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친노 맞다니까요!!"

민주통합당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해찬 후보는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18일 오후 광주에서 열린 후보자 합동 토론회에서 그는 조정식 후보가 "친노 수장이라는 꼬리표가 있는데, 그게 언론의 잘못에 따른 오류"냐고 질문하자 이 같이 응수했다.

여기에 지지 않고 조 후보는 "새로운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서 탈계파를 선언하라"고 주문했다. 이 후보는 "계파가 없는데 그런 선언을 하는 게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며 "이번에 내가 마지막으로 할 일인 정권교체를 위해 나 하나를 다 바치겠다는 건데, 자꾸 계보 관점에서 바라보고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날선 질문들은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역할분담을 한 이 후보를 향해 계속해서 쏟아졌다. 우상호 후보는 "이-박 연합은 자리 나누기라는 비판을 받는다, 젊은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기득권 지키기'로 비춰질까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루 전 TV 토론에서 이해찬 후보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김한길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어제 토론에서 '나쁜 언론에 세뇌돼 물들었다'고 했는데 진보가 더 (이-박 연대를) 비판했다, 나쁜 언론은 어디냐"며 "또 이-박 연대 후 문재인 고문의 지지율이 급락했는데, 아직도 담합을 주도한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냐"고 추궁했다.

이해찬 후보는 "언론이 좋으냐, 나쁘냐는 것은 사실을 공정보도 하느냐 안하느냐가 기준이지 처음부터 좋은 언론, 나쁜 언론 정해진 것이 아니"라며 "지지율 급락은 총선 실패 이후부터 시작해서 통합진보당 사태가 나고 동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박 연대만으로 하락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사실에 가깝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후보가 "(이-박 연대) 취지는 좋은데 과정이 잘못됐다, 이에 사과드린다"고 말하자 김 후보는 "취지가 좋다는 건, 정권교체를 위해 이-박이 대표하는 게 최강팀이라고 생각한 거냐"고 쏘아붙였다. 김 후보는 "최강팀은 국민과 당원이 정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담합을 기획하고 국민들로부터 박수 기대했다는 게 민심을 과연 제대로 읽는 분인가 의문이 든다"고 맹공격했다.

8인 8색 당권 후보자들..."내가 정권교체 이룰 적임자"

'이-박 연대'에 대한 날선 공방 외에는 후보자들간의 비교적 차분한 토론이 이어졌다. 후보들은 모두 각자의 특징을 잡아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며 '정권교체 방법'에 대한 방법론을 풀어놨다.

'새로운 인물론'을 강조한 조정식 후보는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이 있어야 국민들이 민주당에 관심을 줄 것이다, 이것이 정권교체의 길"이라고 말했다. '광주의 아들'을 내세운 강기정 후보는 "뚝심있는 지도부가 만들어져야 한다, 당내에서 후보를 만들고 지원하기 위한 준비단을 만들어서 대선승리의 지름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역시나 광주가 고향이라는 문용식 후보는 "내가 지도부가 되면, 진보세력의 열망과 2040의 열망을 담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심없는 선거 관리'를 내세운 추미애 후보는 "맏며느리답게 당을 든든하게 지켜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 민생복지를 실천하고 '국민노선'으로 당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을 강조한 이종걸 후보는 "국민이 OK할 때까지 쇄신해야 한다, 모든 대선 후보들이 나와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권교체는 운명'이라는 이해찬 후보는 "체험 삶의 현장 프로처럼 대선후보들이 민생체험을 하루에 한 곳을 하면서 대안을 만들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김한길 후보는 "민주당은 계파정치만 있을 뿐 국민이 없다, 강도 높은 변신을 통해 국민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대표론'을 내세운 우상호 후보는 "선배 두 분이 다투시는 게 보기 좋았냐, 위기에 빠진 민주당에 젊은 대표를 세워 대선 승리,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울산에서 후보자 합동연설회 및 지역순회 투표를 시작한다. 다음 달 3일까지 지역을 순회한 후 내달 9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각각 선출하게 된다.