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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철수 후보(왼쪽)와 남편인 노회찬 전 의원의 손을 꼭 잡은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3일 오후 지역구를 돌며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본격적으로 유권자 만나기 시작한 노원병 안철수-김지선 후보 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철수 후보(왼쪽)와 남편인 노회찬 전 의원의 손을 꼭 잡은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3일 오후 지역구를 돌며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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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사 왔습니다"와 "아이고~!"의 대결이었다.

13일 나란히 노원 병 4.24 재보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철수 전 대선후보와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의 지역 인사 모습은 각각 이렇게 나뉘었다. 이날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노원 지역을 돌며 얼굴 알리기에 나선 두 후보는 각자의 방식대로 민심을 훑었다. 이날 <오마이뉴스>는 무소속으로 혹은 정당의 후보로 확정돼 선거운동에 뛰어든 안철수 후보와 김지선 후보의 일정을 따라가 봤다.

이날 처음 지역 주민과 만난 안 후보의 인사말은 "반갑습니다, 어제 상계 1동으로 이사 왔습니다"로 시작됐다. 하루 전 노원구 상계동으로 전입신고를 마친 안 후보가 '노원 병 주민'이 됐음을 피력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오후 당고개역 주변을 지나는 주민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인사한 안 후보는 "잘 부탁드린다"라는 말을 남겼다.

반면, 김 후보와 그의 곁에서 함께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의 첫 인사말은 "아이고~!"였다. 노 대표가 오랜 기간 지역을 다져온 만큼 친분을 맺은 주민이 많아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을 이같이 표현한 것이다. 김 후보 역시 이날 오후 당고개역 인근을 돌며 "노회찬이 못 이룬 꿈을 제가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 무릎 꿇은 안철수 '낮게 더 낮게'

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철수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노원구 당고개역 부근 시민들을 찾아다니며 "어제 이사왔습니다"며 인사를 하고 있다.
▲ "어제 이사온 안철수입니다" 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철수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노원구 당고개역 부근 시민들을 찾아다니며 "어제 이사왔습니다"며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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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철수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노원구 당고개역 부근 노점에서 '뻥튀기'를 구입하기 위해 지갑을 꺼내고 있다,.
▲ '뻥튀기' 구입하는 안철수 후보 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철수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노원구 당고개역 부근 노점에서 '뻥튀기'를 구입하기 위해 지갑을 꺼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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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길이 눈을 감고도 찾아가는 길이 될 때까지 골목골목을 찾아뵙겠다."

대선 후보가 아닌, 노원 병 재보선 예비후보로 '정치신인'의 자세를 갖겠다는 안 후보는 이날 노원 주민과의 첫 상견례를 가졌다. 당고개역 주변을 한 시간가량 돌며 주민과 인사를 나눈 안 후보는 "(대선 후보 때는) 많은 분들을 만나기 위해 번창한 상가 쪽으로 많이 갔었다"며 "대선 때는 그냥 스쳐 지나가고 한 번도 가지 못했을 곳을 오늘 이렇게 방문하고 말씀을 들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렇게 악수를 하는 것보다 직접 만나서 (주민이) 하고 싶은 말씀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안 후보를 향해 주민들은 "깨끗한 정치를 해달라", "정파 싸움하지 말고 바른 정치를 해달라", "정부조직법에 대해 확실하게 의사 표시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안 후보는 "명심하겠다,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철수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노원구 당고개역 부근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던 중 상계5구역 뉴타운 취소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호소를 듣고 있다.
▲ "뉴타운 취소해주세요" 주민 호소 듣는 안철수 후보 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철수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노원구 당고개역 부근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던 중 상계5구역 뉴타운 취소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호소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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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뉴타운 5구역 주민들은 '뉴타운 반대' 플래카드를 들고 안 후보에게 다가가 "상계뉴타운 문제를 꼭 해결해 달라, 정부에서 우리를 내쫓고 거지를 만들려고 한다"며 뉴타운 문제 해결을 요청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주민 인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안 후보는 "이곳은 뉴타운 문제도 있고 쇠락한 상가들이 있어 제일 먼저 찾아보고 싶었다"며 "경기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걸 체감했다"고 말했다.

