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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12.12쿠데타 과정에서 희생된 김오랑 중령, 정선엽 병장, 박윤관 상병에 대한 33기 추도식이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29번 묘역 깅오랑 중령 묘소에서 열리고 있다. 추도식 참석자가 고인의 영정앞에 헌화 분향한 뒤 큰절을 하고 있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12.12쿠데타 과정에서 희생된 김오랑 중령, 정선엽 병장, 박윤관 상병에 대한 33기 추도식이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29번 묘역 깅오랑 중령 묘소에서 열리고 있다. 추도식 참석자가 고인의 영정앞에 헌화 분향한 뒤 큰절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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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추도식 참석자가 고 김오랑 중령의 영정에 헌화 분향하고 있다.
 한 추도식 참석자가 고 김오랑 중령의 영정에 헌화 분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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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추위가 매서웠던 12일 오전 11시. 흰눈이 소복히 쌓인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29번 묘역 한편에서는 10여 명이 모여 조촐한 추모식이 열렸다. 1979년 12월 12일, 신군부의 군사 반란에 홀로 맞서다 순직한 고 김오랑 중령 추모식이었다.

33년 전 그날 밤 군사 반란을 일으킨 신군부 측 박종구 15특전대대장(중령)은 회유를 거부한 정병주 특전사령관(소장)을 연행하기 위해 특전사령부 본청을 포위하고 M-16으로 무장한 체포조 10명을 투입한다. 이미 특전사령부 참모들 대부분이 반란군에 동조하고 있던 상황. 특전사령관 비서실장이었던 김오랑 중령(당시 소령)은 사령관실에서 홀로 반란군과 교전을 벌인다.

12월 13일 새벽 0시 15분, 결국 김 중령은 후두부 1발과 하복부 5발을 맞고 현장 사망한다. 반란군 체포조도 10명 중 4명이 중상을 입을 만큼 치열한 교전이었다.

묘비 앞에 영정을 세우고 촛불을 켰다. 차린 상은 배, 감, 포 등 단촐했다. 참석자들도 대부분 추모사업회원들이었다. 지난 총선에서 이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계안 전 의원이 제일 유력 참석자였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12.12쿠데타 과정에서 희생된 김오랑 중령, 정선엽 병장, 박윤관 상병에 대한 33기 추도식이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29번 묘역 깅오랑 중령 묘소에서 열리고 있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12.12쿠데타 과정에서 희생된 김오랑 중령, 정선엽 병장, 박윤관 상병에 대한 33기 추도식이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29번 묘역 깅오랑 중령 묘소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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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준비한 <김오랑 평전> 바쳐져

김용환 추모사업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이젠 쿠데타 세력의 대물림 세습까지 걱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마땅히 이제라도 특별법을 제정해 참군인 김오랑을 군의 표상과 상징으로 올려놓아야 합니다. 그의 참군인의 정신이 군인들의 정훈 교재로 채택돼야 하고, 마땅히 대한민국 최고의 무공훈장 수여로 명예를 회복시켜주어야 합니다. 군인에게 있어 쿠데타의 길이 만고역적의 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명문화해야만 합니다."

'김오랑 중령 무공훈장 추서 및 추모비 건립 건의안'이 17대와 18대 국회 국방위에 제출되었지만 상조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이번 19대 국회에도 개원과 함께 국방위에 제출됐지만 추모회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김오랑 중령과 육사 동기(25기)이지만 하나회 출신으로 12․12 쿠데타에 직접 가담했던 강창희가 국회의장이기 때문이다. 육사 25기 동기회도 12․12 쿠데타에 관여한 당사자들이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건의안에 힘을 보탤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동기회는 이날 추모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짧은 추모식은 참석자들이 술을 한잔씩 올리면서 끝마쳤다. 김오랑 중령의 영전 앞에는 추모회에서 7년을 준비 끝에 지난 10월 말 발간한 <김오랑 평전>이 바쳐졌다.

추모식을 마친 추모회원들은 8묘역으로 자리를 옮겨 나란히 있는 고 정선엽 병장과 고 박윤관 상병 묘소에 헌화했다. 이들은 모두 12․12 쿠데타 당시 희생됐다. 한 명은 반란군 쪽, 다른 한 명은 이를 막는 쪽이었지만, 이들은 모두 영문도 모르는 상태였다. 박 상병의 묘소에는 이미 동생이 혼자 와서 술을 한잔 올리고 있었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12.12쿠데타 과정에서 희생된 김오랑 중령, 정선엽 병장, 박윤관 상병에 대한 33기 추도식이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29번 묘역 깅오랑 중령 묘소에서 열리고 있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12.12쿠데타 과정에서 희생된 김오랑 중령, 정선엽 병장, 박윤관 상병에 대한 33기 추도식이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29번 묘역 깅오랑 중령 묘소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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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오랑, #정선엽, #박윤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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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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