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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총파업 찬반 투표를 앞둔 9일 오후 서울 중구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박상철 금소노조 위원장이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갖고 "파업의 슬로건은 '밤샘 그만, 차별 그만'이다"며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심야노동철폐, 비정규직 철폐, 원하청불공정 근절, 노동기본권 보장을 관철시키겠다"고 의지를 밝히고 있다.
 금속노조 총파업 찬반 투표를 앞둔 9일 오후 서울 중구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박상철 금소노조 위원장이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갖고 "파업의 슬로건은 '밤샘 그만, 차별 그만'이다"며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심야노동철폐, 비정규직 철폐, 원하청불공정 근절, 노동기본권 보장을 관철시키겠다"고 의지를 밝히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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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좀 자고 일하자."

'잠'이 첫 번째였다. 박상철 민주노총 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 위원장은 오는 13일 총파업 구호의 앞머리가 '밤샘 그만'인 이유를 설명하며 "심야노동은 발암물질"이라고 말했다. 파업 구호로 '잠'이 등장하는 게 생소할 수 있다. 그는 "노동자의 삶을 바꾸자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시민 대다수가 노동자인 것을 생각하면 이는 '시민의 삶을 바꾸자는 것'과 같다. 

'저녁이 있는 삶',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 대선후보들이 최근 내놓은 선거 슬로건도 여기에 맞닿아 있다. 이를 놓고 다양한 해석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일'이 중심에 있다. 다른 말로 '일자리'이고 '노동'이다. 일을 마치고 돌아와야 '저녁'이 있고, 일할 수 있어야 '꿈'도 가능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두 개 슬로건 모두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심야노동이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이뤄질 수 없는 '꿈'이다.

이런 슬로건을 내건 대선 예비후보들은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금속노조 총파업에 주목해야 한다. '저녁'을 빼앗는 심야노동, '꿈'을 이룰 수 없는 비정규직, 일자리를 빼앗는 '정리해고'를 없애는 게 파업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금속노조의 조합원은 약 15만 명. 울산, 화성, 인천 등 완성차 공장이 모두 멈추고, 모든 조합원이 파업에 돌입하는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파업 슬로건은 '밤샘 그만, 차별 그만'

지난 9일 오후, 파업 찬반 투표를 앞두고 서울 정동에 있는 금속노조 사무실을 찾았다. 박상철 위원장은 이날 오전부터 울산, 평택 등 지역 현장을 방문하고 인터뷰를 하기 직전에 도착했다. 숨 돌림 틈도 없이 기자들과 마주 앉은 박 위원장은 이번 파업을 "제도개선을 위한 파업"이라고 정의했다. 각 사업장의 임금단체협상이 걸려 있지만,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에 파업의 방점을 찍었다는 것이다.

'밤샘 그만, 차별 그만'이라는 금속노조 총파업 구호는 심야노동 철폐와 비정규직, 원하청 불공정 거래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있다. 박 위원장은 "'주간연속2교대제'를 도입해 교대제 근무를 개선하고, 정치와 자본이 만든 비정규직, 원하청불공정거래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라며 "노동자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지극히 정당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제도개선은 사업장별로 노사 간의 단체협상을 통해 가능하다. '주간2교대제'를 최근 실시한 기아자동차는 현재 확대 시행을 놓고 교섭하고 있다. 그럼에도 금속노조가 '정치파업'이라는 정부와 보수언론의 공세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총파업에 돌입하는 이유는 결국 이 문제가 '법 개정'이라는 정치적 문제로 해결되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본질적인 문제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공장은 자본에게는 돈줄, 우리에게는 밥줄이다. 파업은 밥줄을 끊고 가장 마지막에 쓰는 것"이라며 "파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은 없다, 몸뚱이밖에 없는 노동자들이 최후에 하는 게 파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본은 노동자들이 마지막까지 오지 않게 했어야 한다, 또한 법적으로 보장된 노동 3권 가운데 하나로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쌍용자동차를 비롯한 금속노조의 장기투쟁 사업장과 관련해 끈질기게 싸우는 게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죽음을 막는 위원장이 되겠다고 말해 왔다"며 "국회 차원에서 정리해고 특별법과 쌍용차 청문회 등 의제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심야노동은 발암물질, 노동자의 삶을 바꿔야 한다"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이 "1998년 IMF 국가부도 사태 때 희망퇴직과 정리해고자가 12만6000명이었는데, 지난해 10만2000명이 정리해고 됐다. IMF 이후 최고 수치다. 이 제도를 그대로 두고 친노동자, 친서민 정책을 이야기 하는 건 어불성설이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이 "1998년 IMF 국가부도 사태 때 희망퇴직과 정리해고자가 12만6000명이었는데, 지난해 10만2000명이 정리해고 됐다. IMF 이후 최고 수치다. 이 제도를 그대로 두고 친노동자, 친서민 정책을 이야기 하는 건 어불성설이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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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과 11일 파업찬반투표를 거치면, 13일 파업에 들어간다. 아직 국민은 파업하는 이유를 모른다. 무엇을 요구하는 파업인가.
"파업의 슬로건은 '밤샘 그만, 차별 그만'이다. 네 가지 의제가 있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심야노동철폐, 비정규직 철폐, 원하청불공정 근절,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한다."

