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수원대 자유게시판에 학생들이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는 내용을 글을 올리고 있다.
 수원대 자유게시판에 학생들이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는 내용을 글을 올리고 있다.
ⓒ 유혜준

관련사진보기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4학년 학생이다. 4학년이 돼 졸업을 바라보고 있지만, 학교 교육환경은 등록금 200만 원어치 받은 것 같다. 나머지 제가 낸 등록금은 어디에 쓰였나? 적립금으로 갔나?"

"연극영화과의 노후되고 냉·난방이 되지 않은 건물에서 수업과 연습, 미술대학의 조형관, 음악대학의 연습실 부족, IT대학의 수업환경, 낡은 중앙도서관... 정말 한 단과대학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확연히 눈에 보이는 상황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내온 등록금의 가치만큼 꼭 그에 맞는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의견을 더 이상 묵살하지 말고 우리가 낸 등록금 액수만큼 합당한 교육환경에서 그에 맞는 대우를 받으면 수업받고 싶다.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할 때다."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이유로 수강신청 기간도 다 지났는데 수업이 바뀐다는 게 말이 되나. 학교에서 라이센스 하나 못 사서 학생들에게 불법을 쓰라고 종용하는 것에 기가 찬다. 수원대학교가 돈이 없는 학교도 아니면서 이러니 참 안타깝다."

"정보미디어과 학생이다. 2007년 입학했을 대 정식 교수가 4분 있었다. 그래서 각 교수님들 커리큘럼 하에서 지도를 받으면 전공분야를 선택하고 공부했다. 하지만 군대 전역하고 2011년 복학했을 때, 정식 교수는 한 분, 나머지는 계약직 교수님이었다. 2013년 현재, 매년 교수님이 바뀌어 커리큘럼이 바뀌고 연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정보미디어학과 설립 이후로 점점 발전되기보다 기본적인 교육체계조차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

수원대학교 자유게시판에는 지난 2월 말부터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불만 내용의 대부분은 학교 시설이 낡고, 수업용 기자재와 실험용품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으며 수업용 소프트웨어를 구입하지 않아 아예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수원대학교의 재단적립금이 많은데 학교시설이나 학생들을 위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며,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3월 23일 현재, 수원대 자유게시판에는 학생들의 이런 불만이 담긴 글이 수백 건 이상 올라와 있다.

ⓒ 유혜준

관련사진보기


수원대는 지난 2010년 재단적립금이 2972억으로 전국 4위였다. 학생들의 불만은 학교 측이 재단적립금을 잔뜩 쌓아놓고도 이를 학교나 학생을 위해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학생들은 "수원대가 다른 대학에 비해 등록금을 많이 받는다"며 "받은 만큼 학생들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극영화과의 한 학생은 게시판을 통해 "(수원대) 한 학기 등록금은 100만 원 정도가 적당하다"며 "한 학기에 100만 원만 받든가 500만 원 등록금에 어울리는 기본적인 지원을 해주던가 적극적으로 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연극영화과 학생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연영과 학생들은 학교 측이 지난 15년간 반드시 필요한 시설도 갖추지 않고 학교운영을 하고 있다며 게시판을 통해 이인수 총장에게 공개질의를 했다.

연영과 학생들은 ▲ 지난 15년간 등록금에 포함된 실험실습비, 기자재구입비 집행내역 ▲정원 70명 학부에 전임교수가 5명밖에 되지 않는 이유 ▲ 매년 1억 원에 달하는 연영과 입학전형료의 사용내용 ▲ 조선일보 종편에 투자한 50억 원의 출자 ▲ 재단 적립금의 조성경위와 사용계획 등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의 불만이 게시판에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지만 학교 측은 공개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학생들은 "학생지원처가 게시판에 이슈가 될 만한 것들이 있으면 끊임없이 글을 올려 학생들의 소중한 소리가 뒤로 가게 하고 계속 묵살하고 있다"며 "우리는 의견묵살이 아닌 대화와 지원을 원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 학교 학생으로서 당연한 최소한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3일, 수원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학생들이 게시판에 올리는 글이 전부 사실"이라며 "학생들의 불만이 매년 되풀이되어 왔지만, 학교 측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고 그때그때만 넘기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쌓인 학생들의 불만이 이번에 폭발하게 된 것"이라며 "수원대가 돈이 없는 학교가 아니라 재단적립금이 3천억이나 있는데도 학생과 학교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문제로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수원대, #자유게시판, #연극영화과, #재단적립금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