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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006년 3월 18일은 처음 오마이뉴스에 송고한 글이 기사로 채택된 날이다. 그 후 680개의 기사를 썼다. 그동안의 성적은 '오름 3, 으뜸 7, 버금 208, 잉걸 463'다. 기사의 종류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사람 만나 인터뷰 한 것과 '나 자신의 사는 이야기'등이다.

장호원 장터를 보며 썼던 기사(봄을 파는 곳, 장터)가 2006년 3월 18일에 오마이뉴스에 올랐다. 이 걸 시작으로 681개의 기사를 썼다. 사진은 그 때 올린 사진이다.
▲ 최초 기사의 사진 장호원 장터를 보며 썼던 기사(봄을 파는 곳, 장터)가 2006년 3월 18일에 오마이뉴스에 올랐다. 이 걸 시작으로 681개의 기사를 썼다. 사진은 그 때 올린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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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생나무'에 걸린 기사도 참 많다. 아직도 잊을 만하면 '생나무'에 걸린다. 덕분에 심심하지 않아 좋다. 나 자신의 글쓰기를 돌아보게 해주니 말이다. 생나무 닥터들이 아주 세심하게 클리닉까지 해주니 참 고마운 일이다. 사람은 평생 배운다 했는데, 가르쳐주니 말이다. 혹시 이 글도 생나무에 걸린다면 '아하 역시나'라고 난 생각할 게다. 하하하하.

쓰는 기사가 거의 대부분 사는 이야기다 보니 조회 수가 항상 그만그만하다. 물론 안다. 내 기사가 뛰어나지 못한 탓이라는 걸. 아직도 생나무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걸 보면 알만 하다. 아무리 초월하는 척 해도 조회 수가 내 기사의 질을 말해주는 것 같은 기분은 지울 수가 없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조회 했다는 건 쓰는 사람의 큰 보람이다.

조회 수만 보면 요즘 오마이뉴스를 보는 네티즌이 꽤나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내 초창기 땐 사는이야기 조회 수가 600~700건이 잘나오는 수였다. 요즘은 웬만하면 2000건은 나온다. 조회 수만 보고도 "요즘 오마이뉴스 잘 나가네 그려"랄 밖에.

이런 내 기사 중에서 '왕대박'난 일이 있다. 물론 조회 수만 따져 봤을 때다. '딸은 왜 인문고 성적으로 공고 갈까(2009.10.30)'란 기사다. 오늘 현재까지 조회 수가 11만6191건이다. 댓글도 총 47개다. 내겐 가히 획기적인 역사의 순간이었다.

위 사진은 기사 [딸은 왜 인문고 성적으로 공고갈까]에 실린 사진이다. 이 기사로 인해 이번에 나온 책 [자녀독립만세]를 꿈꾸었다. 실로 5년 만에 이룬 쾌거다.
▲ 대박 기사의 사진 위 사진은 기사 [딸은 왜 인문고 성적으로 공고갈까]에 실린 사진이다. 이 기사로 인해 이번에 나온 책 [자녀독립만세]를 꿈꾸었다. 실로 5년 만에 이룬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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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기사를 올리던 날은 평소 기분으로 기사를 썼다. 평소 하던 대로 내 사는이야기를 올린 게다. 내 딸이 인문고 성적으로 공고를 간 이야기다. 우리 집으로선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기사를 쓰고 그 다음 날 아침 '내방'을 여는 순간 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아하, 조회 건수가 5만이 넘어갔다. 6만, 7만, 8만, 9만, 10만... 이럴 수가. 이거 시스템 상 에러인가 했다.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처음엔 신기하다가 나중엔 살짝 두려워지더라. 흡사 고추장을 몰래 훔쳐 먹다 들킨 아이처럼.

댓글도 달렸다. '당신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는 내용은 일부였다. 대부분이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자신들의 경험을 비추어 우리 부녀가 실수하는 거라 했다. 다시 생각해보라 했다. 좀 더 신중하라고 했다. 대한민국 현실을 직시하라 했다. 한 번 뿐인 딸의 인생을 두고 도박하지 마라 했다.

처음엔 조회 수에 놀라고, 다음엔 댓글에 놀랐다. 댓글의 수(사는 이야기엔 웬만해선 댓글이 달리지 않고, 달리더라도 2~3개다. 물론 내 경우다)도 그렇지만, 댓글의 내용이 더 놀라웠다. 물론 그 비판적인 댓글을 딸과 함께 읽으며 그럴 수도 있겠다며 참고했다. 딸도 나도 고마운 충고라며 읽었다.