- 왜 꼭 파업이어야 하는가?
"파업이 아니면 노동자의 요구가 관철될 수 있는가? 협상도 대등해야 진행된다. 돈과 권력이 있는 자본에게 노동자는 합법적 힘을 보장하는 것이 파업이다.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자 유력한 무기다. 정부와 언론이 파업의 부정적 시각만을 알려서 그렇다. 노동자의 투쟁이 사회 전체를 위한 투쟁이다. 이것은 그동안 여러 사안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공정 언론이 적극 알려주어야 한다."

- 파업 규모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나.
"정확하게 쟁의조정신청을 13만4195명이 냈다. 이미 쟁의조정신청을 마치고, 파업을 결정한 사업장까지 15만 금속노조 조합원 전체가 파업에 돌입한다. 금속노조가 완성차 사업장을 포함해 총파업을 한 적이 거의 없다. '한미FTA 반대'로 파업을 했을 때도 완성차 사업장은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금속노조 5개 기업지부, 14개 지역지부 모두가 파업이다."

- 현대, 기아, 한국GM 등 완성차 공장 라인이 모두 멈추나.
"분명히 멈춘다."

- 보수언론과 정부는 또다시 '정치 파업'이라고 대응할 텐데.
"기본적으로 임금단체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이지만, 정부는 금속노조가 싸우면 또 다시 불법으로 몰려고 할 것이다. 따지고 들어가면 무엇이든 정치적이지 않은 게 어디 있나. 그런데 이번 파업은 정확히 말하면 제도 개선 투쟁이다. '주간연속2교대제'를 도입해, 교대제 근무를 개선하자는 취지다. 비정규직 문제도 정치와 자본이 만든 것이지, 노동자가 만든 게 아니다. 원청과 하청 간의 불공정 문제도 잘못된 제도의 문제다.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불법'으로 몰 명분도 없다. 중앙교섭이 9차례 진행했고, 결렬된 후 쟁의조정신청을 한 합법쟁의이기 때문이다."

- 밤샘 노동철폐를 가장 전면에 내걸고 있다. 지난해 유성기업 문제로 논란이 되기는 했지만, 금속노조가 파업의 명분으로 들고 나온 건 생소하게 느껴진다.
"금속노조 조합원 가운데 77%가 교대제 근무를 한다. 독일 수면의학협회에서 주간에만 일하는 사람보다 주·야간 교대하는 사람의 수명이 13년 짧은 걸로 나왔다. WTO 산하 암연구소에서도 심야노동을 '2급' 발암 물질이라고 했다. 다이옥신보다 높다. 심야노동을 하는 노동자의 80%가 수면장애로 각종 병을 앓고 있다. 밤에 일하면 낮에도 못 잔다. 우리는 노동자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지극히 정당한 요구를 하는 거다. 건강하게 오랫동안 일하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 심야노동은 철폐해야 한다."

- 실제로 현장에서 그런 요구가 많이 나오나.
"굉장히 힘들어한다. 특히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노동자가 많다. 완성차 공장, 부품업체를 비롯해 제조공장 모두 요구하는 사안이다."

- 심야노동철폐의 방법으로 '주간연속2교대제'를 제안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현재는 주·야간 맞교대로 밤새 일을 한다. '주간연속2교대제'는 오전 6시부터 3시까지 일하고, 교대 해 12시까지 일하는 제도다. 이게 시행되면 사람의 삶이 바뀌고, 문화가 바뀐다."

