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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캠퍼스에서 열린 '18대 대선후보 정책비교 토론회'에 이봉의 서울대교수, 이병천 강원대교수, 김상조 한성대교수,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김상조 한성대교수가 토론 발제를 하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캠퍼스에서 열린 '18대 대선후보 정책비교 토론회'에 이봉의 서울대교수, 이병천 강원대교수, 김상조 한성대교수,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김상조 한성대교수가 토론 발제를 하고 있다.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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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약들은 평가할 가치가 없다고 평가하는 게 올바른 평가다."

14일 오후 덕성여대 종로캠퍼스에서 열린 대선후보 정책 비교 토론회에서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기존 경제민주화 정책 비교 방식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전국교수노조, 학술단체협의회에서 주최한 데다 문재인 후보 쪽에선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경원대 경제학과 교수), 안철수 후보 쪽에서는 이봉의 서울대 교수가 참석해 마치 교수들의 '학술대회'를 연상시켰다.
 
하지만 김상조 교수는 "재벌개혁 공약에서 출총제, 계열분리명령제가 있고 없고를 두고 후보의 재벌개혁 의지와 진정성을 평가하는 방식은 백해무익하고 위험하기까지 하다"면서 "더 중요한 건 각 후보의 경제 철학, 참모와 정당 조직의 특성"이라며 분위기를 바꿨다.

"박근혜-김종인 갈등, 경제 철학 한계 보여줘"

김 교수는 김종인 박근혜 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이정우 문재인 캠프 경제민주화위원장, 장하성 안철수캠프 국민정책본부장 등 각 후보 경제민주화 정책을 대표하는 핵심 참모들의 위상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후보가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하고도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규제 세우는)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모순일 수밖에 없고 최근 김종인 위원장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며 "경제위기론 속에 '경제민주화와 경제성장 투 트랙'으로 갈아탄 것도 박 후보의 철학적 한계를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조직에 대해선 김종인 위원장 말을 빌어 "지지고 볶고 싸우다가도 보수가 결정하면 모두 그리로 달려가는 DNA를 가진 조직"으로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경제민주화 공약 채택을 놓고 박 후보와 신경전으로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경제민주화 이전에 당내 민주주의부터 확립해야 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민주당 통합부터"... "참여정부 실패에서 배울 것"

반면 민주통합당에 대해선 "선거로 자신들의 보스를 뽑아놓고도 절대 그 보스를 따라가지 않을 DNA를 가진 사람들만 모인 조직"이라면서 "사회 통합 이전에선 당의 통합부터 고민해야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도 "노무현 정부가 재벌과 관료의 함정에 빠져 재벌개혁에 실패한 경험에서 탈피하고 당내 통합적 리더십을 확보하는 게 큰 숙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홍종학 의원은 "참여정부 때 재벌개혁 공약을 실현 시키지 못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면서도 "윌슨 미국 대통령도 1913년 재벌개혁에 성공하지 못하고 처참하게 깨졌지만 당시 부통령이던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은 합법적 방법으로 재벌을 개혁한 유일한 사례였다"며 문재인 후보의 '경험'을 내세웠다.

"<안철수의 약속>은 세미나 자료집"... "국민 전달에 초점 맞출 것"

김 교수는 안철수 캠프에 대해 "어떤 DNA를 가진 사람들이 모였는지 아직 확인도 하지 못한 상태의 조직"으로 평가하고 "후보와 전문가들이 국정 철학과 인간적 신뢰감을 공유하는 시간이 부족해 체계적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하나의 팀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11일 선보인 종합 공약집에 대해서는 "<안철수의 생각>에는 안철수가 있지만, <안철수의 약속>에는 안철수가 없다"며 후보 경제 철학이 제대로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안철수의 약속>은 소수 전문가들이 단기간에 만든 세미나 자료집 요약본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박근혜, 문재인 후보 정책과 달리 논리적인 건 장점이지만 정당조직과 정치 과정을 거치지 않아 첨예한 이해관계 충돌하는 현실에서 실현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캠퍼스에서 열린 '18대 대선후보 정책비교 토론회'에 이봉의 서울대교수, 이병천 강원대교수, 김상조 한성대교수,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봉의 서울대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대 종로캠퍼스에서 열린 '18대 대선후보 정책비교 토론회'에 이봉의 서울대교수, 이병천 강원대교수, 김상조 한성대교수,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봉의 서울대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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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봉의 교수는 "소수가 속도를 내 정책집을 만들면서 정치 과정이 없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대선 정책 수단들이 대부분 수십 년간 논의된 내용들이어서 후보 철학만 잡히면 나머지는 선택에 달린 문제였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지금부터는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번 정책집에서 빠진 내용들도 계속 업그레이드해 새 버전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조 교수는 "경제민주화는 좋은 대통령을 뽑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경제민주화정책을 흔들리지 않고 일관되게 나아갈 수 있게 견인하는 국민의 지혜와 인내심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문재인-안철수 캠프 전문가들은 평소 같이 세미나를 하던 사람들이라 경제민주화 철학에는 큰 차이는 없다"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관료들 사이에서 고립되지 않고 양 캠프 전문가들이 하나의 팀으로 활동하느냐가 단일화나 선거 과정보다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태그:#경제민주화, #재벌개혁, #문재인, #안철수,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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