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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런 트윗을 봤다.

우리 어머니 말씀, "아직도 대통령이 노무현이냐? 왜 매일 뉴스에 노무현 대통령이 나오니?~"

왜 새누리당과 <조선일보>는 세상 사람이 아닌 노무현 대통령을 아직도 부관참시하지 못해 안달일까? 문재인이 노무현을 불러냈다고?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럴 가능성은 낮았겠지만 문재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민주당의 후보가 되었다면 어땠을까.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조선일보>와 새누리당은 야권후보에게 노무현시대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리트머스시험지를 들이대며 노무현을 밟고 가도록 유도했을 것이다. 그게 야권 필패의 길이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김대중의 아들이고, 노무현과 김대중이 진보의 자산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보수세력은 노무현과 야권을 이간질해야 새누리당이 승리한다는 점을 알 만큼 영리하기 때문이다.

선거를 결정하는 변수, 역사적 유산과 시대정신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골목상권살리기운동 전국대표자대회에 나란히 참석한 가운데, 세 후보가 서로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골목상권살리기운동 전국대표자대회에 나란히 참석한 가운데, 세 후보가 서로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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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예측하려면 역사적 유산과 시대정신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 4.11총선결과를 분석한 지난번 글 "안철수캠프, 무소속 고집하다 팬덤으로 끝날라" 에서 밝혔듯이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건 구조와 전략이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선거를 승리로 이끈 대표적인 전략가이다. 2012년 대선에서 여전히 구조적으로는 보수의 동맹이 강고하고 정당지지에서도 새누리당이 야당 모두를 합친 것보다 앞선다.

하지만 2012년 대선은 역사적 유산을 고려할 때 유권자에서만큼은 여야 균형이 맞춰져 있다. 오히려 야권이 약간 유리하다. 가장 선호하는 대통령 조사에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선택한 응답을 합치면 50%가 넘기 때문이다. 야권이 선거 전략만 잘 구사한다면 이길 여지가 얼마든지 존재한다. 물론 선거에서 승리한다고 집권도 성공하리라 장담하지는 마시라. 한국은 여전히 보수의 나라일 뿐 야권이 장기집권하지 않는 한, 기득권의 철옹성을 부수기는 쉽지 않다.

선거 전략은 구조적인 불리함을 극복하고 이기는 지점에 전선을 치는 것이다. 선거에 이기려면 대선의 시대정신과 유권자의 잠재적 욕구를 읽어야 한다. 올 대선의 시대정신을 '균형'이라 한 이유는 박정희로 대변되는 산업화세력과 탈산업화세력의 일대 전쟁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박근혜의 패배는 박정희 시대의 종언을 의미하며 야권의 승리는 노무현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 노무현 시대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극복을 말하는 야권 논평가들의 몰역사성, 비전문성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구좌파는 20세기 낡은 패러다임

박정희 패러다임이 위계적인 집단주의, 엘리트주의, 보수주의, 성장주의, 산업화, 물질주의를 대변한다면 노무현 패러다임은 공동체주의, 시민주의, 진보주의, 복지주의, 정보통신혁명, 탈물질주의를 대변한다. 즉, 올 대선은 20세기 주류와 21세기 신주류의 대결인 셈이다. 20세기 박정희 정신이 보수를 대변한다면 21세기 노무현 정신이 진보를 대변한다.

여기에서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건 한국사회에서 자타칭 '진보세력'이라 불리는 '좌파'의 존재이다. 좌파는 노무현과 유시민을 사이비 진보라 부르며 진보를 입에 올리지도 못하게 했다. 우리사회 좌파는 20세기 유럽 자본주의의 한 축인 노동계급을 대표한다. 경제적으로는 20세기 좌파가 여전히 진보적이지만, 문화적으로는 집단주의적이고 위계적이라 20세기의 엘리트주의적 보수주의와 일맥상통한다.

즉 20세기 전선이 자본계급을 대변하는 경제적 보수와 노동계급을 대변하는 경제적 진보 사이에 있었다면, 21세기의 전선은 보수적인 물질주의(좌우)와 진보적인 탈물질주의 사이에 있다. 필자는 탈물질주의를 진보적 자유주의라 부르기도 하는데 우리사회 진보지식인들은 이를 20세기 초 보수와 진보 사이에 중도였던 리버럴과 혼동하는 실수를 범했다.