- 최근 기아자동차에서 시범으로 한 적이 있는데.
"엄청났다. 노동자의 생활이 말도 못하게 달라진다. 가히 혁명적인 거다. 2주간이었는데도 건강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사람답게 사는 것 같다'는 말도 한다. 노동자는 일하는 것 말고,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연 3천 시간 일하는 현대차 노동자가 2700명..."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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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에서 밤샘 노동 문제를 강조하고 나오면, 정부나 보수언론에서는 '날도 더운데 배부른 소리 한다'고 나올 거 같다.
"날도 더운데 이 복더위에 파업하는 노동자의 심정이 어떻겠나. 우리도 머리에 붉은 띠를 매고 싶지 않다. 자본이 곳간을 열지 않는 한 재벌개혁, 경제민주화는 절대 시행될 수 없다. 노동자는 노동을 한 죄밖에 없다. '배부른 소리다''귀족노동자다' 등등 그런 소리를 하는데 현대자동차에서도 1년에 3000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이 2700명이다. 엄청나게 일을 해야 수당이다, 뭐다 해서 그만큼 임금을 보존하고 있다. 대부분의 노동자가 연 2700시간 일한다. '배부른 소리'라고 할 거면 본인이 직접 잠을 못 자고, 일해 보라고 해야 할 거다."

-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현장 순회 활동을 계속해 온 것으로 안다. 파업을 준비하는 현장의 목소리는 어떤가?
"지난해 10월부터 전체 사업장을 세 번 순회했다. 전체 180개 정도 사업장이다. 가장 큰 목소리는 금속노조 조합원 15만이 다 함께 싸웠으면 좋겠다는 거다. 말만 15만이지, 완성차 노조까지 전체가 함께 싸운 적이 없다. 그동안 각 현장이 복수노조나 타임 오프로 탄압을 받았다. 여기에 한번 대반격을 해 보자는 거다. 그 힘으로 민주노총 8월 정치 총파업으로 가자는 요구가 강하다."

- 공장이 서고, 노동자가 거리로 나선다. 노동자에게 '파업'은 어떤 의미인가?
'공장은 자본에게는 '돈줄', 우리에게는 '밥줄'이다. 파업은 밥줄을 끊고 가장 마지막에 쓰는 거다. 파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은 없다. 몸뚱이밖에 없는 노동자가 최후에 쓰는 게 파업이다. 또한, 법적으로 보장된 노동 3권 가운데 하나다. 당연한 권리다."

- 대선을 5개월가량 앞둔 상황에서 파업에 들어간다. 언론노조의 파업도 있었고 노동의제도 부각되고 있다. 현재 정치·사회를 바라보는 노동자의 시각은 어떤가?
"지난 총선에서 여소야대를 만들려고 했지만, 잘 안 됐다. 하지만 그 이후로 정치개혁의 욕구는 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민생고는 여전하고, 대기업 살 찌우기는 계속되고 있다. 서민 경제의 어려움은 곧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이다. 노동자도 그 무게를 똑같이 느끼고 있다."

- 통합진보당 사태로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노동자들이 크게 실망했다. 진보의 가치가 도대체 뭐냐는 거다. 하지만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길을 포기할 수 없다. 빨리 수습되길 바란다."

- 금속노조에 장기투쟁 사업장이 많다. 특히 지난해 논란이 된 한진중공업 문제가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고,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문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계속된 죽음 등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위원장이 생각하는 해법은 무엇인가.
"지난해 임기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달려간 게 한진중공업이다. 그 다음 쌍용자동차로 향했다. 그때 33개였던 장기투쟁 사업장이 27개로 줄었다. 해법은 끈질기게 싸우는 거다. 현대차 사내하청 문제처럼 법원에서 최종 판결을 내렸지만, 이행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문제는 시급히 바로잡고 가야 한다. 본질적인 문제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등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 한진중공업도 그렇고 여러 사업장에 복수노조가 생겨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다. 기존 노조가 위축되고 있지 않나.
"한진중공업에 생긴 노조는 어용노조다. 하지만 이들도 노동자의 요구를 해결하지 못한다. 회사가 세운 노조는 회사가 어렵다고 하니까 별다른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 민주노조가 있을 때보다 처우가 후퇴하고 있으니까 이탈자가 생기고 있다. 복수노조 사업장이 많이 생기고 있지만, 모두 잘 싸우고 있다. 유성기업, KEC 등 조합원은 견고하다."

