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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대학교 안에 로봇삼총사가 산다고 해서 찾았다. 이들 앞에선 영화 속 로봇은 잠시 잊어야 한다.

대학생활이 바빠도 '너~무' 바쁜 이유

국어사전에서 로봇의 뜻을 찾아봤다. '1. 인간과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걷기도 하고 말도 하는 기계 장치. 2. 어떤 작업이나 조작을 자동적으로 하는 기계 장치.' 그렇다면 오늘 만나는 주인공들은 2의 뜻과 친하다. 

주인공은 한경대 정보제어학과 4학년 '이지수, 오세엽, 신선웅' 학생이 그들이다. 이들은 3학년 때부터 팀(CV Lab : 컴퓨터 비전 연구소)을 이루어온 로봇삼총사다. 로봇학과도 아닌데, 로봇이라니. 나름 이유가 있다.

이들의 선배 팀이 만든 로봇. 로봇경진대회 출품작이다.
▲ 로봇 1 이들의 선배 팀이 만든 로봇. 로봇경진대회 출품작이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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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제어학과란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전자컨트롤시스템을 연구하는 학과다. 이런 정보제어시스템을 학생입장에서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로봇이란다. 각종 로봇경진대회를 통해 일반시민과 공유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적합하다고.  

오늘도 이들은 7월부터 있을 로봇경진대회를 위해 연구실에 나왔다. 이들에겐 방학이 따로 없다. 로봇연구실에서 하루 종일 같이 산다. 평소엔 새벽 1~2시면 연구를 마친다. 대회 직전엔 밤을 새우기 일쑤다.

팀이 결성되면서 연구에 전념 하느라 방학 아르바이트도 못한다. 연구시간을 늘리기 위해 통학은 자취방(원룸)에서 한다. 밤샘 연구를 위해서 학교기숙사 생활도 안 한다. 기숙사는 12시 통금이 있다. 이들은 학과 공부하랴 로봇 연구하랴 바빠도 '너~무' 바쁘다.

팀워크의 이름, '뇌지수, 몸세엽, 선선웅'

로봇 만들기 작업은 팀워크가 생명이다. 그것도 대회 하루가 아니라 매일이 중요하다. 이들에게 학교는 단순히 공부하는 곳이 아니다. 연구하고 팀워크를 맞추는 곳이다.

지수 학생은 로봇의 뇌 부분인 소프트웨어를 담당한다. 세엽 학생은 로봇의 하드웨어(몸)를 담당한다. 선웅 학생은 이 두 부분을 연결하는 연결선 같은 분야를 담당한다. 여기서 '뇌 지수, 몸 세엽, 선 선웅'이란 캐릭터가 나온다.

지수 학생은 인터뷰 내내 신중한 단어 선택을 고민했다. 인터뷰 내용 설명을 위해 많이 머리를 쓰는 듯 보였다. '뇌지수'답게. '몸세엽' 학생은 웬만하면 조용히 듣는 스타일이다. 선웅 학생은 연결하는 사람답게 공감 능력이 뛰어나 보였다. 로봇경진대회 직전, 팀이 모여 '파이팅'이라고 외칠 때, 전율을 느낀다고 했다.

이들 세 학생이 만드는 데 참여한 로봇이며, 앞으로도 더욱 개선해 나가야할 로봇이란다.
▲ 로봇2 이들 세 학생이 만드는 데 참여한 로봇이며, 앞으로도 더욱 개선해 나가야할 로봇이란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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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분야는 각자가 다 할 줄 안다. 다만, 팀의 효율을 위해 자신의 장점을 살린 게다. 오로지
팀워크란 이름 아래 자연스레 이루어진 역할분담이다. 각자 다른 캐릭터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경우다.

의견이 충돌하고 다툼이 있을 때 어떻게 풀까. 술 한 잔 하면서 푼단다. 무엇보다도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어 가능하다고. 자신의 것만 고집하면 팀워크는 벌써 깨졌을 거라고.

잠자는 시간 말고 거의 붙어 있다. 눈빛만 봐도 서로가 안다. 요즘 '여친'과의 진행 속도며, 시시콜콜한 것까지도 공유한다. 사소한 걸 공유하여 신뢰를 쌓는다. 덕분에 자타가 공인하는 '팀워크 좋은 팀'이라고 했다.

고교 시절 같으면 학교 공부 하느라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사회로 나갔다면, 생계유지에 바빠 순수한 팀워크는 어림도 없다. 대학 시절에나 가능한 시스템을 그들은 만끽하고 있다.

충분히 근거 있는 이들의 자신감

4학년인 그들은 이미 미래 설계도 마쳤다. 지수 학생은 '생산라인제어관리자', 세엽 학생은 '자동차 혹은 반도체 생산관리자', 선웅 학생은 '자동차엔진 제어시스템 연구원' 등.

이들이 이럴 수 있는 건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뭔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로봇경진대회를 통해 이뤄낸 성취감은 곧 자신감으로 자리 잡았다.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그것도 혼자가 아닌 '우리'가 되어 해본 경험이 자산이 된 건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진로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물었다. 지수 학생은 "열심히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했다. 선웅 학생은 "졸업한 선배들을 통해 진로의 시야를 확보했기에 자신 있다"고 했다. 세엽 학생은 "급여 수준에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어디든 문제없다"고 했다.

이들은 한경대 정보제어학과 4학년이다. 로봇을 만들기 위해 3학년부터 팀이 되어 매일 같이 생활한다. 연구실에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방학도 없이 연구하고 연구한다. 왼쪽부터 이지수, 신선웅, 오세엽 학생이다.
▲ 로봇삼총사 이들은 한경대 정보제어학과 4학년이다. 로봇을 만들기 위해 3학년부터 팀이 되어 매일 같이 생활한다. 연구실에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방학도 없이 연구하고 연구한다. 왼쪽부터 이지수, 신선웅, 오세엽 학생이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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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자신감을 누가 감히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라 하겠는가. 누구보다 알차게 대학생활을 하는 그들에게 주어진 당연한 선물이지 싶다. 하루 중 제일 좋은 시간을 묻자 세 사람의 말은 이구동성이었다. 하루 일과를 마쳤을 때라고. 하루를 보람 있게 살았다는 뿌듯함이 밀려온다고. 하루가 모여 1년, 10년이 된다는데, 이들은 대학생활 참 아름답게 하네 그려.

덧붙이는 글 | 이 인터뷰는 지난 7일 한경대 정보제어학과 로봇 연구실에서 이루어졌다.



태그:#로봇, #정보제어학과, #한경대학교, #안성, #로봇삼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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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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