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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11일까지 방송3사는 KBS 22건, MBC 23건, SBS 22건의 선거관련 보도를 냈다. 이번 주간보도의 핵심이슈는 '야권후보 단일화'였는데 전체선거관련 보도 중 MBC가 52%, KBS와 SBS가 각 45%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후보 동정보도'가 많았다. 후보검증과 관련해서는 KBS가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의 가족을 검증하는 연속기획보도를 냈고, 대선분석보도는 SBS가 여론조사 3건, 전략분석 1건을 낸 데 그쳤다.

매주 더 부실해지는 정책·공약 분석... MBC는 1건도 없어

정책·공약 분석보도는 KBS가 2건, SBS가 1건을 내놓은 데 그쳤으며 MBC는 아예 보도가 없는 등 지난주보다 더 부실했다. 

내용도 부실했다. KBS는 5일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공약을 비교했는데, 각 후보들의 정책을 나열한 뒤 "재원방안마련이 부족하다"면서 부정적 평가를 했다. 8일에는 오바마 재선 이후 각 후보의 미-중 외교정책을 비교했는데, "한중 관계 발전"을 공통점으로 꼽았고, ▲ 전시작전권 전환 ▲ 한미FTA ▲ 한미원자력 협정 등에 대한 각 후보들의 입장차이를 분석하기보다는 나열하는 데 그쳤다. SBS는 9일 사교육비와 입시제도 공약을 비교했는데, 사교육비 경감 방식과 입시제도에 대한 입장차이만 늘어놨다. 

심지어 11일에는 야권후보의 종합정책·공약 발표가 있었음에도, 방송3사는 부실보도로 일관했다. 안 후보는 7대 비전, 25개 정책과제, 171개의 정책약속, 850개 이상의 실천과제가 담긴 공약집 '안철수의 약속'을 발표했고, 문 후보는 ▲ 일자리 혁명 ▲ 복지국가 ▲ 경제민주화 ▲ 새로운 정치 ▲ 평화와 공존을 5대 핵심 분야로 선정하고, 24개 부문으로 세분화한 종합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방송3사는 각 후보의 정책발표를 후보동정으로 다뤘으며, 각 후보의 발표내용 중 핵심만 짤막하게 전달한 데 그쳤다.

특히, MBC는 정책공약 비교, 후보검증, 대선분석에 대한 보도는 1건도 내놓지 않은 반면, '대선후보를 겨냥한 막말 논란'을 기획보도로 다뤘는데, '정치혐오'를 일으킬 수 있는 보도여서 선거보도의 제기능에서 벗어난 보도행태를 보였다.

방송3사 대선관련 보도 주요 내용 분석 (단위 : 건), 기간 및 대상 : 11월 5일∼11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방송3사 대선관련 보도 주요 내용 분석 (단위 : 건), 기간 및 대상 : 11월 5일∼11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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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게임 프레임 남발 속 의미 축소된 '야권단일화'

