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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6일 대청호 호반길 1코스 종주를 진행했다. 대청호 물문화관에서 두메마을까지 약 11.5Km 구간에는 많은 볼거리들이 있었다. 넓은 호수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광과 봄을 준비하는 웅덩이에 자리 잡고 있는 올챙이들은 걷기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강력한 요소였다.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잔디밭에서 먹는 도시락은 꿀맛이었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참나무와 벤치는 그야말로 대청호의 백미였다.

도롱뇽이 알을 낳아 놓은 모습, 이런 자연을 걸으며 볼 수 있는 것은 특별한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 도롱뇽 알 도롱뇽이 알을 낳아 놓은 모습, 이런 자연을 걸으며 볼 수 있는 것은 특별한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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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산이 어우러져 있어 여느 길보다 아름다웠다.
▲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대청호 호수와 산이 어우러져 있어 여느 길보다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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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바라보면서 쉴수 있는 벤치와 참나무
▲ 참나무와 벤치 호수를 바라보면서 쉴수 있는 벤치와 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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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대청호 오백리길, 잘만 살린다면 그야말로 대전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듯 보였다. 이런 대청호 오백리길을 답사한 뒤 부족한 점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마을과의 연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1코스에 위치한 삼정동, 두메마을의 많은 이야기들을 길에 녹여내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마을을 직접 지나가거나 둘러지나가지만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찾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오백리길을 걸으면서 정승을 지낸 산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는데,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마을분을 만날 수 있었지만, 이방인을 보는 눈은 곱지 않았다. 오히려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만이 우리를 반겨줬다. 마을과의 교류가 없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안내판이었다. 길 안내 판넬을 정면으로 가린 안내판을 보면서 주민과 협의가 전혀 되지 않았음을 쉽게 짐작 할 수 있었다.

안내표지판을 음식점 간판이 가리고 있다.
▲ 안내판을 가린 입간판 안내표지판을 음식점 간판이 가리고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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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없어진 길이 많았다. 지난해 대청호가 만수가되면서 잠긴 지역이 많았기 때문인지 길 곳곳이 끝어지고 없어져 있었다. 심각한 곳은 길이라고 할 수 없는 공간에 난간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그나마 만들어진 난간은 부서지고 깨지면서 오히려 쓰레기로 전락해 있었다. 상수원보호구역에 진입을 못하게 만들어 놓았던 철책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안전을 위협하기도 했다. 어린이들이랑 함께 걸었다면 안전을 위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설물을 적정하게 철거하지 않아서 걸으면서 안전상 문제가 있어 보였다.
▲ 위험한 시설물 시설물을 적정하게 철거하지 않아서 걸으면서 안전상 문제가 있어 보였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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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안내판 문제다. 대덕구, 대전시, 녹색생태사업단 3개의 주체가 각기 다른 안내판을 설치해 놨다. 만든 기관과 목적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길인데도 불구하고, 누리길, 오백리길, 호반길등의 표기가 달라서 통일해야 할 것 같았다. 심한 곳은 물문화관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데, 오히려 안내판은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표시된 부분이었다. 길의 방향을 표시해 두었지만 길은 없는 안내판도 종종 발견되었다. 초행길인 걷기참가자들은 안내판 때문에 길을 잃을 수 있을 듯 보였다.

관리주체가 나뉘어져 이중적인 비용이 들어간 부분은 매우 아쉽게 느껴졌다.
▲ 같은 곳에 안내푯말이 설치되어 있다. 관리주체가 나뉘어져 이중적인 비용이 들어간 부분은 매우 아쉽게 느껴졌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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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리길을 아니지만 같은 노선에 설치된 잘봇된 안내판! 물문화관과 더 멀어졌음에도 더 가까워진 것으로 설치되어 있다.
▲ 잘못된 안내표지판 오백리길을 아니지만 같은 노선에 설치된 잘봇된 안내판! 물문화관과 더 멀어졌음에도 더 가까워진 것으로 설치되어 있다.
ⓒ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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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는 꼭 필요한 곳에 안내판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수로를 공사중인 지역에는 넓은 공터에 어떠한 안내판도 존재하지 않았다. 찾아 갈 수 있는 작은 안내판 설치가 필요해 보였다. 입구를 찾지 못해 헤메다가 걷기를 포기하게 된다면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 쉽게 진행할 수 있는 안내판 정비는 빠른 시간내에 진행해야 할 것이다.

쓰레기 난간이 되어버린 오백리길의 현장!
▲ 난간이 무너져 있어 쓰레기가 된 모습 쓰레기 난간이 되어버린 오백리길의 현장!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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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갈수 있는 공간을 부적절하게 설치한 곳도 있었다. 데크에서 뛰어내려서 내려가야 쉴수 이있는 벤치들을 보면서 헛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뛰어내려갔다가 어떻게 올라와야 할지 모르는 쉼터는 생뚱맞음 그 자체였다. 4시간에서 5시간을 걷는 코스를 감안하면 적정하게 쉴 곳이 반듯이 필요하다. 이렇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을과 연계하여 조성한다면, 생뚱맞게 점프를 해가며 쉴 곳을 찾지 않아도 될 듯 보였다. 이런 쉼터를 마을과 잘 협의하여 조성한다면, 마을 소개 뿐만 아니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무밑에 쉽터는 새로생긴 데크에서 약 1.5m 뛰어내려야 내려가 쉴수 있고 다시 올라와야 한다.
▲ 새로생긴 산책로와 쉽터의 경계 나무밑에 쉽터는 새로생긴 데크에서 약 1.5m 뛰어내려야 내려가 쉴수 있고 다시 올라와야 한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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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쓰레기들이 흘러들고 있었다. 수위변화에 따라 물가로 떠내려온 쓰레기도 있었고, 마을에서 길의 입구에 버린 쓰레기도 있었다. 이런 쓰레기들은 걸을 때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정기적인 관리를 통해 이런 점들을 개선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마을 주민들을 활용하여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하게 하고, 적정한 보상을 한다면 쉽게 개선될 수 있는 사항이 아닐까 한다.

최근  오백리길이 2012년 아시아 도시 경관상을 탔다는 이야기가 너무나 부끄러운 하루였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올 상반기동안 오백리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려고 한다. 모니터링을 통해 오백리길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도출하려고 한다. 이를 지자체에 제시하면서 명실상부한 아름다운 길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태그:#대청호오백리길,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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