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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마이뉴스> 서교동 마당집에서 10만인클럽 '하루카페'와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덴마크를 취재한 오연호 대표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특강이 열렸다.
▲ 서교동 마당집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하루카페 8일 <오마이뉴스> 서교동 마당집에서 10만인클럽 '하루카페'와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덴마크를 취재한 오연호 대표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특강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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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자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서빙에 나섰다. 커피와 요깃거리는 모두 공짜.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가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덴마크(한국은 56위)를 심층 취재해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들려주기도 했다. 지난 8일 열린 10만인클럽 '하루 카페'에서의 일이다.

한 달에 한 번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열리는 '10만인클럽 특강'이 감사의 달 5월을 맞아 '하루 카페'를 열었다. 장소는 10만인클럽 사무실인 '서교동 마당집(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마을 공동체인 '성미산 마을(서울 마포구 성산동)'과 이웃하고 있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오후 9시에 문을 닫은 '하루 카페'에는 10만인클럽 회원을 포함해 약 130여 명의 사람들이 방문했다.

카페는 '작은 바람'으로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단 하루라도 마음 놓고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을 선물하자. 때마침 성미산 마을에 청소년 카페 '두더지 실험실'이 자리를 잡았고, 함께 '하루 카페'를 꾸려볼 것을 제안했다. "좋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의 민정희(19) 학생이 바리스타로 나섰다. 사무실 내부에는 사진전이 열렸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박종우씨가 히말라야 등지에서 찍은 작품 여려 편을 10만인클럽에 흔쾌히 재능기부 해주었기 때문이다. 

카페 메뉴판부터 공간 디자인까지. 모든 준비를 10만인클럽 직원들이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 카페에 '사람'의 온기를 불어넣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강정마을 활동가 벌금 마련을 위한 후원함도 마련했다. 약 20만 원 정도의 돈이 십시일반으로 모였다. 이날 특강은 직장인들의 시간을 배려해 총 두 번(오후 2시, 오후 일곱시 반) 열렸다.

덴마크 사람들 "나는 당신의 나라가 걱정이다"

<오마이뉴스> 서교동 마당집 천막에서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덴마크를 취재한 오연호 대표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특강이 열리고 있다.
▲ 서교동 마당집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하루카페 <오마이뉴스> 서교동 마당집 천막에서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덴마크를 취재한 오연호 대표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특강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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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호 대표기자는 덴마크에서 발견한 '행복의 해답'을 여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자유, 안정, 평등, 신뢰, 이웃, 환경(관련 기사 : 코펜하겐에서 '걱정없는 사람들'을 만나다). 그들은 "걱정거리가 무엇인가"라는 오 기자의 질문에 오히려 그를 걱정했다. "너희들 전쟁 날 것 같아 걱정이다." "너야말로 (전쟁 때문에) 얼마나 어렵겠느냐." 오 기자는 "속된 말로 쪽팔렸다"며 "남북 대치 상황은 세계적 스트레스의 요소이다"라고 말했다.

덴마크는 병원, 교회, 학교 등 모든 사회적 기관들이 공동체를 이루는 요소란다. 교회는 마을 사람들의 삶을 함께 일구고, 가족을 모두 책임지는 담당 주치의가 있으며, 한 학급은 같은 학생들과 담임 선생님으로 3~9년을 유지한다. 1930년 덴마크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행복 사회'를 위한 여러 방안을 마련했다. 오 기자는 10만인클럽 회원들에게 "후세대들의 '행복 사회'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 추진 위원회'를 만들어 직접 탐방하고 공부하자"고 제안했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자녀를 데리고 온 10만인클럽 회원 신희선씨는 "행복은 서로를 보듬을 수 있는 공동체 사회와 교육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열 다섯 살의 아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것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며 "가족과 여행도 많이 다니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노르웨이 계열 회사에 10년 째 다니고 있는 10만인클럽 회원 김승연(39)씨는 "우리 세대가 잘해야 50년 후 즈음에 '행복 사회'가 오지 않을까 한다"며 "나의 세금이 덴마크처럼 제대로 쓰이고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후세대의 삶을 위해 기꺼이 내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함께 행복했으면..."

8일 <오마이뉴스> 서교동 마당집에서 10만인클럽 '하루카페'와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덴마크를 취재한 오연호 대표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특강이 열렸다.
▲ 서교동 마당집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하루카페 8일 <오마이뉴스> 서교동 마당집에서 10만인클럽 '하루카페'와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덴마크를 취재한 오연호 대표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특강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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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치마를 두른 황방열 사회부장이 주문을 받고 있다.
▲ 서교동 마당집에서 열린 <오마이뉴스> 하루카페 앞치마를 두른 황방열 사회부장이 주문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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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최고의 인기 음식은 오미자차와 팬케이크. 한 10만인클럽 회원은 "음식에서 정성이 묻어난다"며 "공짜로 먹어도 되는지 미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 "'하루 카페'가 앞으로도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청소년들에게도 인기 만점이었다. 엄마와 함께 교복을 입고 방문한 학생은 "오랜만에 부모님과 놀러온 기분이 들어 좋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처럼 곧 결혼을 앞둔 커플, 오랜만에 나들이 나온 부녀지간, 일곱살 딸을 데리고 외출한 부부 등. 가족들의 방문이 많았다.

'만남의 장'이 열리기도 했다. 사람들은 초면임에도 테이블에 둘러 앉아 담소를 나누었다. 마당에서 서빙 중인 <오마이뉴스> 기자의 명찰을 보고 "혹시 그 기사 썼던 기자분 아니세요?"라며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도 있었다. 손 글씨로 적은 <오마이뉴스> 연보, 꽃을 직접 말려 만든 메뉴판, 다양한 느낌으로 꾸며진 쉼 공간들을 보며 10만인클럽이 준비한 '소박한 정성'에 감동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저녁 일곱 시 반. 해가 져 마당이 어둑해졌다. 조명대신 특별히 준비한 촛불을 켰다. 불빛이 사람들의 얼굴을 따스하게 비췄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먹을거리를 즐기며 강연을 듣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주변으로 행복을 옮기는 듯했다. 손을 잡고 카페를 방문한 부부 회원은 "오늘 정말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미소를 띠며 말했다. 이런 소감도 있었다.

"공동체가 무엇인지 (이곳에서) 비로소 느끼고 간다. 덴마크의 삶은 먼 이야기지만, 오늘 이곳에서는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덴마크처럼 삶을 혼자가 아니라 함께 꾸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하루 카페'의 주방을 책임진 '두더지 실험실'은 그 '행복'을 이미 만들어가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두더지 실험실'은 다가오는 불확실한 삶 때문에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으며, 앞이 막히면 옆으로 가고, 옆이 막히면 미련 없이 뒤돌아가는, 위로 갔다 아래로 갔다, 종횡무진 땅굴파기의 달인 두더지의 끈기를 닮고 싶은, 10대들의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청소년들 서로가 어둠과 빛 사이에서 돌파구를 내는 우직한 동료가 되어 '지금, 여기'를 살면서 유쾌하게 잔치를 만들어가길 희망하는 실험실입니다.(두더지 실험실의 현판 글)" 


태그:#10만인클럽, #하루 카페, #성미산마을, #두더지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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