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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노인식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인식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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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피해주민들을 더 살피고 아픔을 나눴어야 했는데, 못하 부분을 인정하고 기필코 올해 안에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

지난 29일 국회 태안유류피해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홍문표·아래 태안특위) 4차 회의에 증인으로 참석한 가해기업 삼성중공업의 노인식 사장이 태안기름사고의 해결의지를 국민들 앞에서 천명했다.

노 사장은 "삼성과 피해주민들이 그동안 직접 만남을 하다 보니 소통 부족으로 갈등 국면이 조성돼 대화에 어려움이 있으니 정부·피해민·정치권·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적정한 수준의 안이 나오면 반드시 그 안대로 올해 안에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중공업의 여건상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특단의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그룹 차원의 해법도 준비하고 있음을 증인 심문 과정에서 여러 번 언급했다.

지난 29일 열린 국회 태안유류특위 제4차 회의 현장
 지난 29일 열린 국회 태안유류특위 제4차 회의 현장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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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특위의 증인 심문을 마치고 노 사장에게 기자가 재차 앞서 국회 태안특위에서의 발언은 묻자 "곧 구성될 협의체가 마련할 대안이 적절한 수준이면 반드시 올해 안에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 피해민들의 아픔을 치유하도록 하겠다"며 "이도 어려우면 특단의 대책(삼성그룹 차원)도 마련하는 등 꼭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태안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5년이 다 되도록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었던 삼성이 전향적인 자세로 바꾼 것은 ▲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 증인 채택에 따른 부담감 ▲ 지난 25일 삼성규탄 집회에서 국응복 회장의 자해 시위 ▲ '재벌 개혁' '경제민주화'의 대선 이슈화 ▲ 서해안연합회의 끝장투쟁 선언 등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태안특위는 당초 이건희 회장을 함께 출석시킬 예정이었으나 홍문표 위원장이 여야 간사들과 협의해 노 사장과 이 회장을 동시에 출석시키기보다는 먼저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의 노인식 사장으로부터 해결 의지를 확인한 후 미진할 경우 압박하는 차원에서 이건희 회장을 5차 회의 때 부르기로 합의해 다음으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권도엽 국토부장관과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이 사고 이후 처음 만나 의견을 나눴으며, 특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과 비공개 만남을 통해 "조만간 구체적인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특위를 주도하고 있는 여야 의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그동안 미온적이던 삼성 측이 최근 일련의 사태와 정치권의 압박에 명분상 협의체에서 제안하는 안을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며 "이제 협의체가 하루 빨리 구성돼 합리적인 요구안을 만들면 삼성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의 무성의를 강력하게 질타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
 삼성의 무성의를 강력하게 질타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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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태안특위 회의는 삼성중공업 노인식 사장과 관계 직원들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속개돼 여야 의원들은 지난 1995년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시프린스호 기름유출 사고 당시 가해자인 GS칼텍스와 삼성중공업 사후 대처 모습을 일일이 비교하면서 세계 일류기업 삼성이 태안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집중 지적했다.

증인 심문에서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보령·서천)은 지난 25일 삼성규탄대회와 국응복 회장의 자해를 보도한 KBS 뉴스 동영상을 보여준 뒤 1992년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와 태안유류피해 사고의 기름 유출량·피해 범위·피해 금액 등을 일일이 비교하며 "두 사고의 규모가 현격히 차이가 남에도 삼성중공업이 당시 호남정유와 동일한 금액인 1000억 원을 출연하겠다고 하는 것은 염치가 없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또 김 의원은 "삼성이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는데, 협의체가 구성되면 피해자대책위가 요구하는 금액에 준하는 수준의 출연금을 출연하겠느냐"고 물었고 노인식 사장은 "그에 상응하도록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답했다.

민주통합당 박수현 의원(공주)은 BP그룹의 토니 헤이워드 회장이 직접 광고에 출연, 기름유출 사고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하며 사태 해결을 약속한 동영상을 공개한 뒤 "그동안 없었던 삼성의 진정성을 이번에는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박 의원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에게 증인 출석과 관련해 보고를 했는가"라고 물었고, 노인식 사장은 "서면으로 보고 드렸고 질책을 받았다"고 답했다.

사고 발생 지역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선진통일당 성완종 의원(서산·태안)은 "삼성의 무성의는 글로벌 기업 상성과 이건희 회장의 이름에도 해가 되는 일"이라며 "올해 안에 반드시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질책했다.

거듭되는 의원들의 질타에 대해 노 사장은 "각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면 적극 참여해 합리적인 안이 마련되면 반드시 올해 안에 종합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며 해결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대해 태안특위를 방청한 사해안유류피해대책위 문승일 사무국장은 "삼성이 변화된 부분이 감지는 되지만 이처럼 원론적인 답변을 계속하는 것에 분노한다"며 "삼성이 문제 해결의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 한 당초 약속대로 끝장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 국장은 "11월 8일부터 22일까지 삼성사옥 앞에 이미 집회 신고를 마친 상태로 8일, 14일, 22일에는 상경 투쟁을 통해 더욱 강력한 투쟁을 펼칠 것"이라며 "또 12월 7일에는 1만 명이 상경투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조만간 구성될 협의체와 협의체에서 나올 대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태안기름유출사고(신바람), #삼성, #이건희, #태안유류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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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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