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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노동자 고 최강서씨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우측 아래 파란색 천막의 최씨의 빈소이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고 최강서씨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우측 아래 파란색 천막의 최씨의 빈소이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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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아래 환노위) 여야 간사가 오는 14일 한진중공업 노사 협상을 이끌어냈다는 발표를 노사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나섰다. 국회 환노위 간사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과 민주통합당 홍영표 의원은 8일 오후 "두 의원이 한진중공업 노사 양측과 한 달 넘게 지속적으로 만나 다각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 극적인 중재를 성사시키게 된 것"이라며 오는 14일 오후 2시를 노사 협상 일정으로 못 박았다.

양 의원은 그 전제조건으로 "영도조선소 내부에 안치되어 있는 최강서씨의 시신을 다시 영안실로 옮기고, 시위를 해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가 사실이라면 유족과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측이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하던 회사 앞 빈소 마련을 스스로 철회한 셈이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의 확인 결과 양 의원의 발표와는 다르게 노사 모두 이 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한진중공업 측은 오히려 기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올 정도로 이번 발표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사측 관계자는 "다각적으로 알아보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쪽이 전혀 없다"며 이번 발표에 무게를 낮게 두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조선소 내부에 설치된 빈소를 밖으로 철수한다는 것은 사측의 기존 입장과 같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사측의 입장과는 달라진 것이 없다"며 "대신 유족과 노조에서 영안실 이동과 시위 해산을 언급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유족과 노조로 공을 넘겼다.

영안실 이동과 해산을 약속했다는 유족과 한진중공업지회도 이번 발표를 부인했다. 최씨의 부인 이선화씨는 "정말 이렇게 이야기가 됐다면 회사에게만 좋은 것인데 우리로서는 금시초문이다"며 "우리는 남편의 유언을 받들어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여야 의원실이 협상 테이블에 참석할 것으로 알린 차해도 한진중공업지회장도 "(여야 간사의 발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전부 오보이며 국회에 정식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러한 노사의 입장에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한 환노위 간사측은 당황해하고 있다. 김성태 의원실 측은 "여당은 사측과 이야기를 하고 야당은 노조와 이야기를 진행했다"며 "양측이 서로의 이야기를 조율한 것을 바탕으로 협상을 한다는 발표를 내게됐다"고 밝혔다.

홍영표 의원은 "문제의 완전 해결은 아니지만 실마리를 풀기 위해 14일 서로 만나 노사간 정식 협상을 하면 곧 끝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합의는 노조가 동의한 것이고 빈소를 영안실로 옮기고 집회를 해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족 측과 접촉한 은수미 민주통합당 위원(환노위)은 "지난 5일 국회를 찾은 유족과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사람들과 논의를 했고, 논의 과정 중에 유족이 빈소를 영안실로 돌아가겠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은 의원은 "만약 유족들이 빈소를 다시 영안실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의견을 냈다면 이런 식으로 중재를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은 의원은 "우리는 빈소를 영안실로 돌리겠다는 이야기에 유족과 노조가 동의를 했다고 생각한 뒤 사측과 이야기를 진행했다"며 "만약 유족과 노조가 이러한 입장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힌다면 현재로서는 이번 협상 재개 발표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는 환노위 여야 간사의 보도자료 배포 후 낸 입장에서 "(여야 간사의 보도자료는) 유가족 또는 노조 측과 일체의 사전협의나 논의가 없었다"고 공식 부인했다.

또 노조는 "유가족 및 대책위의 기본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모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현재의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과 노조는 빈소를 이동할 위치를 현재 분향소가 설치되어있는 회사 신관 앞 분향소로 지정했다.

노조는 이번 발표와 관련해 "금번 두 의원의 입장발표 보도자료 내용은 그동안 사측이 주장해왔던 열사시신을 다시 장례식장으로 옮기라는 내용을 대변한 것으로 현재의 사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노조는 국회에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회사측이 지금 즉시 교섭에 나설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줄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태그:#한진중공업, #최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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