한낮부터 고깃집에서 진행되던 버스기사들의 회식자리에 낀 안 후보는 무릎을 꿇고 다가가 악수를 건네기도 했다. 10여 명의 기사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건네자 한 기사는 "취재진 무르고 소주나 한잔하자"며 친근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후보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사진을 찍고 악수를 나누는 시민들 가운데는 "나도 상계동 산다, (선거 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 "(안 후보 출마) 자체가 선물"이라며 안 후보의 출마를 반기는 이들이 다수였다.

반면, 지난 총선에서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를 찍었다는 박 아무개(59)씨는 "지역을 잘 살게 해준다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며 "일단 허준영씨나 안철수씨 중의 한 명을 뽑을 거 같다, 두고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멀찍이서 안 후보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뿌리 없는 나무는 흔들거려서 못 쓴다"며 혀를 차고 돌아서기도 했다.

[김지선 후보] "안철수와 멋있게 붙어보려한다"

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3일 오후 남편인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서울 노원구 상계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하고 있다.
▲ 출마한 부인 손 꼭 잡은 노회찬 전 의원 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3일 오후 남편인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서울 노원구 상계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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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3일 오후 남편인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서울 노원구 상계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해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노원병 유권자 만나는 김지선 후보 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3일 오후 남편인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서울 노원구 상계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해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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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부당한 판결을 받아 제가 나오게 됐습니다."

하루 종일 노원 병 지역 일대를 돈 김지선 후보의 인사말에는 '삼성 X 파일 사건'이 꼭 언급됐다. 일명 '떡값 검사'의 실명을 인터넷에 게재한 것을 이유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 남편,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재보선에 출마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김 후보는 "노회찬 대표의 명예회복을 하겠다, (의원직 상실은) 노회찬의 아내가 아니라 국민으로서도 너무 억울한 일"이라며 "서민을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며 지역 주민의 손을 잡았다.

그의 곁에는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가 함께했다. 노 대표와 오랜 연을 갖고 있다는 한 상인은 "(의원직 상실 판결이 났을 때) 약이 올라서 TV를 부수려고 했다"며 "노회찬 파이팅"이라며 그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노 대표는 먼저 그를 알아보고 다가선 주민들에게 자연스레 김 후보를 소개했다. 상계동 도깨비시장에서 상인들과 만난 노 대표가 "도깨비시장 힘든 거 다 안다"며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나왔다"며 김 후보를 슬쩍 앞에 세우는 식이다.

상계동에서 31년을 살았다는 박춘심(67)씨도 노 대표와 한참을 반갑게 인사 나눴다. 노 대표가 매주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해오고 있는 상계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만난 박씨는 "(노 대표가) 안타깝게 이리되셨으니 부인이 당선되면 가슴이 그렇게 쓰리진 않을 것"이라며 김 후보에 대한 지지 뜻을 밝혔다.

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북부노점상연합회 사무실을 방문해 인사를 하고 있다.
▲ 노점상연합회 방문한 김지선 후보 4.24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북부노점상연합회 사무실을 방문해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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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인맥'뿐 아니라 마들주민회 운영위원, 함께 걸음 의료생협 이사를 지내고 있는 김 후보에게는 지역 풀뿌리 조직도 우군이다. 실제, 이날 오전 김 후보가 북부노점상연합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김정모 북서부지역위원장은 "노회찬 의원이 비리를 저질러서 의원직에서 물러났다면 안철수 후보가 나서는 게 가능하겠지만, 노 의원은 국민의 알권리를 대변하다 잘못된 법에 의해 물러난 거 아니냐"며 "때문에 진보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뜻이 반영되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며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김 후보는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지역 대표를 뽑는 선거인데 대통령 선거처럼 판이 커져서 부담이긴 하다"며 "그래도 혼자가 아닌 당의 힘으로 선거를 치르니 잘할 수 있다, 나처럼 가난하게 살면서 늦게 배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는 게 새 정치의 출발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 멋있게 한 번 붙어보려고 한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안철수'라는 커다란 복병이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 최제병 북부노점상연합회 조직 1국장은 "굴러 온 돌(안철수)이 박힌 돌(김지선)을 뺄까 봐 걱정"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 시장 입구에서 노 대표와 김 후보를 만나 굳은 악수를 한 김 아무개(58)씨는 "안철수 vs 노회찬이면 고민을 좀 했겠지만, 부인이 나왔는데 뭐..."라며 "난 안철수 팬"이라며 안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안철수, #김지선, #노원 병, #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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