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유람선을 타고 바라보는 밀포드 사운드
▲ 밀포드사운드 유람선을 타고 바라보는 밀포드 사운드
ⓒ 임재만

관련사진보기


오전 5시 밀포드사운드로 가기 위해 아침 일찍 눈을 떴다. 밀포드사운드까지 300km, 하루에 왕복하기에는 다소 먼 거리다. 퀸스타운에서 바로 터널을 뚫어 가면 200km에 불과하지만 자연훼손을 싫어하는 이곳 사람들은 먼 거리를 돌아가는 다른 길을 택했다. 퀸스타운의 와카티푸 호수를 지나 사슴목장으로 알려진 모스번으로 달려간다. 모스번으로 가는 2차선 왕복도로에는 앞서가는 차가 하나 없다.

이른 아침에 달리는 호수가 풍경이 참 평화스럽다. 무엇하나 주행을 방해하지 않은 한적한 길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 장소인 기괴한 모습의 리마커블산(2307m)을 지나자 다시 넓은 초원이 시작된다. 아침빛이 쏟아지는 초원에서 풀을 뜯는 양들의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모스번을 지나고 바다처럼 거대한 테아나우 호수를 지나자 곧 뉴질랜드 최대의 국립공원 피요로드 공원으로 들어선다.

울창한 너도밤나무 숲이 이어진다. 남섬은 대부분이 바위산이라 나무가 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피요로드 국립공원은 연간 강수량이 6000mm가 넘을 만큼 비가 많이 내린다. 그래서 바위에 많은 이끼들이 자라게 되고 그 속에 나무들이 뿌리를 내려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많은 비라도 내리게 되면 흙이 무너져 내리는 산사태가 아니라, 이끼 속에 약하게 뿌리 내리고 있는 나무들이 일시에 무너져 내리는 좀 특이한 형태의 산사태가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밀포드로 가는 길의 피요로드 국립공원
▲ 피요로드 국립공원 밀포드로 가는 길의 피요로드 국립공원
ⓒ 임재만

관련사진보기


주변 산 풍경을 온전하게 담을 수 있는 거울 호수를 지나 빙하협곡인 밀포드사운드를 향해 달려간다. 빙하를 머리에 이고 있는 하얀 설산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길 아래로는 빙하에서 녹은 맑은 계곡물이 시원스럽게 쏟아져 내려간다. 그 계곡물은 얼마나 차고 깨끗한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빙산을 눈앞에 두고 계곡을 따라 산길을 올라가자 어느새 산맥을 관통하는 남섬의 첫 터널인 호머터널이 기다리고 있다.

"호머 터널(Homer Tunnel)은 1954년에 개통된 뉴질랜드 남섬 피오르드 랜드 지방의 도로 터널이다.  밀퍼드 사운드와 테아나우 그리고 퀸즈타운을 연결한다. 원래 차선 자갈표면이었다. 터널 벽은 안을 대지 않은 화강암으로 남아있다. 동쪽의 출구 끝은 945m 높이에 있다. 길이는 1270m에 달한다."

호머터널 입구에 빙하가 펼쳐있다
▲ 빙하산 호머터널 입구에 빙하가 펼쳐있다
ⓒ 임재만

관련사진보기


호머터널은 1차선으로 차가 교행할 수 없다. 반대편에서 차가 터널을 빠져 나올 때까지 잠시 기다린 후 신호에 따라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호머터널에서 밀포드로 가는 길은 설악산 미시령 길을 내려가듯 구불구불한 산길을 내려가야 한다. 고갯길을 내려와 잠시 숲길로 이어지고 곧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협곡으로 들어선다. 그 협곡으로 들어서자 파란 하늘이 먼저 열리고 신비스럽게 호수처럼 생긴 바다가 숲을 사이로 나타난다.  바로 이곳이 남섬의 자랑이자 세계 10대 불가사의 하나인 밀포드사운드다. 그 바다 위에는 멋진 유람선이 떠서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밀포드 사운드에 유람선이 떠 있다
▲ 밀포드 서운드 밀포드 사운드에 유람선이 떠 있다
ⓒ 임재만

관련사진보기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들어와 생긴 거대한 협곡, 밀포드사운드를 유람선을 타고 바라보았다. 수백 미터를 장쾌하게 쏟아내는 스털링 폭포를 비롯한 많은 폭포들 그리고 높은 산꼭대기에 아슬아슬하게 자리 잡고 있는 하얀빛의 빙하들과 산등성에 걸린 흰 구름이 눈을 의심할 정도로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게다가 물개들까지 폭포가 쏟아지는 협곡으로 소풍을 나와 여행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물개들이 밀포드사운드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 물개 물개들이 밀포드사운드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 임재만

관련사진보기


"남반구의 피오르 중에 가장 아름다운 지역으로 알려진 밀포드 사운드, 약 1만2000년 전 빙하에 의해 형성된 피오르 지형이다. 1877년 도날드 서덜랜드라는 탐험가에 의해 밀퍼드 사운드로 가는 길이 처음 발견되어 이 신비하고 경이로운 자연에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뉴질랜드 남섬의 남서부에 자리 잡고 있는 피오르랜드 국립공원은 14개를 헤아리는 사운드(구불구불한 좁은 만)와 호수·산·숲 등으로 형성되어 있는 자연의 보고로,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테와히포우나무 공원에 속한다. 뉴질랜드에서는 가장 크며 세계에서는 다섯 번째로 큰 국립공원이다."

폭포가 장쾌하게 쏟아지는 밀포드
▲ 밀포드 서운드 폭포가 장쾌하게 쏟아지는 밀포드
ⓒ 임재만

관련사진보기


뉴질랜드는 북섬과 남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다. 북섬이 여러 개의 화산으로 이루어진 불의 섬이라면 남섬은 빙하의 영향으로 형성된 아름다운 얼음의 섬이라 불린다. 특히 밀포드사운드가 있는 피요로드 국립공원은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울창한 숲과 산, 빙하 호수를 간직한 신비로운 대자연의 경관을 만날 수 곳이다.

다행스럽게도 뉴질랜드 사람들은 이 아름다운 대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듯하다. 빠르고 편한 터널보다는 자연훼손 하지 않기 위해 돌아가는 먼 길을 택한 것처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이번 여행은 아름다운 자연의 경관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경이로운 자연환경에 대하여 나름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여행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대 자연을 시간을 갖고 천천히 돌아볼 수 없음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덧붙이는 글 | 뉴질랜드 여행경로
- 북섬: 오클랜드-와이토모-로또루아-타우포호수-로또루아-오클랜드-크라이스트처치(국내선)
- 남섬:크라이스트처치-데카포호수–후카키호소-퀸스타운-밀포드사운드-퀸스타운-후카키 호수 – 데카포호수 – 크라이스트처치(국내선) - 오클랜드



태그:#밀포드사운드, #호머터널, #피요로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 여행을 다니며 만나고 느껴지는 숨결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가족여행을 즐겨 하며 앞으로 독자들과 공감하는 기사를 작성하여 기고할 생각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