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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이 분당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강기갑 대표가 3일 국회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강 대표는 "혁신재창당을 실현하고 분당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저의 불찰과 부족함으로 파국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이에 책임을 통감하면서 국민들과 당원들께 석고대죄하고 백배사죄하는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이 분당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강기갑 대표가 3일 국회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강 대표는 "혁신재창당을 실현하고 분당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저의 불찰과 부족함으로 파국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이에 책임을 통감하면서 국민들과 당원들께 석고대죄하고 백배사죄하는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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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의 혁신재창당을 추진하던 강기갑 대표가 3일 "아무런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모두 내 탓"이라며 단식에 돌입했다.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가 '재창당' 추진에 사실상 종언을 고한 것이다. 이에 대해 통합진보당 핵심 관계자는 "분당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강 대표가 곡기를 끊겠다 선언한 직후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서 혁신재창당안에 대한 합의가 최종 결렬됐다. 6일 열릴 예정이었던 중앙위원회도 열지 않기로 했다. 결국, 구당권파와 신당권파로 나뉘어 극심한 진통을 겪은 통합진보당은 분당 수순에 돌입했다.

신당권파의 3주체인 인천연합, 국민참여당계, 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파) 등은 탈당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 이날 오후 혁신모임 대표자 회의를 통해 향후 행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주 안으로 탈당 흐름이 정리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정희 중앙위 사태 사과했으나... 신당권파 화만 돋워

강기갑 대표를 필두로 하는 신당권파는 혁신재창당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사퇴, 중앙위 폭력사태 당사자들의 사과와 당직·공직 사퇴, 구당권파의 백의종군'을 내걸었다. 그러나 신당권파는, 구당권파 측에서 세 가지 조건 중 단 하나도 이행하려 노력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115일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이날 오전 "5월 12일 중앙위에서 일어난 폭력사태에 대해 당원과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으나, 이는 신당권파가 요구한 사과와 결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가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지난 5월 발생한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가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지난 5월 발생한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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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권파 측 핵심 당직자는 "이정희 전 대표의 사과는 '대표'로서의 도의적 사과를 한 것이고 이는 대표직에 물러남으로써 이미 시행한 것"이라며 "우리가 요구한 것은 폭력사태를 유발한 최종 책임자로서 이정희 대표 뿐 아니라 구당권파 폭력 가담자와 당사자로 분류될 수 있는 사람들의 진정어린 사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더군다나 이 전 대표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고민까지 언급했는데, 사과 자리가 아니라 대선 출마 선언 자리인 셈"이라고 날을 세웠다.

진보정치혁신모임도 이 전 대표 기자회견 직후 낸 보도자료를 통해 "대선 출마를 위해 껄끄러운 폭력문제를 털어버리려 하는 이정희 전 대표의 사과에 농락당할 당원과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일갈했다. 혁신모임은 "오늘로써 강기갑 대표의 당 혁신을 위한 세 가지 전제조건은 완전히 묵살되었다"며 "더 이상 통합진보당으로는 당원과 국민들의 어떤 기대도 충족시킬 수 없음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단언했다.

국민참여계 3000명 당원, 이번 주 내에 탈당할 듯

일단 유시민 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국민참여계는 3000여 명 당원들의 탈당계를 모아둔 상태다. 이번 주 내에 탈당계를 한꺼번에 제출하면서 흐름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국민참여계 천호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더 이상 상황을 기대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를 좌절의 나락으로 떨어트릴 뿐"이라며 "이제 결단을 내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인천연합 측 이정미 최고위원 역시 "누구도 선택하고 싶지 않던 길로 당원이 내몰리고 있다, 2만 명에 달하는 당원들이 탈당과 당비납부를 거부했다"며 "이 상황에 내가 함께 서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최고위원 모두 탈당 대열에 함께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통합연대 측 노회찬 의원은 "탈당을 언제 하겠다고 정한 바는 없다"면서도 "마지막 호소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민참여계 등의 탈당 흐름과) 비슷하게 가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정진후 의원 측과 김제남 의원은 "혁신모임에 뜻을 함께 한다"고 밝혔다.

관건은 노동계의 결합이다. 신당권파 측에서는 민주노총 산하 보건 노조, 사무금융 노조, 서비스 노조 등 산별 단위로 논의해 지도부부터 결합하는 방식이 진행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일단 신당권파는 탈당 후 창당준비위원회 등의 형태를 통해 새로운 정당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신당권파 측 박원석 의원은 "새로운 정당을 지향한다는 점을 알 수 있도록 틀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조직 기반이다. 민주노총의 전면적 지지가 뒷받침 되지 않는 상황에서 당을 구축해 나갈 기반이 부실할 수 있다. 창당을 꾀하는 신당권파의 목표 당원 규모는 2만 명이다. 신당권파 측 한 관계자는 "참여계가 9000명, 인천연합 8000명, 통합연대 2000명 규모"라며 "산술적으로는 2만 명 내외지만 모두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신당권파는 권영길 전 대표를 필두로 하는 구 민주노동당 창당 핵심 일원들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권 전 대표는 정치권 은퇴를 선언했지만 통합진보당이 기로에 선 지금 역할을 해야한다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권 전 대표가 나서기로 결심이 섰을 경우 그를 중심으로, 노동계와 통합진보당 탈당파 등이 함께할 원탁회의 안이 제안될 수 있다.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권 전 대표가 노동계의 지지를 이끄는데 역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섞여있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안을 처리하기 위해 7월 26일 오전 국회에서 통합진보당 의원총회가 당사자인 이-김 의원을 비롯한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안을 처리하기 위해 7월 26일 오전 국회에서 통합진보당 의원총회가 당사자인 이-김 의원을 비롯한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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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당권파의 결별을 선언한 신당권파 측 비례대표 의원들의 거취도 쟁점이다. 박원석·서기호 의원은 제명을 통해 '통합진보당' 의원에서 무소속 의원으로의 탈바꿈을 꾀하려 하고 있다. 신당권파와 뜻을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힌 김제남 의원이 제명에 찬성을 할 경우 가능한 수다.

그러나 구당권파는 신당권파 측 비례대표 의원들의 유출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일차적으로 국고 보조금 문제가 걸려있다.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대선 후보로 공식 등록할 시, 통합진보당에 20억 원 이상의 국고 보조금이 나오게 된다. 보조금은 의석수와 정당득표율을 기준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의원수가 적을수록 국고 보조금 규모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갈등이 예고되는 지점이다.

신당권파의 탈당 움직임에 대해 구당권파 측 이상규 의원은 "바로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적 정비가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백지상태에서 탈당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우리 측이 양보하더라도 마지막까지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탈당을 막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따라서 대의원대회 소집 요구를 당장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통합진보당, #이정희, #강기갑, #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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