그 충고를 읽은 딸은 공고 생활을 잘 마치고 2013년도에 대학을 들어갔다. 자신이 원하던 산업디자인과에 진학했다. 대학 진학 하면서 '딸의 성인독립선언식'을 했다. 그 이야기도 최근에 오마이뉴스에 기사로 썼다. 어쨌든 지금도 그때도 우리 부녀는 잘 선택했다고 자신한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게다.

그동안 나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7권의 책을 냈다. 이번에 낸 책이 바로 <자녀독립만세>( 삼인출판사, 2013년 3월19일)다. 왜 나는 내 책의 일등공신을 오마이뉴스라고 말할까. 아니 말할 수밖에 없을까. 특히 이번 책은 더욱 더 그렇다.

'딸은 왜 인문고 성적으로 공고 갈까'란 기사를 올렸을 때의 사람들의 반응에서 나는 많은 걸 배웠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시대 보편적인 생각을 알게 됐다. 사소한 사는 이야기지만, 자녀의 교육 문제, 특히 진학문제에 10만 건 이상의 관심을 보인 게다.

고액과외, 고액학원, 하루 몇 개의 학원가기 등은 아무래도 나에겐 먼 이야기다. 내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흔치 않다. 내 주위엔 가난한 사람이 많아서다. 지인 중에 시민단체 사람들도 꽤 있다. 그들은 의식적으로 사교육에 몰입하지 않는다. 나로선 사교육과 아이교육에 강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은 대중매체 속의 이야기였다. 한마디로 교육에 대한 내 시각은 21세기 대한민국 보편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오마이뉴스를 통해 내 시각을 상당히 교정받기도 하고, 넓히기도 하고, 깨닫게 되기도 한다.
오마이뉴스를 통해 탄탄해진 글쓰기를 발휘한 책들이다. 이 외에도 [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 자리출판사, 2012년]란 책도 있다.
▲ 책표지들 오마이뉴스를 통해 탄탄해진 글쓰기를 발휘한 책들이다. 이 외에도 [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 자리출판사, 2012년]란 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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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사 대란(조회수 11만)은 나에게 그걸 깨닫게 해주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자녀교육에 엄청난 관심이 있다는 걸. 내 교육의 시각이 조금은 남다르다는 걸. 나와 내 아이들이 살아가는 자녀교육 이야기가 좀 더 독특하고 재미있다는 걸. 어쨌거나 이 시대 부모들에겐 메시지(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가 된다는 걸. 그래서 언젠가는 책으로 한 번 내야겠다는 걸. 

이번에 낸 책은 다름 아닌 나와 내 자녀들의 이야기다. 부제목이 '별난 아빠의 별난 자녀 교육이야기'다. 20년 동안 자녀들을 키우면서 실제로 해왔던 이야기들이다.

이 이야기 중엔 '자녀 대학 가는 걸 부모가 왜, 아이들과 고물 수집 협약 맺다, 선생님 우리아이 공부 그만시키세요' 등의 글이 있다. 이 책에 수록된 내용 중 오마이뉴스 기사(사는 이야기)에 올라간 글들도 상당히 많다.

솔직히 난 기자수업을 정식으로 받은 사람이 아니다. 물론 글쓰기를 배운 사람도 아니다. 문예창작과의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 물론 책을 좋아해서 많이 읽은 것뿐이다. 그래서 아직도 생나무를 오락가락 한다. 이런 촌놈이 책을 7권이나 냈다.

이번에 나온 책 표지다. 이 책의 일등공신은 오마이뉴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자녀독립만세, 삼인출판사, 송상호지음, 13800원]
▲ 자녀독립만세 이번에 나온 책 표지다. 이 책의 일등공신은 오마이뉴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자녀독립만세, 삼인출판사, 송상호지음,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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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내가 여기 오기까지 상당히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했다. 그럼에도 오마이뉴스란 통로가 없었다면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이번에 나온 책의 모티브가 오마이뉴스 기사 덕분이다. 책 꼭지에 상당수도 오마이뉴스에 올린 기사 내용들이다. 글쓰기가 탄탄해진 것(책을 쓸 만큼)도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려서다(특히나 생나무 닥터들의 조언도 컸다. 그 분들에게 정말 감사한다). 이러니 내가 이번 책의 일등공신을 오마이뉴스라고 할밖에. 그저 고마운 일이다.


태그:#송상호, #도서출판 삼인, #자녀독립만세, #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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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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