물질주의와 탈물질주의의 핵심적 차이는 문화에 있다. 탈물질주의는 수직적 권위에 도전하며 수평적 시민의 참여와 연대, 소통을 중시한다. 경제성장과 분배, 노동과 같은 20세기 물질주의 쟁점보다는 참여민주주의, 복지, 인권, 생태, 여성, 정의, 평화, 탈핵 등 21세기 가치를 추구한다. 1968혁명 이후 유럽의 좌파는 문화적 진보주의를 지향한 신좌파로 거듭난데 비해 우리사회의 진보는 여전히 구좌파이다.

즉, 유럽에서는 권력이 구보수에서 구좌파로 다시 신보수, 신좌파로 넘어가는 단계적 진화가 일어난 데 비해 한국에서는 분단과 압축성장으로 인해 갑자기 구보수에서 신좌파로 권력의 건너뛰기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김대중시절보다 노무현시절 개혁정부와 구좌파의 갈등이 심각했던 건 2004년 1인2표제에 의해 구좌파가 최초로 원내에 진입하게 된 것도 한 이유이지만 신좌파와 구좌파의 경쟁 때문이기도 하다.

구좌파는 보수나 노무현과 경쟁하면서 자기들의 세력을 넓히면 영국에서 노동당이 자유당을 제치고 주류가 된 선례처럼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기도 했다. 지금은 민주당 대변인이 된 박용진의 고백이다. 영국의 노동당이 자유당을 이긴 계기는 우연한 역사적 사건이었으며, 21세기는 구좌파가 국민적 지지를 얻기 어려운 정보통신혁명의 시대라는 걸 알지 못했던 것 같다. 구좌파가 그나마 잘한 일이 있다면 신좌파로 보이는 이정희를 당대표로 선출한 것인데 지난 총선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사태를 겪으며 여전히 이정희가 집단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구좌파임을 깨달은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게 되었다.

20세기 박정희 패러다임 대 21세기 노무현 패러다임의 대결

21세기에는 위계적 집단주의 문화와 수평적 공동체주의 문화의 충돌이 21세기 경제적 충돌보다 더 중요한 전선이 되었다. 이 때문에 세대에 따라 후보선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이다. 그러나 올 대선에서는 문화 못지않게 성장주의와 복지주의 혹은 재벌경제체제와 경제민주화의 대결 또한 중요하다. 구좌파가 집권을 했더라면 당연히 해결되었어야 할 문제들이 탈물질주의적 가치와 한꺼번에 터지게 된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10월 1일 오전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개최되는 10.4 남북정상선언 1주년 기념식 및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 퇴임 후 첫 상경한 노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10월 1일 오전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개최되는 10.4 남북정상선언 1주년 기념식 및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서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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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대통령으로서 성공하는데 관심이 없었고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지도 않았다. 노무현은 가장 훌륭한 지도자였던 세종대왕이 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조선시대 시스템을 완성한 정도전을 질투했다. 10년 정권주기설을 믿었던 그는 정권이 넘어갈 것을 예감하고 정권을 다시 잡았을 때 실천할 수 있는 20세기 좌우이념에서 벗어나 21세기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정부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로드맵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노무현은 나라의 발전은 국민의 생각만큼 간다고 믿었기에 자신의 실험이 좌절함으로써 더 많은 국민들이 정치 학습하기를 바랐다.

그가 보여준 국가운영의 패러다임은 박정희 패러다임의 대척점에 있다. 그는 1980년대에는 민주화운동 외에도 노동문제에 천착한 구좌파였다. 그러나 1990년대 정보통신혁명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그가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특허를 받을 만큼 IT전문가가 되었다. 청와대를 방문한 호주의 전자정부 전공 교수는 노 대통령이 개발한 이지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참여정부는 UN에서 늘 전자정부 1위를 차지했다. 오바마의 선거혁명은 노사모의 인터넷혁명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노사모는 한국 참여민주주의의 시발이었다. 그것이 확산되어 나타난 게 2008년 촛불집회였다. "초를 누구 돈으로 샀냐?"는 이명박 대통령의 질문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고강도 수사로 이어졌다. 실제로 촛불집회 참여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검찰은 다수의 노사모 경력자를 발견했다고 한다. 촛불집회참여자들은 대표적인 탈물질주의자로서 자발적 모금으로 미국소 수입반대 광고를 진보신문에 싣기도 했다. 돈을 주고 시위대를 동원하는 보수들이 어찌 이런 정신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구좌파는 촛불집회가 신자유주의 반대시위로 착각했지만 조직의 깃발이 나부끼면서 촛불도 꺼졌다.

