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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에는 멍에가 지워져 있었다. 철사로 소나무 전체에 휘어감은 것은 소나무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그 목적은 의도대로 소나무의 형태를 잡기 위한 것이다. 재배하는 사람의 입맛에 맞는 모형을 만들기 위함이다. 성장이 억제당하고 있는 소나무의 입장에서 보면 사는 것이 지옥과 같을 것이다. 마음대로 성장할 수 없게 되었으니, 겪어야 하는 그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할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 수종을 들라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나무를 든다. 그만큼 소나무는 우리 민족과 함께 해왔다. 아픔도 함께 하였고 슬픔도 함께 해왔다. 오천년 우리 역사를 함께 하면서 동고동락해왔다. 겨레의 가슴에 맺힌 한도 공유하였고 기쁨도 함께 해온 나무가 바로 소나무이다. 그런데 지구 온난화로 인해 소나무가 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꽁꽁 묶인
▲ 소나무 꽁꽁 묶인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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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소나무는 올곧은 정신을 상징한다. 구부러지기 싫어하고 휘어지는 것을 싫어한다. 오직 하늘로만 향한다. 올곧은 정신으로 한 방향으로만 바르게 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나무를 좋아한다. 일년 사시사척 흩어지지 않고 한쪽 방향으로만 자라는 소나무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으랴! 오천년의 기나긴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올곧은 정신이 아니겠는가??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에 있어서도 올곧은 정신을 지키는 것은 결로 쉽지가 않다. 마음의 다짐을 아무리 하여도 현실이 그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살아가노라면 비바람이 몰아치기도 하고 눈보라가 휘몰아치기도 한다. 쉴 사이 없이 몰아치는 현실의 장애는 끊임없이 달라지게 만든다. 변화지 않고는 극복하기 어려워진다. 마음의 다짐과는 상관없이 몰아치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변화되어야 한다.

시달리는 모습
▲ 고난 시달리는 모습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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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파에 적응하다 보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달라져야 한다. 그런 흔들림 속에서 사지가 옆으로 벌어지기도 하고 생각하지도 못한 방향으로 자랄 수도 있다. 세파에 흔들리면서 변형된 가지는 우리 삶의 흔적이다. 그 것을 부정하거나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삶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세파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휘러지더라도 마음을 올곧은 정신을 지키려고 몸부림친다.

소나무도 마찬가지다. 세파에 의해 변화되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사람의 욕심에 의해 성장이 억제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철사에 의해 성장을 속박당하고 있는 소나무를 바라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아름답다, 예쁘다, 라는 생각보다는 처연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소나무의 기상을 지키면서 자랄 수 있도록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자유롭게 올곧은 정신을 지키면서 성장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덧붙이는 글 | 단독



태그:#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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