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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광주광역시 남구 광주빛고을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원중의 달거리' 공연에 참석한 고바야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1일 광주광역시 남구 광주빛고을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원중의 달거리' 공연에 참석한 고바야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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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고바야시(사진 가운데)는 '김원중의 달거리' 공연에 참석해 가수 김원중(사진 오른쪽)과 우타고에의 광주 방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1일 고바야시(사진 가운데)는 '김원중의 달거리' 공연에 참석해 가수 김원중(사진 오른쪽)과 우타고에의 광주 방문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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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으로 여길 수 있지만 노래가 역사를 변화시킬 수 있고 역사의 큰 줄기가 될 수 있다. 광주에서 평화·인권·민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느꼈고 힘을 얻고 간다. 이것이 우리 회원들이 광주를 찾는 원동력이다".

일본에서 40여 년 이상 반전평화 등을 지향하는 노래운동을 벌여온 고바야시 히카루(72)는 일본 '우타고에(노랫소리)' 회원들이 14년째 5월이면 광주를 찾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고바야시 히카루 '일본우타고에전국협의회' 국제교류위원은 지난 21일 저녁 광주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열린 '김원중의 달거리' 공연에서 한·일 문화교류 공로를 인정받아 광주광역시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14년째 5·18항쟁 기념 전야제 공연... 고바야시, 참배단 모집 주도

고바야시는 "미비한 일을 한 것인데 감사패를 받아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광주 5월을 통해서 인권·평화·사랑의 마음을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타고에'는 한국어로 '노랫소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일종의 민중 노래패다. 우타고에는 지난 1948년 창립돼 노동조합 중심으로 반전·평화·민주화 운동을 벌여 왔으며 매년 11월에 열리는 전국합창제전에는 1200여 개 지역 우타에고 중 400여 팀이 참가하는 일본 최대 노래운동 단체로 성장했다.

"2차대전 패전 이후 일본 사회는 피폐해지고 한편으로는 정체성 혼란를 겪기도 했다. 당시 진보적 문학잡지에 '노래소리여 일어나라'는 논문이 실렸고 이를 계기로 우타고에가 결성돼 새로운 일본을 건설하고 사회변혁을 추구하기 위한 문화운동 등을 해 왔다."

고바야시는 "노래가 사회 변화의 큰 줄기를 만들수 있다는 것이 우타고에를 결성한 배경이다"며 "유럽의 민중가수들과는 1998년 이전 교류를 하고 있었지만 한국에 민중가요가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어떤 인연이 고바야시와 우타고에를 광주로 이끌었을까.

"우연히 TV를 보다 한국에도 민중가수와 민중가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고바야시가 전국협의회 단장이었던 1998년은 우타고에 창립 50주년. 고바야시는 50주년 기념공연에 김원중 등 16명의 한국 민중가수들을 초청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과거사 사죄' 성금 모아 전달... 정신근로대 관련 노래 작곡·공연하기도

40여 년 동안 노래운동을 벌어온 고바야시 히카루.
 40여 년 동안 노래운동을 벌어온 고바야시 히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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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고바야시 등 우타고에 회원들은 답방 형식으로 1999년 5월 17일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해 5·18 전야제 무대에서 공연을 했다. 우타고에는 매년 20∼30명에 달하는 5·18참배단을 모집, 자비를 들여 광주를 찾고 있다. 우타고에는 5·18 전야제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 등 한국 곡이나 자신들이 작사·작곡한 5월 관련 곡들을 공연해 왔다.

올해 광주를 방문한 우타고에 회원들은 5·18 전야제 무대뿐 아니라 광주 소재 학교에서 학생들과 특별공연을 하기도 했다. 17일 전야제에 앞서 12명의 회원들은 신광중학교를 방문해 '히로시마', 'No pasaran' 등 일본 노래를 들려줬다. 이에 신광중 학생들은 우타고에 회원이 미쯔비시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사연을 듣고 만든 '파이팅 용기를 내고'를 공연했다.

학생들은 우타고에 멤버인 야마가미 시게노리씨가 지난 1999년 광주를 방문한 후 만든 '아이고! 광주!' 등을 노래를 선사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우타고에 회원들은 일본 위안부 문제, 강제동원 문제 등 한·일 과거사에 대한 사죄를 마음과 격려를 위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성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우타고에와 '5월 광주'는 5·18기념 전야제 무대에서 시작해 한·일 과거사 문제 등을 매개로 한 공감과 교류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가수 김원중은 "회원들이 자비를 들여 5·18참배단을 모집하고 전야제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 한국말로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연습하기도 했다"며 "과거사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다"고 전했다.

내년 6월 '화려한 휴가' 도쿄 공연... "노래가 역사 변화 이끌 수 있다"

교류 확대의 일환으로 우타고에는 5·18을 다룬 뮤지컬 '화려한 휴가' 공연팀을 내년 6월 초청해 일본 도쿄 공연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를 준비 중이다. 고바야시는 "'화려한 휴가' 공연을 도쿄에서 하기로 결정돼 굉장히 기쁘다"며 "지금은 작지만 우리의 교류가 큰 물줄기가 되는 역사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노래를 통해 역사의 진보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 고바야시는 1961년 엔티티(NTT)통신에 입사한 후 노동조합 청년부장을 맡으로면서 우타고에 운동에 참여했다. 이후 그는 40여 년 이상 우타고에 운동에 몸담으며 한국 등 국제 문화교류에 힘써왔다.

"우타고에는 노래를 통해서 국민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어려운 역사적 상황에서 국민들이 주인공이며 사회변혁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생각에서 창립되었다. 김원중은 1998년 이후 5차례에 걸쳐 일본에서 공연을 했다. 이러한 노력이 일본 젊은이들이 자각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광주에서 힘을 얻어간다"는 고바야시는 반전평화·인권·민주 등을 염원하는 노래가 역사의 큰 물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한국에서 '그날이 오면',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이 한국사회에 영향력을 줬다"며 "노래가 역사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14년째 지속되고 있는 '5월 광주'와 우타고에의 인연을 주도한 고바야시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일본에서 평화·인권·민주주의를 위해 투쟁을 해야 하는데 광주에서 인권과 평화 등의 의미를 배웠다"며 "현재는 우타고에전국협의회 차원에서 교류하고 있지만 지역 우타고에 차원의 교류를 활성화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열린 '김원중의 달거리' 공연에 참석한 고바야시 히카루는 한일문화교류 등 공로를 인정 받아 광주광역시로 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고바야시가 감사패를 높이 들어 기뻐하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김원중의 달거리' 공연에 참석한 고바야시 히카루는 한일문화교류 등 공로를 인정 받아 광주광역시로 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고바야시가 감사패를 높이 들어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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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고바야시 히카루 일본우타고에전국협의회 국제교류위원과의 인터뷰를 위해 일본어 통역을 해주신 유재연 동신대학교 관광일본어학과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태그:#고바야시 히카루, #우타고에, #김원중의 달거리, #김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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