촛불정신이 확대되어 나타난 것이 안철수현상이다. 실제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순으로 지지자들의 탈물질주의자 비율이 높다. 안철수현상은 노무현정신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캠프는 민주당 기득권에 둘러싸여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주기 위해 몸부림치는 친노를 공격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이 왜 뜨게 되었는지도 모르는 우를 범했다.

결론적으로 노무현현상은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불의와 기회주의가 패배하고 정의가 승리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원칙과 상식의 정신, 이보다는 의를 좇았던 신념이다. 둘째, 신좌파라 불리는 탈물질주의 정신이다. 셋째, 원칙 없는 여론의 휩쓸림에 굴복하지 않고 과학과 사실에 기반한 합리적 정치이다. 노무현정부에서 전봇대 뽑기 같은 행정은 있을 수 없다. 노대통령은 복지를 위해 통계청 인원을 2배로 증원하는 일부터 했고 빈곤층과 차상위빈곤층에 대한 통계조사를 하는데 2년을 보냈다.

나꼼수의 공과 과

결론적으로 대선에 구조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세 가지이다. 첫째, 역사적 유산, 시대정신, 그리고 김어준이 말하는 메가트랜드(이는 잘못 사용된 용어다)로서 전직 대통령의 여집합으로 발생하는 국민의 욕구(잠재적 욕구에 대해선 다음에 쓰겠다)라고 할 수 있다. 구조적 요인을 고려해도 전략을 고려해도 이번 대선에서 야권이 새누리당후보를 이기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게다가 새누리당은 진보와 보수가 균형을 잡게 되는 올 대선에서 죽기살기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 할 것이다. 10년 주기설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재집권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유산, 시대정신, 전현직 대통령의 여집합, 전략) 중, 유산을 고려할 때 김대중, 노무현 지지가 박정희 지지를 능가하지만 보수진영이 박정희의 유산을 최대로 활용하는 한편, 야권은 도올 선생마저도 민주정부 10년을 실패로 정의하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올 대선의 시대정신(이것이 메가 트랜드)인 노무현정신은 문재인에게 계승되지 않고 세 후보 모두에게 나눠짐으로써 문/안의 지지도가 정체상태에 있다. 현직 대통령의 여집합 또한 세 후보가 나눠가졌다. 과학적 선거전략에 관한한 <조선일보>와 보수진영의 실력은 진보진영이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다. 진보는 신념으로 정치를 하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너무 똑똑해서 전문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의 일등공신이었던 나꼼수는 4.11총선과 대선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무언가를 폭로하고 반대하는 것만으로는 전망적 투표가 나타나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으며, 잘못된 담론을 퍼뜨리는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나꼼수는 4.11총선에서 나꼽살을 띄워 FTA를 의제화함으로써 야권의 패배에 기여했고, 대선에서는 도올선생을 띄워 역사적 자산을 말아먹는 실수를 범했다. 나꼼수는 선거가 역사적, 구조적 결과임을 깨닫지 못하고 단지 현직대통령의 심판으로만 이해해서 그렇다.

나는 노무현정신이 향후 20-30년간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시대정신이라 믿지만 노무현 개인이 지도자 자질에서는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대중은 그의 부족함을 매력으로 사랑하기도 하지만 운동가라면 몰라도 지도자로서는 단점이 된다. 그의 비주류적 신분은 신주류의 대변자가 되는데 역부족이었다. 즉흥적인 연설과 감정의 표출은 지도자로서의 셀프리더십 부족으로 비쳐졌다. 언어는 계층을 상징하는데 그의 서민적이고 투박한 말투는 매력적일지 몰라도 주류의 배척을 받았다. 노무현이 지도자로서 부족함이 있었다고 노무현정신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세 후보 모두 시대정신 일부 반영

