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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평통사 회원들이 외교부 청사 앞에서 "국민 혈세를 주한미군 '쌈짓돈'으로 만드는 미군 주둔비 부담 협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미군 주둔비 부담 협상 중단하라 24일 오전 평통사 회원들이 외교부 청사 앞에서 "국민 혈세를 주한미군 '쌈짓돈'으로 만드는 미군 주둔비 부담 협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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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미군 주둔비부담금) 협상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주한미군이 방위비분담금을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아래 평통사)는 24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사직동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미군이 방위비분담금을 제 주머니의 '쌈짓돈'처럼 쓰고 있다는 사실이 미 의회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면서 "이는 방위비분담금이 전혀 통제되지 않은 채 허투루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통사는 미 의회 보고서를 인용하여 "주한미군이 한국 정부가 부담한 방위비 분담금 중 1040만달러(약 116억4280만 원)를 미 2사단 박물관을 짓는 데 사용하거나, 140만 달러(약 15억6660만 원)를 용산 미군 기지 내 식당시설을 짓는 데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평통사 "방위비 분담금은 미군의 '쌈짓돈'"

평통사는 또 "미국 의회에서 조차 방위비분담금의 사용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데, 한국 정부는 우리 국민 혈세인 방위비분담금이 미국에 넘어가는 순간 미국 돈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제대로 통제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1991년부터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관한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을 체결해 왔다. 정부는 2008년부터 그 직전 해에 타결한 제8차 협정에 따라 연평균 8000억 원가량의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다.

제8차 협정은 올해로 종료되기 때문에 내년 이후의 분담금 계산을 위해 한·미 양국은 올해 중에 9차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2월 발간한 한·미 관계 보고서에서 "미 국방부 관리들은 한국에 최소 50% 이상으로 분담률을 증가시킬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평한 수준'을 내세워 한국의 부담비율을 절반으로 확대하자는 것이 미국측의 지속적인 요구다.

8배 늘어난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증가폭의 2배 상회

평통사는 미국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주한미군 주둔비 부담을 50%로 올리게 되면 2013년 8695억 원이던 한국 정부의 부담이 1조 원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SMA가 적용된 1991년 1073억 원에서 올해 8695억 원으로 8배 이상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7조4524억 원에서 34조5627억 원으로 확대된 국방비 증가폭을 2배 가까이 상회하는 것이다.

1999년 이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규모 추이
▲ 방위비 분담금 규모 추이 1999년 이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규모 추이
ⓒ 통계청 e나라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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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통사는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집행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미군주둔비 부담금 예산의 평균 18.2%가 이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미국 정부 주장처럼 한국이 부담하는 미군 주둔비부담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남아돌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07년에는 주한미군이 실제로는 쓰지 않는 거액의 방위비 분담금을 미국계 금융권에 예치해 매년 수백억 원의 이자수익까지 거둔 것이 드러나 파문이 일기도 했다.

박석분 평통사 교육팀장은 "현재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경남 진주의료원의 일년 적자가 60억 원이고, 전국의 34개 도립의료원의 지난해 적자가 655억 원인데 우리 정부는 한해 8000억 원을 미군에 퍼주고 있다"며 "미군에 1년 퍼주는 돈이면 전국에 있는 34개 의료원의 적자를 모두 보전해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또 "오로지 미국 필요에 의해 강요되는 불법 부당한 미군 주둔비부담금 지급을 위한 협상을 중단하고, 불평등한 한미 SOFA에도 어긋나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을 폐기할 것을 한미 당국에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태그:#방위비분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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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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