데 나서고 있다."

- 경영 개선 노력에 일정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알려 달라.
"무엇보다 적자가 줄었다. 그리고 수입이 늘기 시작했다. 비교적 빠르게 변화를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도내 5개 의료원들 약간씩 실적은 다르지만, 전부 다 경영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 진료 환자 수라든가, 수입이라든가, 수술 건수라든가, 장례식장 이용 건수라든가 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강릉의료원 같은 데가 앞서 나가고 있다. 올 가을이 되면 강릉의료원 같은 경우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이 흑자를 바탕으로 해서 강릉의료원에 '노인전문병원' 같은 시설을 따로 둘 생각이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의료원의 기능과 역량을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그와 같은 경영 개선 노력에도 일부 도의원들은 계속해서 의료원을 매각하거나 위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 우리들이 훌륭한 (경영 개선) 성과를 보여서 매각이나 위탁을 하지 않고도 의료원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 도의원들이 매각과 위탁을 주장하는데 사실 경영 상태가 좋지 않으면 그것도 불가능하다. 홍준표 지사가 진주의료원을 폐쇄하기로 결정을 하게 된 게, 사실은 (정상화가 아닌 한) 그런 선택밖에 할 수 없었던 거다. 빚더미인 의료원을 매각한다고 누가 사겠나? 그런 상태로는 위탁도 받지 않는다.

빚을 다 갚아주면 사겠다는 조건은 있는데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안 판다. 그러니까 그런 주장이란 게 경영 정상화를 하거나 폐쇄하거나 둘 중에 하나밖에 없다. 그런데 나는 폐쇄보다는 경영정상화가 훨씬 쉽고, 또 사회적으로도 비용이 더 적게 든다고 생각한다. 폐쇄하는 게 돈이 더 든다. 그러니까 엄밀하게 따져보면, 폐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강원도에는 모두 5개의 도립의료원이 있다. 인구수에 비해 너무 많은 수의 의료원을 운영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 주장도 별로 근거가 없다. 우리는 더 늘릴 생각을 갖고 있다. 지금 강원도는 응급실·분만실이 없는 지역이 굉장히 많다. 지금 5개 의료원도 다 (비교적 인구가 많은) 원주시 같은 시 지역에 몰려 있다. 군 지역에는 응급실과 분만실 같이 기초적인 의료체계도 갖추고 있지 않은 곳이 너무 많다. 그래서 우리는 역량만 갖춰지면 의료원을 더 늘려갈 생각이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5개 의료원이 살아나야 한다. 이 의료원들이 살아나면 의료원을 더 늘려갈 생각이다."

"국가에서 조금만 더 투자하면, 의료원 전부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를 한 지 사흘째인 5월 31일 오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진주의료원 현관 앞에서 '폐업 철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이날 집회에 참석해 홍준표 지사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손피켓을 들고 앉아 있는 조합원들의 모습.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를 한 지 사흘째인 5월 31일 오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진주의료원 현관 앞에서 '폐업 철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이날 집회에 참석해 홍준표 지사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손피켓을 들고 앉아 있는 조합원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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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의료원 폐업 여파가 다른 지역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한테는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진주의료원이 저렇게 시끄럽다 보니까, 다른 지역의 공공의료원들도 어려움을 겪는다. 의료원이 간호사를 구하고 의사들을 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일인데 오지를 않는다. 금방 문 닫는다고 하는데 누가 오겠나? 우리도 사람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의료원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그렇지 않아도 의료원을 살려나가는 데 힘이 든다. 그런데 더 힘이 들게 생겼다. 우리는 (진주의료원 폐업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겨낼 거다. 이 사안은 크게 보면 경제 민주화 등과도 맞물려 있다. 정부에서 이제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국고지원도 해야 한다. 여러 가지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입장을 분명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올해 도내 의료원들을 자주 방문하고 있다. 진주의료원 사태와 관련해, 도내 의료원의 직원들과 환자들은 어떤 분위기인가?
"의료원에 가면 환자들이 (지역에 의료원이 있는 것을) 굉장히 고마워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그분들은 노령이거나 장기 입원 중인 환자들이다. 민간 병원에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잘 받아주지 않는, 그런 환자들이다. 그러니까 의료원에 와 있는 게 정말 고마운 거다. 현장에 가서 만나보면, 의료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에 환자가 없는 게 아니다. 조그만 더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접근을 하고 국가에서 조금만 더 투자를 해주면, 지금 적자를 안고 있는 의료원 전부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 결코 어려운 게 아니다.

의료원 직원들과는 곧 조만간 '노·사·정협의회'를 만들려고 한다. 5개 의료원 의료원장들하고 노동조합하고 강원도하고, 협의체를 만들 생각이다. 노동조합에 대해서, 홍준표 지사가 자꾸 욕을 하는데 원래 노동조합이 강한 게 아니라 강하게 만들어놨다. 직장을 잃는데 저항을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나. 강릉의료원 같은 곳만 해도 전국에서 임금 체불 비율이 가장 높다. 몇 년 동안을 월급을 반밖에 주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에게 강성노조 운운하는 것은 이념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의료원을 바꾸는 데는 직원들도 열심이다. 현장에 가면 아주 친절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이렇게 가면 우리가 어느 점에서는 민간 병원한테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강원도는 경영 개선 이외에도 양질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지역이 고령화 되다 보니까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수술 비용이 너무 비싸 수술하기가 어렵다. 양쪽 다리에 1100만 원이 들어간다. 이게 심해지면 걸을 수가 없다. 그 수술비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얼마 전에 저소득층에게 인공관절 수술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삼성전기와 MOU를 맺었다. 강릉의료원에서 30%를 대고, 삼성전기에서 70%를 부담한다.

차상위 계층 같은 경우에는 110만 원 정도의 비용을 받는다. 우리는 앞으로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이런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도가 돈을 댈 수 있는 것은 돈을 대고, 그리고 기업에서 사회공헌기금을 받을 수 있는 건 받고, 모금이 필요할 때는 또 모금을 해서 하나씩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우리는 앞서 사회공헌기금을 받아 지뢰 피해자들을 지원한 적이 있다. 지뢰 피해자들도 법적 사각지대에 있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 이외에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릉의료원의 경우 입원환자 수가 작년에 비해서, 올해 아주 1.5배 가까이 늘었다. 외래 진료도 그렇고, 수술 건수도 그렇고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이것도 사실은 저희가 더 빨리 늘릴 수가 있는데 (의사 등) 인력을 구하지 못해서 환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 것만 해결이 돼도, 의료원이 빠른 시간 내에 회복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도 강원도 의료원을 매각하거나 위탁해야 한다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의 말씀은, 의료원을 정상화하라는 독려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겠다. 의료원을 정상화해서, 민간 병원보다도 지방 의료원이 어느 부분에서는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태그:#의료원, #최문순,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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