그런데 세 후보가 모두 노무현정신을 계승해 지금 지지율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우선, 문재인은 손해를 보더라도 민주당 간판을 떼지 않았던 노무현의 원칙주의를 물려받았다. 안정되고 진중한 태도로 보수유권자의 호감도 사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이 제3의 길을 가다 좌파와의 갈등으로 고전했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정책에서 좌클릭 했다. 이것이 문재인을 이념적으로 보이게 만들었고 노무현보다도 나이 들어 보이게 한다. 그의 전략 없음과 진정성은 존경할만 하지만 안철수와의 공동정부 제안은 안철수 현상의 불쏘시개 역할을 함으로서 결과적으로 본인을 가장 괴롭히고 있다.

안철수는 연령이나 소통의 문화에서 노무현보다도 더 탈물질주의 세대를 대변한다. 성공신화와 주류의 신분, 부드럽고 안정된 태도는 신주류를 대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CEO로서의 경력은 이명박대통령의 장점도 계승하고 있어 새누리당은 싫지만 이익 때문에 지지했던 보수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다. 그러나 자신의 인기 배후에 노무현정신이 있음을 몰랐고 정책에 있어 제3의 길을 갔던 노무현과 달리 좌우를 넘나들며 여론을 추종하는 절충주의로 실망을 안겨주었다.

중도적 유권자 중에는 다수의 정치무관심자와 다수의 탈물질주의자가 있다. 탈물질주의자 중에는 정치에 관심이 많아 좌파보다도 진보적인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탈이념적이거나 반정당적이다. 안후보가 탈물질주의를 대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치불신자를 대변하는 우를 범했다. 국회의원 정원 축소가 대표적인 예이다. 언론을 최대로 활용한 이미지 관리, 성공신화, 조중동의 박근혜 공격으로 박후보의 지지가 안후보로 이동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안후보가 폭발하지 않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박근혜후보는 여성이라는 점에서 21세기 탈물질주의 가치의 정점에 있다. 남성이 박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하면 촌스럽고 마초스러워지는 이유이다. 야권이 아버지 과거사로 박후보를 공격하다보면 결국 최종 피배자는 야권이 될 것이다. 시민사회는 박정희 유산의 부당함을 지적하더라도 야권은 자신의 비전 제시를 확실히 해야 한다. 그의 절제된 카리스마는 셀프리더십의 고전을 보여준다. 그러나 토론을 하다보면 그의 시대정신은 1970년 대에 멈춰있음을 국민들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생물학적 여성이 21세기 가치로서의 여성성이나 여성주의, 모성주의와는 무관함을 여성들이 나서서 일깨워줘야 한다.

그렇다면 야권이 후보단일화 되어도 새누리당을 이길 수 없는 것일까. 현재의 구조적 조건은 김대중, 노무현 후보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 문제는 보수진영에 비해 야권이 과학적 전략을 구사할 줄 모른다는 데에 있다. 내가 <마법에 걸린 나라> 출간 이후 이기는 선거 전략에 대해 글을 쓰지 않는 이유는 진보는 학습에 게으르고, 보수들이 읽고, 찾아와 듣고, 질문하고, 활용하기 때문이다.

지난 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전날 밤, 보수 쪽으로부터 선거 판세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 내가 솔직히 답하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내게 정보를 구하는 그들의 태도가 놀라웠다. 보수언론이 나를 공격하니까 그들이 나를 무시할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전문가에게 매우 깍듯하다. "좋아하진 않지만 존경한다. 보수진영엔 왜 당신 같은 사람이 없는지 안타깝다"고 한다. 언젠가 한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좋은 인간관계를 쌓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안-문 누구로 단일화되어도 야권이 이기기 어렵다고 보기에 역이용 당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다음엔 왜 과학적 정치가 중요한지, 왜 경제가 어려운 이 시기에도 탈물질주의적 시대정신이 대세인지, 어떻게 하면 야권이 새누리당을 누르고 이길 수 있는지 승리전략을 살펴보겠다.

덧붙이는 글 | 이글은 blog.daum.net/leadershipstory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문재인, #안철수, #박근혜, #노무현,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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