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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이에리사 의원 주최로 열린 '체육인복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손연재 국가대표 체조선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이에리사 의원 주최로 열린 '체육인복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손연재 국가대표 체조선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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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님에게 손연재 선수와 사진을 찍을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 선수가 나란히 섰다. 카메라 플래시가 연방 눈부시게 터졌다. 손연재 선수 다음은 역도의 장미란 선수였다. 그 뒤를 이은 건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송대남 선수 그리고 '1초의 통한'으로 잘 알려진 펜싱의 신아람 선수가 박 후보와 함께 나란히 사진을 찍었다. 태릉선수촌장을 지낸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은 선수들을 박 후보 옆으로 적극 안내했다.

3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 내로라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대거 참석한 토론회가 열렸다. 새누리당과 이에리사 의원 주관으로 열린 '체육인 복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였다. 이 의원 측은 당초 패널로 예정됐던 체조의 양학선 선수가 국제대회 참가를 이유로 불참하자, 대한체조협회 측에 손 선수를 '대타'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생인 손 선수는 패널로 초청된 다른 선수들과 달리 투표권도 없다.

체조협회는 지난 17일 손 선수의 이탈리아 세리에A 초청대회 출전을 '취소'시킨 바 있다. 또 21일 '선수관리'를 이유로 손 선수를 태릉선수촌에 입촌시킨 뒤 출퇴근 형식이 아닌 합숙 형태의 훈련을 진행 중이다. 선수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국제대회 참가를 불허한 체조협회가 집권 여당 의원의 요청에 투표권도 없는 손 선수를 새누리당의 토론행사에 참석토록 한 셈이다. 손 선수는 박 후보와 토론회 패널들의 단체 사진 촬영에서도 박 후보 옆에 섰다. 이들은 박 후보와 단체 사진에서 "파이팅"을 외쳤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이에리사 의원 주최로 열린 '체육인복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축사를 한 뒤 장미란, 손연재 선수 등 토론자로 나온 선수 및 감독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이에리사 의원 주최로 열린 '체육인복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축사를 한 뒤 장미란, 손연재 선수 등 토론자로 나온 선수 및 감독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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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뵙고 싶어 달려왔다... 체육인 운동 전념할 환경 만들 것"

당초 이날 토론회는 박근혜 후보 일정에 잡혀 있지 않았다. 박 후보 측은 이날 오후 정보·방송·통신(ICT) 발전을 위한 대연합 초청 간담회 직전 문자를 통해 토론회 참석을 알렸다. 토론회가 끝날 때 쯤 등장한 박 후보는 "오늘 다른 일정이 있어 토론회에 참석 못했지만 저쪽 행사가 끝나자마자 뵙고 싶어 달려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토론회가 열린 헌정기념관 대강당 1, 2층 강당을 가득 메운 체육인들은 박 후보의 등장에 환호했다. 한국체육대학교 학생들은 물론, 'OO탁구단' 등 훈련복을 그대로 입고 온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도 감독 포함 총 11명이 참석했다.

박 후보가 이 의원의 안내로 무대 위에 오르자 라운드테이블에 앉아있던 손연재·장미란·송대남·진선유(쇼트트랙) 등 스포츠스타들은 일제히 일어서서 그를 맞았다. 박 후보와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에도 이들은 자리에 앉지 않고 서 있었다. 박 후보가 연단에 서기 직전 손짓으로 앉을 것을 권하자 그제야 자리에 앉았다.

연단에 선 박 후보는 "오늘 출장 계획까지 내고 오신 전국 학교 운동부 지도자, 스포츠 강사, 체육계를 이끌고 계신 분들 정말 반갑다"며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고 감동과 용기를 선물하고 계신 일등공신들"이라고 공을 높이 치하했다.

박 후보는 특히, "체육인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체육인이 더 신명나고 행복할 수 있어야 국민들도 더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체육인을 위해 국가가 할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체육계 공약도 밝혔다. 그는 "체육인 여러분의 큰 걱정 중 하나가 일자리 문제 같다"며 "지난 총선 때 새누리당에서 모든 초등학교와 특수학교에 스포츠 강사를 한 분씩 두고 토요 스포츠 강사도 두겠다고 약속 드렸는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번 예산에 전부 반영 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2700명이었던 스포츠 강사가 내년에는 6000여명으로 늘어나고, 토요 스포츠 강사는 내년에 처음으로 1만1500명이 배치될 예정"이라며 "저희 새누리당이 약속 잘 지키고 있죠, 저는 백 마디 말보다 한 가지 실천이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또 "국가대표 선수 중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도 정작 자신의 진로 준비를 못해서 은퇴 후 어려움을 겪는 분도 계시다"며 "저는 국가대표 생활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지도자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은퇴 후 일정한 교육을 거쳐 체육 교사나 생활 체육 지도자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 체육시설의 장애인 특별 프로그램 운영 지원 ▲ 장애인 체육 지도자 파견 확대 ▲ 체육인을 위한 명예의 전당 및 스포츠 컴플렉스 건립 등도 약속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은 박 후보의 공약 발표가 이어질 때마다 환호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체육인 복지법' 토론회 패널, 입법 전문가 아닌 '올림픽 스타'로?

3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태릉선수촌장을 지낸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 주최로 '체육인복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 토론에는 장미란 역도선수, 손연재 체조선수, 신아람 펜싱선수, 송대남 유도선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하고 있다.
 3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태릉선수촌장을 지낸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 주최로 '체육인복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 토론에는 장미란 역도선수, 손연재 체조선수, 신아람 펜싱선수, 송대남 유도선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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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스포츠스타들은 '체육인 복지법'에 대한 전문적 견해를 나누기보단 사회자의 질문에 따라 자신의 어려웠던 경험을 밝혔다. 사실상 전문가들의 입법 토론회라기보다는, 유명선수들의 경험을 공유하며 '체육인 복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자리였다.

이에리사 의원이 대표발의한 '체육인 복지법'은 체육인의 생활안정과 삶의 질 향상 등 복지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정비·통합하고 '한국체육인복지재단'을 설립해 중장기적 계획을 두고 체육인 복지를 증진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메달리스트에게 한정된 포상금과 연금 외에 체육인들을 위한 복지정책이 전무한 현실을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장미란 선수는 "올림픽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뭐냐"는 질문에 "부상 정도를 촬영하기 위해 MRI를 찍었더니 100만 원이 좀 넘었는데 체육회에서 지원해주는 부분이 1/3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며 "복지법이 생기면 후배들은 물질적인 것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고 걱정 없이 훈련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육상 장애인국가대표인 유병훈 선수는 지자체나 실업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 비해 장애인 선수들은 '무직'인 경우가 많다며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연재 선수는 "전지훈련을 하면서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다"는 질문에 "런던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해외전지훈련을 택하게 됐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면서 "당연히 협회에서 지원해주지만 개인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도 하고 후원사가 도와주는 경우도 많다"고 답했다.

또 "저는 감사하게 후원을 받아 해외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있지만 후배들은 그런 기회가 없어 체계적으로 (지원책을) 만들어 지원해주시면 한국이 리듬체조 강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태그:#박근혜, #손연재, #새누리당, #이에리사, #체육인 복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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