- 현대차는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라는 판결이 있었는데,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새로운 하도급법을 제출했다. 대법원 판결을 피해 가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나.
"대법원이 판결해도 지키지 않는 나라다. 법은 누구나 다 지켜야 하는 거지, 노동자만 지키고 자본은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니다. 대법 판결에 맞게 복직시키고, 2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들은 모두 정규직화해야 한다. 2년 이상 근무자뿐 아니라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야 하지만, 최소한 법이 판결한 것부터라도 지키라는 거다. 새누리당이 제출한 법안에는 총력을 다해 싸워나갈 것이다."

- '쌍용차 정리해고'로 인한 죽음을 막기 위해 집중해 왔다. 이후 사태 전망이나 해법은 어떤가?
"죽음을 막는 위원장이 되겠다고 했다. 평택 쌍용차 공장에서 4차례 '포위의 날' 집회를 진행했고, 추모위원회가 범국민대책위원회로 전환했다. 전 사회적으로 대응하는 기구가 조성된 것이다. 국회에서도 정리해고 특별법 제정과 쌍용차 청문회를 통해 의제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에서도 나서고 있다."

"IMF 때 정리해고자가 12만6천 명이었는데..."

박상철 위원장은 누구?
박상철 민주노총 금속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1987년 노동자대투쟁기에 현대자동차에서 노조운동을 시작했다. 박 위원장은 1990년 회사가 노조에 개입한 증거인 일명 '노예문서'를 폭로해 처음 해고됐고, 강경대 열사 투쟁으로 수배, 현대자동차 양봉수 노동열사 투쟁으로 구속되는 등 총 2번의 구속과 3번의 해고를 당했다.

이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서 교육 간부로 운동을 계속해온 박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선거에서 당선됐다. 금속노조는 현재 총 조합원 15만여 명으로 국대 최대의 산별노동조합이다.
- 현재, 정리해고 제도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기업은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할 수 있게 돼 있다. 우선은 정리해고된 후 살아갈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우리나라는 전혀 조성돼 있지 않다. 사회의 보호를 받고 재취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정리해고되면 낙인 찍히고 생계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는 6개월 실업 급여 말고는 없지 않나? 정리해고는 생존권의 문제다. 그렇기에 그 요건을 대단히 강화해야 한다. 노동자가 죽음으로 항거하게 하여서는 안 된다.

98년 현대자동차가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라고 해서 1만 명 이상 정리해고를 했는데, 2년 만에 흑자로 들어섰다. 이런 식이다.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해 너무나 쉽게 해고한다. 1998년 IMF 국가부도 사태 때 희망퇴직과 정리해고자가 12만 6000명이었는데, 지난해 10만2000명이 정리해고됐다. IMF 이후 최고 수치다. 이 제도를 그대로 두고 친노동자, 친서민 정책을 이야기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 비정규직이 사회 문제로 제기된 것은 오래다. 새누리당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는데, '정규직 노동자가 권리를 포기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가진 것을 고집하지 않는다고 본다. 하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다. 불법파견문제, 부당해고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으로 가면 된다. 지금 산적한 문제를 보지 않고 정규직 노동자에게 뭔가를 포기하라고 말하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 노조에 조직되지 않는 대부분 노동자들도 문제다. 그들에게는 금속노조의 파업이 다른 나라 이야기로 보일 수 있지 않을까?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노동자도 단체협약 확장을 통해 똑같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프랑스 같은 경우 노조 조직률이 우리와 비슷한 10% 수준인데, 노조 가입을 안 해도 지역과 산업별 구속력이 있어 단체협약을 다 적용받는다. 현대차 같은 경우도 비조합원인 과장급 이상의 직원들도 단체협약 확장을 통해 적용받고 있다. 그리고 심야노동 철폐, 비정규직 철폐와 같은 제도 개선은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사안이다. 미조직 된 노동자들도 이 점을 잘 알고 파업을 지지해 줄 걸로 믿는다."

- 파업을 크게 하고 나면 위원장이 수배되고 구속되는 일이 많다. 이번에는 어떤가?
"노동운동을 하면서 2번 구속되고 3번 해고됐었다. 구속을 두려워하면 이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 합법파업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지만, 어떻게든 문제를 만들어서 집어넣으려 할 거다. 파업투쟁 승리에만 집중하겠다. 이번 금속노조 총파업은 15만의 단결된 투쟁이며, 세상을 바꾸는 힘 있는 투쟁이 될 것이다. 그 길에 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태그:#금속노조, #파업, #민주노총, #박상철,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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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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