6일 문-안 후보가 단독협상을 갖고 본격적으로 야권단일화 협의에 들어섰다. 두 후보는 ▲ 시대상황, 국민의 삶, 정치 혁신에 관한 국민들의 요구에 대한 인식 공유 ▲ 정치혁신의 필요성과 정치권이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는 데 의견 합치 ▲ 대선승리와 정권교체·가치와 철학 합치·미래를 바꾸는 단일화 원칙 아래 국민 결집 ▲ 단일화 추진에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민의 공감과 동의를 필수로 함 ▲ 단일 후보는 후보 등록 이전까지 결정 ▲ 국민 연대의 방향을 포함한 '새정치공동선언' 우선 발표 ▲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공동 캠페인 추진 등 7개의 합의사항을 도출했다. 합의내용이 정치쇄신부터 정책합의, 나아가 국민연대까지 아우르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속도와 내용면에서 진전된 합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두 후보는 새정치공동선언 실무팀을 구성했고, 8일 실무팀이 첫 회동을 통해 ▲ 새정치의 필요성과 방향 ▲ 정치개혁과 정당개혁 과제 ▲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한 연대방향 ▲ 새정치 실천을 위한 약속 등 '공동선언문 4대 의제'를 결정하고 단계적 협의에 착수했다. 이어 11일에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정책발표를 한 후 양 캠프에 경제복지정책팀·통일외교안보정책팀·단일화방식 협의팀 등 3개 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두 후보가 '정책발표 후 단일화 방식과 정책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점, 합의 내용이 가치와 철학에 대한 공유를 전제로 해 과거 단일화 사례와 '차별화'하고 있는 점 등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다른 한편으로는 협의 시한인 후보등록일이 2주도 채 남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지만, 두 후보가 일주일 내에 단일화 협상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세부 협의에 들어서는 등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방송3사는 야권단일화 협의내용은 양 측 실무팀이 발표한 내용 중 일부만 요약해 보도했다. 야권후보 단일화의 긍정적인 측면을 평가하는 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방송3사는 야권단일화 협의가 진척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그동안 부정적인 해석을 내놨는데, 막상 '단일화 협의'가 본격화되자 이번에는 '단일화 방식 합의'를 최대 난점으로 꼽고 "치열한 수 싸움" "주도권 싸움", "룰의 전쟁" 등의 표현을 써가며 부정적 전망을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단일화는 야합'이라는 새누리당의 선정적 대응공세를 단일화 관련보도 앞뒤로 덧붙이는 등 '단일화 흠집내기'식 보도행태를 보여 야권단일화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단적으로 단일화 회동을 예고한 5일 보도에서 방송3사는 일제히 "치열한 수 싸움(KBS)", "호남 지지율이 출렁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MBC)", "초반부터 팽팽한 줄다리기 예상(SBS)" 등 두 후보의 경쟁구도를 부각한 뒤, 곧이어 "정치적 야합(KBS)", "국민기만적 야합(MBC)", "밀실야합(SBS)"이라는 새누리당의 비난공세를 덧붙였다. 이같은 보도행태는 야권단일화와 관련 보도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송3사는 문-안 진영의 '신경전', 새누리당의 '비난공세'를 제목으로 뽑아 부각했는데, MBC가 8건, SBS가 5건으로 전체 야권단일화 보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방송3사 야권후보단일화 관련 보도 제목 비교 (단위 : 건), 기간 및 대상 : 11월 5일∼11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방송3사 야권후보단일화 관련 보도 제목 비교 (단위 : 건), 기간 및 대상 : 11월 5일∼11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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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데스크> 신설 코너 '단일화 폄훼용'?

한편, 5일부터 시간대를 오후 9시에서 8시대로 옮긴 MBC <뉴스데스크>는 '경청코리아', '쟁점과 분석' 등 신설코너를 구성했다.

8일 '경청코리아 '단일화' 어떻게 보나?'는 찬성 5명, 중립 2명, 반대 5명의 의견을 나열했는데, 그러나 "뭔 소린지 잘 모르겠어요. 지금 먹고 살기도 바쁘고요. 하든지 안 하든지 관심 없다"는 정치에 대한 '무관심', '냉소'에 가까운 의견을 '중립'에 포함시켰다. 반대의견 중에도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고 좀 나눠지는 것 같으니까 그렇게 일부러 단일화를 하시는 것 같다"는 애매모호한 답변이 섞여 있었다.

MBC는 '경청코리아'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또 뉴스에 담아내기 위해" 신설했다고 기회의도를 설명했다. 그러나 첫 보도인 '후보에게 묻는다'(5일)는 기자멘트 없이 15명의 시민들의 의견을 편집해 두서없이 늘어놨으며, 직업이나 연령에 대한 표기를 생략한 채 "환자", "의사", "할아버지" 등으로 지칭해 부실편집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다른 신설 코너인 '쟁점과 분석'은 "매주 금요일에 그 주의 뉴스 쟁점을 정리, 분석해 보는 순서"라며 이 주의 쟁점으로 "야권단일화"를 꼽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비난공세와 단일화 협상 과정의 '갈등'을 재정리해 부각했으며, 향후 단일화 방식에 대해 '정책별 이견', '신당창당설' 등을 거론하며 비관적 전망을 냈다.

이에 더해 11일 보도된 '시사만평 한국 알까기 대국서 만난 문-안 승자는?'에서는 야권단일후보 협의를 '알까기'에 비유하며 '게임프레임'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준결승이 열리느냐 마느냐", "꽥 자충수", "상대의 돌을 2개나 죽이는 1타 2득"이라며 두 후보의 경쟁을 비꼬고는, 다른 한편으로 박 후보를 두고 "이미 결승에 오른 박은혜(가칭) 9단", "공격과 수비에 두루 능하다"고 소개하며 띄웠다. 이어 "두 선수는 실력이 안 되니까 짜는 것"이라는 입장을 실었다. 가상이지만 야권단일화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실어주기 충분했다.

8일 경청코리아, 9일  쟁점과 분석, 11일 시사만평 화면갈무리
 8일 경청코리아, 9일 쟁점과 분석, 11일 시사만평 화면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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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에 중복게재했습니다



태그:#대선보도, #MBC, #KBS, #SBS, #야권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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